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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푸드언박싱60 바이킹스워프-모엣샹동 무제한 코스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150달러에 무제한으로 모엣샹동을 먹을 수 있다니. 그런곳이 있다면 천국이겠죠. 그 천국이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2층에 있더군요. 일반코스가 110달러, 모엣샹동 무제한이 150달러. 샴페인에 환장한 삶을 살고 있는 저는 당연히 150달러 코스를 예약합니다.

예약일이 다가올수록 일행과 "모엣샹동 무제한 코스를 만든 바이킹 그룹을 후회하게 만들겠다". "우리가 다녀온 주의 매출을 전주 대비 적자를 기록하게 하겠다"는 다짐을 주고 받으며 비장하게 입장했습니다.

박제준 대표는 샌프란시스코의 Fisherman's Wharf를 다녀오지 못했거나 본인만 다녀온 줄 아나봅니다. 그 곳을 모티브로 해산물들이 눈 앞에 펼쳐져 마치 해안가에 와 있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더니 분위기와 인테리어는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던 '마르쉐'와 비슷합니다.

어쨌든 캐나다와 미국으로부터 직접 공수한 랍스터를 무제한으로, 수십가지 제철 자연산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모엣샹동을 쌓아둔 바를 바라보며 "다....모조리 다 먹고 말겠어"라는 말도 안돼는 주문을 스스로에게 걸어봅니다.

모엣샹동코스를 예약하면 모엣룸으로 안내를 받고 해산물 플래터가 제공됩니다. 룸 밖에서 먹을 수 있는 해산물을 모아뒀지만 무료로 뭔가를 받는다는 생각에 일단 기분이 좋아져요.

 

생각보다 넓은 룸에 나름 신경 쓴 흔적이 엿보이는 조명, 트레이는 랍스터, 연어, 참치, 청어 등 횟감이 올려져 있습니다. 아래의 트레이는 자숙한 새우와 랍스터가 담겨져 있어요.

음식의 가짓수는 잠실점보다 적은데 손이 여러번 갈만한 메뉴는 없어요. 육회와 갈비찜이 그나마 먹을만했어요. 대부분의 음식이 개별 접시에 담겨져 있어서 저 같은 소비자들의 귀찮음 이용해 음식을 많이 못먹게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식기가 무거워 여러번 나가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노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과일도 망고를 포함해 달랑 네 종류지만 어쨌든 목표는 랍스터보다 '모엣 샹동'이기 때문에 상관없어요.

3시간이라는 제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입니다. 폴바셋 커피를 매우 좋아하지만 먹을 수가 없습니다. 목표가 정해지면 한 눈을 팔지 않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모엣샹동만 바라봅니다.

실컷 랍스터와 스시를 먹고 노아 베이커리의 케이크와 젤라또를 안주 삼아서 마구 마구 마셔줍니다. 그렇게 마신 모엣샹동은 5병. 환율에 따라 150불. 인당 173800원을 지불했습니다.

모엣샹동이 대략 리테일가가 7만원인 것을 감안했을때 일행과 저의 엄청난 승리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랍스터와 폴바셋을 미치도록 좋아한다면 추천하겠지만 바이킹스워프는 서브메뉴들이 너무 약해요. 타인이 사준다면 모를까, 굳이 100달러를 주고 갈 필요가 있을까요? 그 금액으로 갈 수 있는 곳은 엄청나게 많은걸요.

 

하지만 샴페인을 좋아한다면 완전 추천합니다. 술은 취하면 다 똑같다는 생각을 했던 시절, "술마다 사람을 취하게 하는 힘이 서로 다른데, 샴페인은 천박한 메타포를 불러오지 않는 몇 안 되는 술 중 하나”라고 노래했던 노통브를 허세에 찌든 미친 사람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음주의 세월이 길어질수록 노통브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도취는 즉흥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것은 재능과 몰두가 요구되는 예술에 속한다" 노통브. 이봐 친구. 자네 말이 옳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