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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in News] 유명 제약사들의 난데없는 가슴앓이

건강기능식품시장 먹자니 찝찝, 버리자니 아까워

국내 유수의 제약회사들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제약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건기법'의 시행으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가슴앓이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제약시장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제약회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건강기능식품을 개발, 생산하거나 OEM방식으로 내 놓는 등의 방안을 '검토'중일 뿐, 실제로는 이렇다 할 방안을 내 놓고 있지 않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의 가장 큰 이유는 '회사의 이미지' 때문이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큰 제약업체인 J사의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은 보약같은 개념이다 보니 값은 비싸고 효과는 확실하지 않다" 며 "물론 이윤이 많이 남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만들면 좋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회사의 이미지만 깎아 내리는 결과만 가져올 것" 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 역시 국내 제일의 제약회사인 D사의 관계자도 "건강기능식품에 관련된 사항은 아직 검토중이지만 대략적인 윤곽조차도 나온 것이 없다"면서 "다른 곳이 어떻게 하는지 두고보고 결정할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건기법)이 12월 18일 공포, 시행되면서 국내에서 알아주는 대형 식품업체들은 물론 외국계 제약회사와 심지어 화장품 회사까지 건강기능식품에 손을 대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 제약사들의 고민은 심각하다.

건강기능식품은 이윤이 많이 남는데다 확실한 효능을 기대하는 약이 아닌 건강을 생각해서 먹는 식품이라는 점에서 의사, 약사, 영양사 협회 등도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나눠먹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국내에서 알아주는 대형 식품업체들이 건강기능식품을 만들어내면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이 때문에 건강기능식품은 향후 2005년까지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큰 시장으로 성장할 예측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을 많이 찾게 되면 자연적으로 약국이나 병원을 덜 가게 되고 이는 제약회사의 전체적인 매출에 타격을 입히게 되는 것은 자명한 결과다.

이 때문에 제약회사들은 저마다 건강기능식품을 앞에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회사의 이미지 등을 생각하자니 건강기능식품 시장이라는 떡이 아깝고 그렇다고 그 떡을 덥석 먹자니 지금까지 쌓아올려온 회사의 이미지는 추락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다른 제약회사에서 먼저 건강기능식품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나서면 자신들도 그에 슬그머니 편승해서 어떻게 해 보겠는데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시장은 제약회사들에게 버리자니 아깝고 먹자니 찝찝한 형상이 돼 버렸다. 과연 회사들의 '검토'의 결과는 언제쯤 나올 것인지 또 어떤 식으로 방향을 잡을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노혜진기자/jin@f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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