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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중 장관과 노숙자

지난 7일 보건의 날, 김화중 보건복지부장관은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노숙자 수용시설 ‘보현의 집’을 방문했다.

기자는 김 장관의 노숙자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싶어 현장에 취재를 나갔다. 김 장관은 도착 예정시간보다 30분 늦은 오후 5시 30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김 장관은 건물 밖의 가건물에 위치한 녹색가게와 의료실, 공동작업장, 재활실 등을 시찰하면서 직원들과 악수하는 등 노고를 격려하며 원장인 지거스님으로부터 시설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 장관은 이어서 본 건물로 들어가 세탁소와 사무실, 생활지도실, 관리실 등을 둘러보고서는 2층 원장실에서 노숙자들의 쉼터 생활과 이용 현황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장관은 원장 스님과의 환담에서 주로 재활원 시설 상태에 대해 이야기 했고 최근 노숙인 수용시설인 희망의 집이 줄고 있다는 말을 주고 받았다.

김 장관은 특히 노숙자 시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각별한 관심을 표시했다.

김 장관이 ‘보현의 집’에 머문 시간은 약 40분. 그러나 그 시간 동안 기자가 기대한 김 장관의 모습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김 장관이 노숙자 수용시설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자가 현장 취재를 나갈 때는 그저 수용시설을 둘러보고 원장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전부라는 생각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노숙자들과 직접 만나 그 사람들의 애로사항은 뭔지 들어도 주고 손이라도 잡고 위로의 말이라도 한마디 해줄 줄로 기대한 것이 순진한 생각이었다.

김 장관은 수용소 1, 2층의 시설은 일일이 둘러보면서 정작 수용돼있는 노숙자들은 의도적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끝내 외면했다. 노숙자들이 수용돼있는 방문을 열고 휙 둘러보는 게 고작이었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노숙자 수용시설을 방문한 목적이 뭔지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그 자리에 TV 카메라팀이 동행을 했어도 그렇게 했을까 궁금해진다.

조명근 기자/jin@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