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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에서 직접 만든 가공식품, 직거래 매장에서 판매 허용

규제심판부, 식약처에 제도 개선 권고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농가에서 직접 만든 가공식품을 직거래 매장에서 손쉽게 구매할 길이 열렸다.


규제심판부는 지난 26일 회의를 개최해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이하 ‘즉판업’) 신고 농가에서 생산한 농산가공품을 직거래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거쳐 관련 법령을 개정할 것을 식약처에 권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식품위생법령에 따라 식품 제조 영업을 하려면 식품제조․가공업 등록 또는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신고를 해야 한다.


즉판업은 식품제조․가공업에 비해 HACCP 등 각종 의무가 면제되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고 신고만으로 손쉽게 영업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제조시설이 위치한 영업장에서 최종소비자에게 직접 팔거나 배송만 가능하고 도․소매점에서의 유통․판매는 금지돼 있다.


농가에서 소득 증대를 위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이용하여 양파즙, 딸기잼 등의 농산가공품을 판매하려고 할 경우 HACCP 인증 및 시설 설치에 드는 비용 등의 문제로 대다수는 즉판업 신고를 통해 영업하고 있으나, 통상적으로 영업장이 농가 인근에 위치하여 소비자들이 방문하기 어렵고, 온라인 판매 홍보도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등 매출 증대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농민단체 및 지자체에서는 농산물 직거래 매장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달라는 건의를 지속 제기하여 왔다.


농민 A씨는 즉석판매업 신고를 통해 직접 재배한 양파로 양파즙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나 제조시설이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농가 인근에 위치하고 있고, 바쁜 농사일로 온라인 판매에도 신경 쓸 겨를이 없어 알음알음 입소문을 듣고 연락하는 소비자들에게만 판매하고 있다. 품질에 자신이 있어 생산을 늘리려 했으나 일반 매장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식품제조․가공업 등록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시설・장비 구축 등에 1억원이 넘게 든다는 말을 듣고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규제심판부는 “직거래 매장은 판매 제품에 대한 관리가 가능하고, 생산자가 직접 납품․관리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제도 개선 건의를 수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 안전과 유통 질서가 보장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농민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원료로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신고를 통해 제조한 농산가공품을 즉석판매제조 영업소 관할 기초 지자체 소재의 ‘농산물 직거래 매장’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거쳐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상반기 중 시범사업 계획을 규제심판부에 보고토록 했다.


규제심판부의 권고는 판매 여건, 건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식품안전과 유통질서에 대해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우려는 낮은 반면, 농가의 농산가공품 판로 확대에 따른 기대 효과는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먼저, 로컬푸드 직매장은 해당 기초 지자체의 농산물 등을 취급하므로 이동거리가 짧고 냉장․냉동설비를 갖추고 있어 식품 변질 가능성이 낮으며, 지자체 등이 설립․운영해 일반 유통 채널과 구분되므로 식품 제조․가공업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낮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아울러, 규제심판부는 농업소득에 비해 농업 외 소득의 비중이 상당한 우리 농가의 상황에 비추어볼 때 이번 권고를 통한 농산가공품의 판로 확대가 농업인 소득 증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규제심판부의 권고에 대해 관련 업계 등 이해관계자 등과 충분히 협의해 식품 안전을 담보한 추진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며, 국무조정실은 이를 지속 점검․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