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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오뚜기 '오뚜기 마요네즈'

마요네즈 시장의 최강자 ‘오뚜기 마요네스’

노란 뚜껑으로 세계를 평정한다

방울방울 맺힌 물방울에 눈이 즐겁고, 아삭아삭 씹히는 소리에 입이 즐거워지게 만드는 샐러드. 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마요네즈를 이용한 소스나 드레싱이다.

요즘은 다양한 샐러드드레싱이 있지만 몇 년 전 만해도 샐러드하면 당연히 마요네즈가 떠오를 정도로 최고의 소소이자 드레싱이었다.

특히 길쭉한 셀러리에 옅은 아이보리 색깔의 마요네즈를 길이에 맞게 쭉 짜서 한입 깨물면 최고의 만찬을 즐기는 기분이 저절로 들게 만들곤 했다.

대부분의 소스나 드레싱의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마요네즈는 오뚜기가 생산하고 있는 마요네스가 국내 시장 점유율 80%를 꾸준히 차지하면서 소스 시장의 최강자라로 군림하고 있다.


마요네즈는 역시 오뚜기 ‘마요네스’

제1라운드 : 서울식품의 도전장

‘오뚜기 마요네스’가 소비자에게 사랑을 받게 되자 다른 기업들도 뒤이어 마요네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973년 빵과 유지 부문에 기반을 둔 서울식품이 ‘소머리표’라는 마요네즈를 선보이며 인지도 제고를 위해 대대적인 TV광고를 실시했다.

이 때 당시 서울식품은 오뚜기에 비해 외형이 7배 이상 정도 큰 회사였다. 오뚜기는 광고를 실시할 여력이 없는데다 정면 대응보다는 영업력을 통한 시장에서의 경쟁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갖고 선발 업체라는 이미지와 확고한 영업조직을 바탕으로 밀어내기 전략(PUSH STRATEGY)으로 시장 확대에 힘을 기울였다.

이로 인해 전체 시장은 서울식품의 대대적인 광고로 늘어났지만 결국은 우수한 영업조직을 활용하여 확대된 시장 수요를 대부분 흡수했다. 이때 제품 가격은 양사가 비슷한 상황이었으나 품질 면에서는 우위를 인정받아 오뚜기의 승리로 끝났다.

이후 8년여 동안 독점 상태에 있으면서 시장 확대에 주력해 온 오뚜기는 1980년 롯데삼강, 1981년 한국크노르의 제품 출시로 국내 시장에서 다국적 기업과도 국제경쟁을 펼치게 됐다. 롯데삼강은 제품력이나 영업력이 미미해서 상대가 되지 않았지만 한국크노르는 벅찬 경쟁자였다.

제2라운드 : 세계 최대 마요네즈 업체와 대결

1981년 베스트푸드 마요네즈로 알려진 세계 최대 마요네즈 생산업체인 CPC인터네셔널이 국내 대표적 조미료 업체인 미원(현 대상)과 함께 각각 50%씩 투자해 한국크노르란 회사를 설립하여 국내 시장을 공략했다.

이때 CPC는 마케팅을, 미원은 판매를 맡았는데 미원은 당시 조미료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에 있었던 만큼 유통망 확보가 쉬웠고 더구나 회사 규모면에서도 오뚜기에 비해 10배 이상이나 컸었다. 여기에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 만연했던 외제 선호 경향까지 힘을 발휘해 외제 브랜드인 크노르 마요네즈는 선전을 했다.

더구나 오뚜기 ‘마요네스’는 새콤한 맛이 강해 개운함을 강조한데 반해 크노르 마요네즈는 고소한 맛을 강조했다. 그 결과 한국크노르 마요네즈는 35%까지 뛰어 올랐고, 오뚜기의 ‘마요네스’는 거의 독점 상태에서 한때55%까지 하락했었다.

특히 사태가 우려할 정도라고 판단된 것은 여론 선도층이 많이 살고 있는 강남 일대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크노르 마요네즈 선호 경향이 뚜렷하여 일부 지역에서는 크노르의 시장 점유율이 역전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마요네즈 시장에서 수세적 입장에 있던 오뚜기는 갤럽과 리스피알 등 조사 전문기관과 함께 소비자 조사를 통해 여론을 수렴한 결과 소비자들이 고소한 맛의 마요네즈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품질 향상, 제품 차별화, 광고 및 판촉 부문에서의 능동적인 공세를 취하며 크노르에 대한 대반격에 나선 오뚜기는 1984년 4월 소비자의 기호를 반영하여 고소하고 윤기 있는 ‘오뚜기 골드 마요네스’라는 신상품을 개발했다.

또한 새콤한 맛이 나는 기존 오뚜기 마요네즈를 ‘오뚜기 후레시 마요네스’로 변경하여 제품 2원화를 도모했을 뿐 아니라 기존 병 제품에서 튜브 용기의 제품을 출시하여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었다. 이어 포장에 금박을 둘러 고급 이미지를 연출하여 시각적인 차별화 전략도 구사했다.

광고 및 판촉 전략 부문에서는 경쟁사가 한글과 영문으로 제품명을 표기하는 등 국제적 이미지를 동원하려고 한데 반해 오뚜기는 우리 자본으로 만든 고유 상표임을 철저히 부각시킨 애국심 마케팅에 주력했다.

1984년 4월부터 약 한 달간 1주일 간격으로 중앙일간지를 통해 ‘골드 마요네스’의 고소한 맛을 강조하는 시리즈 광고를 집중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시장 확대에 주력했다.

땀방울로 이뤄진 단단한 성벽 '오뚜기 마요네즈'

‘진열이 곧 판매다’

영업 현장에서는 영업사원과 아마조네스 군단으로 불리는 판촉사원을 동원하여 ‘진열이 곧 판매다’라는 슬로건아래 매대에서 눈에 가장 잘 띄는 이른바 ‘골든 스페이스(golden space)’라는 곳에 제품을 진열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펼쳤다. 또한 진열 수가 많아야 소비자가 심리적으로 많이 팔리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가지므로 ‘골드, 후레시’라는 두 가지 상표를 앞세워 경쟁사 대비 제품의 진열수를 2배로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밖에도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소비자 대상의 시식행사, 집집마다 방문을 통한 ‘골드 마요네스’증정행사, 백화점 샐러드 코너를 통한 신제품 홍보활동 등을 펼쳤다.

또한 오뚜기는 1981년 이후 원가절감을 통해 수년간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가격에 민감한 주부 소비층을 대상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혀 나갔다.

이처럼 오뚜기는 마케팅의 4가지 주요요소인 제품, 유통
, 가격, 프로모션 등의 모든 수단을 동원한 활동을 펼친 결과 전체 시장을 확대하는 한편 경쟁에서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오뚜기의 노력에 한국 크노르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포기했다. 이에 양사의 경쟁도 소강상태를 지속하다가 마침내 1996년 합작 관계를 청산하면서 철수하게 돼 2라운드의 경쟁에서도 오뚜기는 승리했다.

다국적 기업과의 경쟁 이후 미원은 자체 브랜드로 마요네즈를 출시하고 있다. 이 이후에도 87년 서울식품과 미국하인즈가 만든 합작회사 서울 하인즈에서 마요네즈를 판매했으며 1994년에는 동원산업이 서울하인즈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센스 마요네즈’를 선보여 10%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으나 결국에는 3%미만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면서 오뚜기의 아성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오뚜기 ‘마요네스’는 1990년부터 2003년까지 14년간 누적 매출액이 6천억원을 훌쩍 넘어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년간 매출액은 3천억원에 달한다. 72년 출시이후 누적매출액을 따져 본다면 단일 식품류로 1조를 넘긴 몇 안되는 품목이다.


▲ 대풍공장 전경

‘노란뚜껑 마요네스 좋아요’

오뚜기는 정체 상태에 있는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러시아 등 외국으로 눈을 돌려 ‘마요네스’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996년부터 러시아에 수출을 하여 현재는 러시아 수출액만 연 2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추운지방인 이유로 기름기 있는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많은 소스류 중에서도 마요네즈를 즐겨찾는다는 러시아 시장에는 우리나라의 오뚜기와 대상 이외에도 러시아 자체 마요네즈 브랜드는 물론 각국의 다양한 마요네즈가 진출해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은 오뚜기의 ‘마요네스’이다.

러시아 사람들의 마요네즈 사랑은 그 어느 나라도 못 따라갈 정도이다. 여러 육류를 찍어먹는 소스는 기본, 라면이나 스프에 넣어 먹는다. 또한 국내에 여행 온 러시아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음식인 불고기를 마요네즈에 찍어 먹을 정도로 마요네즈의 사랑은 대단하다.

러시아에서는 오뚜기 ‘마요네스’가 ‘노란뚜껑 마요네스’로 통한다. 그래서 러시아의 여러 업체들이 노란뚜껑 마요네스를 따라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원저 노란뚜껑마요네스의 고소한 맛에 비할 바가 못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뚜기’ 신화는 계속 된다

매년 8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국내 마요네즈 시장을 이끌고 있는 오뚜기는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국내 마요네즈 시장 에 확고부동한 1위 자리를 지켜나가고 있다.

지난해에 기름의 함량을 기존 마요네스의 반으로 줄인 ‘1/2 하프마요’를 리뉴얼 출시한데 이어 올해에는 콜레스테롤을 없애면서 마요네스의 고소한 맛을 그대로 살린 ‘논콜마요’를 새롭게 출시했다.

오뚜기는 앞으로도 기능성을 기본으로 하고 맛을 크게 향상시킨 다양한 마요네즈를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에 힘입어 오뚜기는 지난해에도 마요네즈 전체 시장 860억원 가운데 8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국내 마요네즈 시장의 선구자로서 변함없는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마요네즈 어원


마요네즈(Mayonnaise) 란 말의 어원에 대해서는 많은 주장이 있으나 가장 신빙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설(說)은 다음과 같다.

1756년 프랑스와 영국이 7년 전쟁을 치르고 있던 당시에 프랑스의 리슐리외(Richelieu) 공작이 지중해 연안의 미노르카섬(현재는 스페인령인 Menorca)의 수도인 마욘(Mahon)항구에서 영국군을 물리치고 귀국하여 승리의 축하연회를 하던 중 미노르카섬의 원주민이 제공하여 먹어 본 별식을 마욘항의 이름에다 ‘∼風의’라는 의미를 갖는 접미어 ‘aise’를 붙여 마요네즈라고 소개한 것이 시초였다.

그 후 이것은 유럽전역으로 전파가 되었고 19세기경부터는 마요네즈라고 불리게 됐으며 양식요리에 있어서는 으뜸가는 조미료로 이용되고 있다.

상업적인 생산을 시작한 것은 1912년 미국이며 현재 세계적으로 마요네즈 생산량 1위도 미국이다.
뒤이어 일본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은 1925년 QP(주)에 의해 생산이 시작됐다.

한편, 우리나라에 최초로 마요네즈가 소개된 것은 서양문물의 개방과 함께 들어왔으며, 국내 처음 생산은 1972년 오뚜기에서 시작됐다.


‘마요네스’의 탄생

1972년 6월 점차 서구화 돼가는 식생활에 대표되는 서양식 샐러드요리와 잘 어울리는 제품을 고민하다 탄생한 오뚜기 마요네스. 출시초기에는 순전히 자체 기술과 노력으로 상품화에는 성공했으나 다른 제품에 비해 저온과 고온에 의한 변화뿐만 아니라 수송에 따른 진동, 보관 방법, 직사광선에 등에 의해 영향을 받을 만큼 민감한 식품으로 생산량보다 반품량이 더 많다고 느껴질 정도로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갖은 시행착오 끝에 스스로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품질 향상을 시도한 결과 제품을 안정시켰다.

<배민경 기자/jin@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