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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상에 치즈볼 끼워팔기까지... 교촌치킨에 소비자 화났다

최대 3000원 인상, 배민.쿠팡이츠서 주문시 치킨+치즈볼 세트만 구매 가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가맹점 수익성 개선 허울로 소비자에 비용부담 떠넘겨"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엔비가 내달 3일부터 가격 인상을 발표하자, 소비자단체가 가격 인상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9일 성명서를 내고 "교촌은 가맹점의 수익 구조 악화, 임차료·인건비·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불가피한 인상이라고 하지만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교촌 본사가 가맹점과의 소득분배의 책임을 지지 않고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꼴"이라고 지적하고 "고물가 시대에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전에 ‘교촌치킨’이 가격 인상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교촌에프엔비는 지난 24일 내달 3일부터 치킨값을 최저 500원에서 최대 3000원까지 올리겠다는 인상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간장 오리지날은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이, 허니콤보는 2만원에서 2만3000원이 된다. 배달료(3000~5000원)를 포함하면 소비자가 치킨 1마리에 30000원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교촌치킨의 이러한 행보는 경쟁업체인 ‘BBQ’, ‘BHC’와도 상반된다"며 "두 업체는 최근 원가인상 등의 여파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치즈볼 끼워 팔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배민1’과 ‘쿠팡이츠’를 통해 교촌치킨 메뉴를 주문할 경우 치킨+치즈볼 세트만 살 수 있다. 치킨 단품 주문은 불가하다. ‘배민1’ 교촌치킨 메뉴를 보면 ‘허니콤보+퐁듀치즈볼’, ‘반반콤보+퐁듀치즈’ 가격은 2만5500원이다. 허니콤보 단품이 2만원, 퐁듀치즈볼은 5500원인 걸 감안하면 세트 할인이 거의 적용되지 않는 셈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단건 배달 수수료가 높다 보니 가맹점들이 일정 마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통일했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 소비자가 최우선이어야 할 교촌치킨은 가맹점들을 위한다는 핑계로 철저히 소비자를 무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교촌에프엔비의 별도 기준 매출은 약 4988억원으로 전년 대비(4934억원) 소폭 상승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1년 279억원에서 2022년 28억원으로 급감했다. 교촌치킨의 수익성·영업환경 악화는 원부자재·판관비 가격 인상 등으로 매출총이익이 감소한 것도 있지만 광고선전비 증가, 신사옥 신축에 막대한 영업이익 투입, 수제맥주 사업 추진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 됐다는 분석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치킨은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로 꼽히는 음식이다. 계속되는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의 부담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를 무시한 채 가격 인상을 강행한다면 소비자의 외면과 신뢰추락으로 업계 2위 자리도 위태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촌은 가맹점들의 수익 개선이 주된 목적이라면 소비자들에게 비용부담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수익배분구조를 명확히 공개하고, 가맹본부와 가맹점간의 수익 구조개선을 통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