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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화장품 원료 수입관세 감면… 현지 업체 이익은 '의문'

원료 41개 품목 세율 10% 수입 관세 면제, "유니레버, 로레알 등 다국적 기업만 혜택"

 

[푸드투데이 = 금교영기자]  인도네시아가 올해 제조업 부분 수입관세 감면(Bea masuk Ditanggung Pemerintah, 이하 BMDTP) 대상에 화장품 원료를 포함하면서 현지 중소 규모 화장품 업체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1월 인도네시아 재무부는 올해 BMDTP에 5961억 루피아(약 4500만 달러) 규모의 예산을 책정하기로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71억 루피아(약 130만 달러) 늘어난 금액이다.


이 제도는 매년 발표되는 인도네시아 재무부 규정으로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는 산업 분야를 돕는 것이 목적이다. 시행 전년도에 다음해 1월부터 12월까지 어느 부문이 수입관세 혜택을 얻게 될지를 결정한다.


혜택을 받기 위한 절차는 현지 재무부 규정에 따르며, BMDTP의 내용은 각 산업의 실제 요구를 기반으로 해 달라진다. 인도네시아에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원자재에만 혜택을 준다.


감면 대상 제조업 25개 부문 가운데에는 화장품이 신규 포함됐다. 이에 따른 화장품 제조 부분의 정부 차원 우대 비용은 150억 루피아로 화장품 원료 41개 품목에 세율 10%의 수입 관세가 면제된다. 화장품 원료 가격은 기존 1kg당 2000루피아에서 1kg당 1900루피아로 감소하게 된다. 


그러나 현지 중소 규모 사업자들은 해외에서 원료를 수입·조달하는 비중이 적어 오히려 대기업과의 원가경쟁력 하락에 대한 부담이 상승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이들은 전체 업체의 15% 정도에 불과한 대기업이 주로 BMDTP의 혜택을 받을 것을 우려해 국내 원료 생산투자 확대를 위한 정부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약 2억5000만명의 국가로 화장품 업계에 유망한 시장이다. 특히 여성 인구 수가 1억1800만명에 달해 대부분의 화장품 산업이 주로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인터넷 및 SNS 발달로 남성들도 미용에 관심을 가지는 추세다.

 


화장품 산업의 성장 가치는 지난 5년간 2배 정도 높아진 것으로 고려했을때, 지난 2년간 화장품 산업은 연평균 15.67% 성장했다.


따라서 현지 화장품 업계가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실은 화장품 시장의 전체 70%를 다국적 기업이 점유한 상태다. 현지 화장품 회사가 다국적 기업들과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중상류층 소비자들은 자국 브랜드를 이용할 때보다 글로벌 브랜드를 이용할 때 자신감을 더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고, 화장품의 경우 브랜드 충성도가 높으므로 외국 화장품에 대한 고정 수요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내의 다국적 기업인 유니레버(Unilever), 로레알(L'Oréal) 등의 아시아 지역 공급이 인도네시아 내 외국 화장품 물량 증가. 아세안 조화 화장품 규제 제도(Arthan Harmonized Cosmetic Regulatory Scheme)에 따른 화장품 거래가 증가한 원인도 있다. 


특히 로레알의 경우 인도네시아 국내 시장을 겨냥한 생산은 전체 37.4%이고, 나머지는 태국 33%, 말레이시아 14%, 싱가포르 3.2% 등 ASEAN 국가들에 수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표 화장품 대기업인 Martina Berto(Martha Tilaar Group), Mustika Ratu의 성장은 더욱 부진하다.


Martha Tilaar의 2015년 매출액과 수출액은 각각 3.48%와 7%가 성장했지만, 화장품 매출액은 1.65%대의 성장에 그쳤다. 위탁 생산과 허브 관련 의약품의 순 매출액이 각각 43.31%, 15.71% 성장한데 비해 부진한 결과를 냈다.  


Mustika Ratu의 2015년 매출 증가율은 4350억 루피아에서 4280억 루피아로 –2%를 기록했고, 화장품의 순 매출 역시 0.5% 감소했다.


인도네시아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2015년 기준 태국과 싱가포르 수출이 각각 3억9000만 달러, 11억7300만 달러로 높은 편이다. 이는 PT Paragon Technology Innovation의 할랄 화장품 Wardah의 인기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Wardah는 중동 시장과 Halal Dari Awal niche market이라는 제목의 할리우드의 틈새시장 진출에 노력하고 있다.
 

허유진 코트라 자카르타 무역관은 “2015년 화장품 인도네시아 수출액은 약 8억1800만 달러로 수입액인 약 4억4100만 달러에 약 두배며, 화장품 무역 수지 흑자가 85%에 달하지만 실제로 인도네시아 화장품의 성장 추세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했다.


현지 브랜드의 성장률이 높지 않고 성장에 기여하는 품목이 홈 케어, 퍼스널 케어에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지 화장품 브랜드가 아직 다국적 기업의 브랜드 파워를 뛰어넘지는 못하고 있는데다 화장품 업계가 원료의 90%를 수입하는 상황에서 현지 브랜드가 BMDTP 혜택을 크게 누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화장품 업계가 정부에 수입 원자재에 압력을 가할 것을 요청하고 인도네시아 정부의 자국 화장품 산업의 관세 혜택과 인도네시아 고유의 허브를 이용한 원료 추출과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이 예상되는 만큼 화장품 산업에 관한 정책과 매년 개정되는 BMDTP 내용 역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허 무역관은 “현지 내수 기업들이 BMDTP에 우호적이지 못한 입장이므로 다각적이고 수시로 변하는 현지 상법에 유동적이고 신속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현지 화장품 시장 진출을 위해 화장품 품목별 잠재 바이어에 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며 아세안 조화 화장품 규제 제도도 참고할 만한 사항”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