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26 (금)

이승현 기자
최근 기자는 김치사랑이란 업체의 기사를 정정해 달라는 제보를 받았다.

알아보니 김치사랑은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무표시 제품을 유통시킨 혐의로 적발됐다고 기사화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식약청이 행정처분을 철회했으니 기사를 정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김치사랑의 조익환 사장과 통화를 한 결과, 식약청으로부터 행정처분 철회 통보란 제목의 공문을 받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 사장이 밝히는 사건의 경위는 부산의 업체에서 주문이 들어와 중국산 수입김치라고 정상적으로 표시돼 있는 박스에 김치를 담아 유통업자에게 줬는데 운송중 김치 국물이 새 박스가 찢어지자 유통업자가 가지고 있던 만두 박스에 옮겨 담아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에 조 사장은 식약청에 이의신청을 했고 식약청이 이의를 받아들여 행정처분 철회 통보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식약청은 이 과정에서 김치사랑 대신에 유통업자를 적발하고 행정처분을 통보했다.

수입 김치의 포장을 무표시 박스로 바꾼 것이 위반이라는 것이다.
유통업자는 군에서 하사관으로 10년을 복무하고 제대한지 얼마 안 된 사람이었다.

조 사장은 “그 사람은 아직까지도 자기가 뭘 잘못 했는지도 모른다”며 “군에서 막 제대한 사람이 세상 물정을 어떻게 알겠느냐”고 반문했다.

유통업자로부터 김치를 납품받은 한진푸드와 삼도식품 역시 무표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큰 잘못이란 사실을 잘 모르고 중간에 박스가 상해서 그냥 바꾼 것이란 설명에 그냥 물건을 받았다고 한다.

단속업무를 맡고 있는 식약청 관계자는 “영세업체 종사자 대다수가 무표시 박스를 사용하는 것이 잘못된 것인 줄 알고는 있지만 위반을 했을 경우 어떤 처벌이나 피해가 자신들에게 있는지는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서 유통업자나 적발업체들이 식품위생 관련 규정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면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올 초 본청과 각 지방식약청이 내놓은 업무계획을 보면 빠짐없이 들어 있는 말이 ‘단속 보다는 교육 위주의 행정’이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있는 업체들은 그런 사항에 대해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이번 사건의 경우에도 식약청이 교육을 중요시 여겼다면 유통업자에게 계도차원의 교육과 함께 경고장 같은 것을 발부할 수도 있지 않을까. 교통경찰이 경미한 위반 사항에 대해선 범칙금이 부과되지 않는 경고장을 발부하듯이 말이다.

또한 식품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규정에 대해선 계속적인 교육·홍보를 펼쳐 나갈 필요도 있어 보인다. 그렇게 해야 무지로 인한 선의의 범법자가 생기지 않을 것이고, 식품업 종사자들이 식약청을 바라보는 시각도 감사와 격려의 시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