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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언박싱13]해녀의 집&정직한 돈&이춘옥 원조 고등어 쌈밥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폭우가 쏟아지던 6월의 주말 즉흥적으로 제주도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많은 비가 내려서 운전하는데 어려움은 있었지만 그만큼의 운치가 느껴지는 날씨였어요.

 

 

애월의 해안도로에 위치한 '해녀의 집'. 제주도에 여러 지점이 있지만 애월에 있는 곳이 바다와 현무암이 어우려져 묘한 쓸쓸함을 자아내는 분위기가 좋아요. 분명히 동료기자와 동행했을 때 술도 함께 마신 기억이 있는데 2018년부터는 판매를 안하신다고 하네요.

 

전복죽과 문어숙회가 유명한 집이기 때문에 두 메뉴를 모두 시켜봅니다. 단점은 전복죽은 2인분 부터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과 휴게음식점으로 등록이 돼서 술 판매를 안한다는 점입니다.

 

 

문어숙회는 씹었을 때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에요. 오이와 다시마, 고추를 기본으로 주시는데 포장을 했을 때도 인심좋게 함께 싸주셨어요.

 

김치와 깍두기도 시원함이 느껴지고 적당히 매콤한 맛이 괜찮았지만 의외로 전복죽은 전복의 향이 강하지도 않고 들어간 전복의 양이 많지 않은 탓인지 원물감도 느껴지지 않아서 살짝 실망감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애월읍에 위치한 '정직한 돈'. 제주도에 많고 많은 흑돼지 전문점 중에 숙소와 가장 가까운 거리였던 '정직한 돈'. 네이버로 예약하면 김치찌개가 서비스로 제공됩니다.

 

SNS마케팅이 대세인 것인지, 쏟아지는 폭우에도 모두 만석이더군요. 제주흑돼지 1근을 주문하자 초벌한 목살과 삼겹살이 제공됩니다. 서울에도 근고기집이 많지만 현지에서 먹는다는 기대감은 다르죠?

 

 

이 곳은 딱새우회도 기본으로 제공이 된답니다. 딱새우회맛은 꽃새우보다는 덜 달고 닭새우보다 새우향이 안 느껴지는... 왜 딱새우를 찌개나 국에 부재료로 쓰는지 이해가 가는 맛이랄까요?

 

사장님이 직접 구워주시는 고기를 한 점 씹어봅니다. 기분탓일 수도 있지만 서울보다 신선도가 높고 육즙이 많은 흑돼지의 풍미가 전해졌어요. 고기가 다 익으면 불판에 찌개를 올리고, 고기가 찌개주변을 감싸고, 완벽한 술상(?)이었답니다.

 

 

그 다음날 방문한 이춘옥 원조 고등어 쌈밥은 정말 돈이 아까웠어요. 바다가 보이는 자리에서 해가 지는 것을 보는 것은 더 없이 좋았지만 고등어 쌈밥의 맛은 말로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실망이었습니다.

 

 

반찬부터 다른 곳에서 받아오신 제품이라는 사실은 맛보는 순간부터 감출 수 없었고요. 2인분 기준으로 32000원이라는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만큼 양념과 재료가 따로 노는 맛이었어요.

 

심지어 김치도 중국산으로 표기 돼 있던데 묵은지도 받아오시는 건지 궁금해지네요. 맛있기로 소문난 제주도의 무인데 고등어찜의 무도 맵지도 달지도 짜지도 않은 애매한 맛이었습니다. 사장님께 구질구질하게 부탁을해서 가져온 와인에게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답니다.

 

 

그나마 네이버 예약을 하면 10% 할인을 해주긴 하네요. 경관이 워낙 예뻐서 화난 마음이 누그러지긴 했지만 맛만 생각한다면 두 번 다시 가지 않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