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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 놓고 나가 놀고 싶어요"...'쓰고 먹고 바르고' 미세먼지가 바꾼 식생활

눈뜨지마자 미세먼지 예보 앱부터 확인 "등교길 마스크 필수"
KGC인삼공사 '홍삼톤 청' 등 호흡기질환 좋은 건강식품 인기
색조 보다는 피부보호 안티폴루션 기능성 화장품 판매 늘어나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엄마 오늘은 미세먼지 없대. 선생님이 그랬어. 밖에서 신나게 놀고 오라는 미션을 주셨어. 그러니까 오늘은 밖에 나가서 놀자."


주부 손(41.서울)씨는 어린이날 아침 7살 딸 아이의 말에 새삼 놀랐다. 미세먼지가 외출은 물론 자유롭게 숨 쉴 권리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생각에 서글퍼졌다.

손 씨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미세먼지 예보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하고 딸 아이 유치원 등교시에 마스크를 꼭 씌운다.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은 몇 번이나 가르쳤다. 그도 그럴것이 올해 미세먼지가 부쩍 심해지면서 딸 아이가 비염으로 병원을 찾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집 안에는 공기청정기는 물론 적당한 수분 유지를 위해 천연 가습기까지 사용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딸 아이 유치원 야외활동은 미세먼지로 취소됐다는 공지문을 자주 접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손 씨는 미세먼지와 황사 때문에 피부과를 찾는 일도 잦아졌다. 알레르기 접촉성피부염 진단을 받은 손 씨는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한 날이면 증세가 악화된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한 해에만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한 사람의 수가 무려 700만명에 이른다. 이는 미세먼지가 면역체계를 공격하기 때문인데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시세먼지 농도가 ㎥당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혈관에 쌓여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있고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돼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미세먼지와 황사가 마스크는 물론 식품, 홈케어 등 식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소비 패턴까지 바꾸고 있다. 그 중 마스크는 가장 큰 특수를 누리는 상품이다. 면역력을 키워준다는 건강식품도 인기다.



9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온라인몰과 편의점 등에서 마스크 판매량은 폭팔적으로 늘었다. 위메프의 경우 미세먼지 마스크는 올해 2~3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6% 매출이 늘었고 11번가에서도 올해 3월부터 4월 9일까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5% 늘었다. 

편의점에서는 마스크 품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GS25는 올해 2월 10일부터 4월 10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늘었다. 미세먼지 PM -2.5 농도가 99, 102㎍/㎡을 기록하며 역대 최악의 한반도 하늘을 기록한 지난 3월 24일부터 25일까지 CU 편의점의 마스크 매출은 전주 대비 511%, 세븐일레븐은 619.7%씩 늘었다.

건강식품 중에는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질환에 좋은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KGC인삼공사가 최근 출시한 '홍삼톤 청'은 출시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홍삼톤 청은 6년근 홍삼농축액을 주원료로 도꼬마리, 맥문동, 유백피 등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식물 소재 농축액을 부원료로 사용했다. 하루 한 포로 홍삼 1일 권장량을 충족해 면역력 증진과 피로해소 등 홍삼의 5대 기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또 허브추출물이 함유돼 섭취 후 목에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홍삼은 식약처로부터 면역력 증진, 피로 해소, 혈행 개선, 기억력 개선, 항산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인정 받았다. 특히 미세먼지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호흡기 질환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기관지에 좋은 제품의 경우 실제로 매장에나 현장에서 반응이 좋다"며 "매출도 목표했던 것보다 높다"고 말했다.

천호식품은 도라지.배 제품군의 1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32% 증가했다. 도라지는 기관지를 보호해 주는 대표적인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천호식품 도라지배즙100%는 국산 도라지에 궁합이 좋은 배, 은행까지 넣었다. 

천호식품 관계자는 "미세먼지 기승으로 인해 도라지·배 제품군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기관지가 취약한 분들이라면 평소 도라지·배 건강식품의 섭취를 통해 관리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미나리, 브로콜리, 삼겹살 등 체내 흡수된 미세먼지 배출에 효능이 있다고 소문난 식품의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미세먼지는 화장품 업계 트렌드를 변화시켰다. 봄 시즌에는 색조 메이크업 상품 판매가 늘어나지만 미세먼지가 계속되면서 피부보호를 위한 기능성 화장품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AK몰은 미세먼지 등 안티폴루션 기능성 화장품의 3월 매출이 지난 1월보다 120%, 2월보다는 110% 늘었다. 반면 색조 화장품의 3월 매출은 1월보다 40% 늘어나는 데 그쳤다.

11번가 역시 3월 16일부터 4월 15일까지 피부 보호에 효과 좋은 안티폴루션 화장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모공 속 노폐물을 씻어내는 ‘딥 클렌징'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하고 항균 효과가 있는 '토너'는 41% 더 팔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에 트러블, 알레르기, 아토피 등 피부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증세는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며 가려움 등 증세가 심할 때에는 전문가에 의해 치료를 받는게 좋다.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하고 외출 후에는 이물질은 잘 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