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저가 정책.신규 포맷으로 사업 다각화
지난해 국내 빅3 대형마트가 발표한 결산 매출 자료에 따르면 이마트 12조 4000억, 홈플러스 10조 9000억, 롯데마트 5조 9000억으로 각각 9.4%, 13.7%, 2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롯데마트의 매출액이 GS마트 14개 인수점의 6월 이후 매출이 포함됐지만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해외매장 매출이 제외된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라 할 수 있겠다.
신규 출점수도 늘어 이마트 4개, 홈플러스 7개, 롯데마트 7개 등으로 나타났으며, 총 점포수는 차례대로 132개, 121개, 90개로 조사됐다.
2010년 유통업체연감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자체브랜드인 PB 상품의 매출 비중은 2009년 기준 이마트 22.6%, 홈플러스 26%, 롯데마트 19.2%로,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품 PB는 유통물류의 강자로만 인식됐던 대형마트의 이미지를 새롭게 해 이마트의 경우 ‘이마트 피자’ 롯데마트 ‘통큰 치킨’ 등 직접 제조한 식품까지 선보이며, 대형마트 가격전쟁의 불씨를 당기기도 했다.
제조업체 브랜드인 NB(National Brand)와 비교했을 때 중간 유통과정이 생략되고 마케팅 비용 등의 홍보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알짜 매출’ 상품으로 등극한 것이다.
이에 본지는 국내 대형마트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주요 식품 PB 현황 및 판매 전략을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첫 번째로 상시 저가정책 추진과 새로운 포맷의 제품 개발로 왕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이마트의 주요 전략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공격적인 홍보.파격 진열로 총공세
해외시장 개척.유통시장 발굴 집중
지난해 이마트는 전년대비 9.4% 성장, 기존점은 5.3% 매출 성장을 보였다. 단기성 판촉행사와 배포용 전단발행을 중지하고 상시 저가정책 추진으로 ‘대형마트=최저가격’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지난해 10월 대대적인 PL상품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이마트 PL을 `베스트(BEST)-이마트(E-MART)-세이브(SAVE)` 3계층으로 재편해 새로운 PL상품 전략을 통해 우선 NB(제조업체 브랜드) 대비 20~40% 저렴하면서 품질이 검증된 제품을 선보인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최근 신세계와의 분사로 종합유통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야심찬 포부를 밝힌 이마트의 2011년 신성장 동력은 해외시장 개척, 유통시장 발굴에 집중되고 있다.
이플러스 우유, 국내 최초 PB제품 선봬
이마트는 1997년 ‘이플러스 우유’를 선보이며 국내에 처음으로 PB개념(이마트에서는 자체브랜드를 PL(Private Label)로 표기함)을 도입했다.
이후 1999년 '이베이직' '프리미엄 이플러스' 등 자체 브랜드를 선보였지만 2000년대 들어 다른 유통업체들에 비해 자체상표 사업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 상품 수와 매출비중에서 뒤쳐졌다.
하지만 정용진 부회장이 2000년대 중반부터 이마트 PL사업을 주도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정 부회장은 소비자들이 이마트를 찾아올 수밖에 없는 차별화 요소로 PL상품 육성에 전략적으로 나섰으며, 그 결과물의 하나가 바로 이마트 피자다.
정 부회장은 또 매년 유럽과 미국에서 열리는 PL박람회를 찾아다니고, PL로 출시되는 거의 모든 상품을 직접 먹어보거나 사용할 만큼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또한 2005년 태스크포스팀을 발족,새로운 PL 개발을 위해 업체와 품목을 선정하고 품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가격혁명'이란 기치 아래 NB상품과 품질은 비슷하고 가격은 20~40% 싼 PL상품을 전국 점포에서 동시에 선보이고 있으며, 매장에서도 같은 상품 카테고리의 점유율 1위 NB제품과 나란히 배치하는 등 파격적인 진열을 시도했다.
매장 안 광고물(POP)과 배너 등을 통한 대대적인 홍보로 경쟁 유통사뿐 아니라 제조업체들과의 경쟁에도 전면에 나서고 있다.
2006년 말에는 PL개발과 품질향상을 담당하는 브랜드관리팀과 품질관리팀을 신설했고, 현재는 매입기능을 담당하는 MD전략본부에서 적극적인 상품개발과 품목확대로 PL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했다.
2007년 10월에는 신선.가공식품 등에서 5개 브랜드를 선보였으며, 이듬해 2월에는 웰빙식품 '스마트 이팅' ,'이마트 HMR(간편가정식)'을 출시했다.
특히 스마트 이팅은 프리미어 웰빙 PL제품을 표방하며, ‘½나트륨 홍초맛 감자칩’ ‘설탕을 줄인 초코믹스’ 등 23개 카테고리에 80여종 제품으로, NB 제품을 모방한 가격파괴형 저가품에서 벗어나 품질을 높인 신개념 PL로 관련업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칼로리.나트륨.설탕.소금 등 유해요소는 줄이고 식이섬유.오메가3.단백질 등 유익한 요소를 추가했으며, 패키지 앞과 뒤에 9대 영양성분 정보를 상세히 표기해 소비자들의 정보 접근권을 강화한 제품으로 각광받았다.
한편 식품 PL제품은 이마트 전체 PL제품 판매 순위 가운데 7개 순위를 석권하며 상위권부터 하위권부터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1위는 이맛쌀이 차지했으며, 2위 우유 1등급, 5위 봉평샘물, 7위 샘이 깊은 물, 8위 부대찌개, 9위 고칼슘저지방 우유, 10위 비타민 요구르트 등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샘이 깊은 물은 유통업계 최초로 자체 브랜드를 갖고 일본 수출길에 올라 판매 15일 만에 1만 5200병 가운데 90% 이상이 팔려나가는 등 수출실적에도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장 조리식품 가격전쟁의 시발
최근 홈플러스가 지름 21cm 초대형 햄버거인 ‘메가버거’를 출시하면서 대형 유통사들의 매장 조리식품 경쟁이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판매 시작과 함께 갖가지 논란을 빚은 롯데마트의 착한 치킨 역시 대형마트 매장조리식품의 가격전쟁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하지만 시작은 이마트였다. 지난해 8월 지름 45cm 대형 피자를 1만 150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초창기에는 10여개 지점에서 시범 판매됐지만 현재는 소비자 반응이 좋아 122개 매장에서 성업 중이다.
이마트 피자 매장에는 하루에 150장 정도를 만드는 오븐이 2~3개씩 비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피자 예약 주문제를 운영과 각종 이벤트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다.
가격혁명 위해 PL비중 확대 주력
이마트는 장기적으로 NB간 추가할인이나 덤. 1+1 등 현재의 가격경쟁 구도를 ‘대형마트의 PL과 NB의 가격경쟁 구도’로 전환해 전반적인 상품가격의 하향조정을 유도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이마트의 신가격정책인 상시 저가정책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으로, 이마트만이 가진 PL로 대형마트간 획일화된 상품구성과 가격, 서비스, 프로모션에서 벗어나 차별화로 제품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협력사와의 전략적인 파트너쉽 구축과 철저한 원가분석 등 유통단계의 획기적인 개선을 통해 상품가격의 일시적인 인하수준이 아닌 소비자 신뢰를 이끌어낼수 있는 가격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합리적인 가격, 품질을 갖춘 상품으로 지난해 24%인 PL비중을 2014년까지 35~40%로 끌어올리겠다는 것.
특히 PL식품의 경우 신선도와 품질향상 등으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유통시장을 발굴하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