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황기자의 민낯 취재] 논란 많던 키 성장 'HT042' 원료...호르몬 실험 등 보완 착수

식약처 재평가 검사 결과 발표...뉴메드 '황기추출물등복합물' 중금속 규격 강화
용량 따른 반응 관계 증명, 스테로이드 합성 분석법 등 호르몬 관련 시험 추가
"조치 계획서 이달 말까지 제출 요구"..."호르몬 주기별 하루에도 농도 왔다 갔다"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 초등학생 두 아이를 둔 가정주부 이 모 씨는 이번 겨울방학 동안 두 아이들의 키 성장을 위해 식단관리부터 줄넘기, 스트레칭까지 꼼꼼한 계획을 세우던 중 지인으로부터 키 성장 영양제를 추천 받았다. 1cm라도 더 키우고 싶은 이 모 씨는 A사 00제품을 상담 받고 주문했다. 


이처럼 실제로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키 성장을 위해 영양제를 찾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부모들의 마음을 악용해 허위.과대광고로 부당 이득을 챙긴 업체들이 대거 적발되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류영진)는 최근 어린이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기준.규격을 강화했다. 식약처는 지난 4일 어린이 키성장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황기추출물등복합물(HT042)'에 대해 재평가 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중금속 규격을 강화하고 호르몬 관련 시험 결과를 보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황기추출물등복합물(HT042)의 납, 총비소 등 중금속 규격을 다른 기능성 원료 수준으로 강화한다. 기존 납 규격은 기존 2.0mg/kg에서  1.0mg/kg 이하로, 총비소 4.0mg/kg에서 1.5mg/kg 이하로 강화된다.

특히 용량에 따른 반응 관계 증명과 섭취 대상이 어린이인 점을 고려해 호르몬에 관련한 시험(스테로이드 합성 분석법 등)을 추가로 보완한다.

식약처는 현재 인정된 내역은 유지하되 보완사항이 있는 기능성 원료는 보완사항에 대한 조치계획서에 따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제출된 결과는 건강기능식품심의위원회에서 재심의할 예정이다.

황기추출물등복합물(HT042)은 뉴메드가 지난 2014년 8월 식약처로부터 '어린이 키 성장에 도움'을 주는 원료로 개별인정형 기능성(생리활성기능 2등급)을 인정받은 원료다. 

현재 시중에는 뉴메드에서 원료를 공급 받아 노바렉스 등에서 제품을 제조, 두드림의 '아이클타임' 롱키원메딕스의 '롱키원프리미엄', 아이누리의 '성장원 키플러스' 등이 판매되고 있다. 해당 제품들은 고가임에도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손 모 씨는 "또래 보다 작은 키에 자신감이 위축될까 늘 걱정이다"라면서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주변에서 네달 먹고 4cm 컸다는 말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맘으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인증을 받은 유일한 제품이라는 말에 안심하고 구매했지만 혹시라도 성조숙증이나 부작용이 생기는걸 아닐까 걱정스럽긴 하다"고 덧붙였다.



황기추출물등복합물(HT042)은 허가를 두고서는 그간 논란이 많았다. 

2015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황기추출물등복합물(HT042)의 기능성원료 심사 과정에서 제대로된 검토없이 인정을 받았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한 바 있다.

식약처가 제출한 황기추출물등복합물(HT042) 기능성 원료 인정 관련 건강기능식품 심의위원회의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심사위원 10명 모두 수정.보완 요구 없이 기준 규격,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만장일치로 기능성 원료 허가를 내줬다. 

당시 심의에 참여한 10인 위원을 살펴본 결과, 한의학 전문가는 한의대 교수 1명뿐이었고 식품영양학, 수의과학 전문가 등으로 채워져 혼동하기 쉬운 약재나 전문자료에 대한 조언이 부족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하나같은 지적이었다.

식약처는 기존 인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호르몬 관련한 시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우려는 계속될 전망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미 인정된 내역에서는 기능성을 유지하는 걸로 판단을 됐지만 소비자들이 많은 우려를 하고 계시니 한번 더 조심스럽게, 어린이들 제품이다 보니 한번 더 확인을 해보자는 의미다"라며 "중금속 경우는 이미 그 이하로 업체에서도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정서가 변경이 되면 변경 적용할 예정으로 상반기 중 추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재평가 조치 결과에 따라서 조치 계획서를 이달 말까지 제출해달라고 업체(뉴메드)에 공문을 보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에 끝나는 시험이 아니다"면서 "시험 진행 여부를 점검하고 시험 결과를 심의위원회를 통해 재심의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뉴메드 관계자는 "용량-반응 실험은 한가지 용량에서만 수행을 해서 두가지 이상으로 실험을 통해 보완할 계획"이며 "(호르몬 관련 실험에 대해)호르몬이라는게 워낙 주기별로 하루에도 농도가 왔다 갔다 한다"고 설명하고 "다른 물질들로 대체해서 실험을 했었으나 직접 생성되는 것을 보완하라고 해서 그에 대한 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시험 결과 시기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