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10 (금)

172명 식중독에 주의처분?

   △ 이승현 기자
지난 4월 부산의 사하중학교에서 172명이 복통과 설사 증세를 보인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다. 올 1분기 식중독 발생건수가 9건으로 작년에 비해 대폭 줄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업계 및 정부에게 작년의 악몽을 떠오르게 하는 사건이었다.

사고 발생 후 부산시는 급식소를 조사하고 환자들의 가검물을 채취해 검사하는 등 조치를 취했고, 검사 결과 환자 14명의 가검물에서만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리젠스’란 식중독균이 검출됐고 급식소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부산 사하구청은 학교 위탁급식소에 주의처분 공문을 발송하고 사고 후 급식소 점검시 방충망의 위생상태가 불량한 것을 지적해 조치를 하고, 조리실의 공간을 넓힐 것을 권고했다.
또한 지난달 28일 사하중 영양사 및 조리사를 대상으로 위생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모든 조치를 끝냈다고 밝혔다.

때맞춰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식중독 발생 우려기간에 위탁급식소를 특별관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리젠스는 혐기성균으로 공기와 접촉이 적은 곳에서 잘 자란다. 그래서 통조림이나 덜 익힌 식품중에서 주로 발견되고 장내세균이 아니기 때문에 외부를 통해 유입될 수밖에 없는 특징이 있다.

이 균에 의한 식중독은 설사와 심한 위경련이 일반적인 증상이고 영양세포가 오염된 음식을 통해 섭취될 경우 대부분 위산에 의해 사멸되기 때문에 많은 균에 오염된 경우에만 발병하게 된다.

이 같은 사실을 종합해보면 사하중에서 일어난 식중독은 환자들이 통조림이나 덜 익힌 음식물을 섭취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의 주된 음식물 공급처인 급식소나 매점 등의 식품이 잘못 관리돼 식중독균에 오염됐다고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급식소에 대해 더욱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닐까? 환자의 가검물에서는 식중독균이 검출됐는데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궁색한 변명이 아닐까?

물론 지금까지 전례를 보더라도 식중독의 원인균을 명확하게 규명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런 자세가 결국 작년과 같은 식중독 대란을 일으켰던 원인 중 하나였다.

또한 급식소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다. 상식적으로 172명의 환자가 발생한 대형 식중독 사건이 있어났는데 책임소재를 가리지 않는다면 계속될 혼란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사하구청 관계자는 “식중독으로 인한 처벌은 환자, 원인균, 원인식품 등 세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하는데 사하중학교의 경우 원인식품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행정처분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작년 3월에 서울에서 발생한 바이러스 식중독의 예를 보면 원인식품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소에 대해 영업정지, 벌금 등 강력한 행정처분이 내려졌다.

서울시 보건관계자는 “원인식품이 없다하더라도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면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 통상적인 관련법에 대한 유권해석”이라고 말했다.

‘식중독 최소화의 해’를 외치고 있는 정부가 이런 소극적인 행정을 펼친다면 아무리 좋은 외침에도 식중독 퇴치의 꿈이 이뤄지기는 요원할 것이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오피니언

더보기
[김진수 칼럼] 보건부 설치는 시대적 소명
총선을 앞둔 시점에 각 정당에서 보건부의 신설공약을 보고 만시지탄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작으로 코로나 사태를 직접 겪으면서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더욱 절실하게 보건부 존재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현대행정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행정의 전문화와 기술화를 꼽는다. 그러나 여러 나라들이 코로나 사태를 맞으며 전문행정을 무시하고 정치적으로 풀려하다가 많은 국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언제 병마가 끝날지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 지도자들이 경제를 염려한 나머지 코로나가 별거 아니라는 태도를 보였던 미국이나 일본, 그리고 EU국가 원수들이 한결같이 코로나19 환자의 대량발생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또한 현대행정은 행정의 기능과 구조가 양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건이나 복지, 인권 등의 사회정책이 중시되고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기구나 인력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그리고 행정이 질적으로 보다 전문화되고 과학화, 기술화의 합리성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건의료 행정조직은 타행정과는 달리 다양한 직종의 집합체이다. 보건의료서비스는 업무의 연속성과 응급성을 가지고 있어 의료기관은 24시간 운영되어야 하고 환자 모두가 절박한 상황과 응급성을 요하고 있으므로 신속한 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