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최근 동유럽에서 커피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커피 제품이 동유럽 시장에 진출할 호기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KATI에 따르면 최근 동유럽 국가들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고급 커피 수요가 증가하고 커피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슬로베니아, 체코, 루마니아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지는데 네덜란드 수입진흥청(Centre for the Promotion of Imports)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2018년 사이 커피 판매량이 슬로베니아 18%, 체코 15%, 루마니아에서 15% 가량 증가했다. 2018년 동유럽 국가의 커피 판매량은 유럽 전체 판매량의 18%를 차지하는 25만2000톤 규모였다.
동유럽 국가들은 서유럽과 비교해 인스턴트 커피를 선호하는 편으로 타 유럽 국가 커피시장에서 인스턴트 커피가 차지하는 비율은 11%가량이지만 동유럽에선 인스턴트 커피가 전체 커피 소비량의 24%를 차지한다. 이 지역에서 소비되는 인스턴트 커피는 대부분 저품질의 로부스타 커피콩으로 제조된다. 또한 직접 커피 생두를 생산국으로 수입하기 보다는 독일 등 주변국에서 생두나 가공된 커피를 들여오는 편이다.
하지만 최근 동유럽 내 원두커피 수요가 늘고 소규모 로스팅 업체와 카페가 많아지면서 생두 직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동유럽 최다 커피 수입국 폴란드는 2018년 약 12만3000톤의 생두를 수입했는데 이는 2014년보다 56%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2018년 기준 전년대비 생두 판매량은 약 22% 증가한 반면 인스턴트 커피의 판매량은 13%가량 감소했다.
폴란드 식품전문잡지는 이러한 변화는 커피의 위상이 ‘잠깨려고 마시는 음료’에서 ‘라이프 스타일’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폴란드 소비자들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를 더 자주 찾게 되고 커피의 종류와 원산지, 제조 방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더불어 카푸치노와 라떼 같은 다양한 종류의 커피의 소비도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동유럽 국가의 연간 인당 커피 소비량은 폴란드 2.8kg, 체코 2kg 등 유럽연합의 평균치인 5.2kg의 절반 수준이고 카페 트렌드가 발달하고 있지만 여전히 카페보다 가정에서 소비되는 커피의 양이 더 많다. 이는 동유럽 커피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점을 증명한다.
이에 aT는 한국의 커피제품이 동유럽 시장에 진출할 호기라고 했다. 단, 한국산 유제품이 함유된 제품은 대유럽 수출에 제한이 있어 유제품이 함유된 커피제품 수출 시 주의가 필요하다. 원두를 1차 가공한 동결건조커피 원료, 커피 에센스 등의 조제품은 수출 가능하다.
aT KATI 관계자는 "동유럽에서 커피 인기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커피를 맛보거나 커피 소비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할 용의가 생겼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한국의 커피제품이 동유럽 시장에 진출할 호기"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고급 원두를 사용한 고품질 프리미엄 제품군이 동유럽 커피트렌드에 잘 맞을 것"이라며 "인스턴트 커피에 익숙하지만 고품질 커피를 찾기 시작한 동유럽 소비자들에게 한국의 고품질의 인스턴트 원두커피를 소개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