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PB현황④-앞으로 과제

  • 등록 2011.05.24 17: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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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개선.식품안전성 확보해야

품질 등한시 한 가격 경쟁 싸구려 전락 우려
NB제품 모방 탈피 프리미엄 제품 개발 관건
 

지난해 국내 빅3 대형마트가 발표한 결산 매출 자료에 따르면 이마트 12조 4000억, 홈플러스 10조 9000억, 롯데마트 5조 9000억으로 각각 9.4%, 13.7%, 2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롯데마트의 매출액이 GS마트 14개 인수점의 6월 이후 매출이 포함됐지만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해외매장 매출이 제외된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라 할 수 있겠다.

 
이 가운데 대형마트 자체브랜드인 PB 상품의 매출 비중은 2010년 유통업체연감에 따르면 이마트 22.6%, 홈플러스 26%, 롯데마트 19.2%로,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09년 기준).  


특히 대형마트의 PB는 시기별로 진화를 거듭하며 제조사가 주도하고 유통업체는 단순히 상호를 부착하는 가격중심의 1세대 PB에서, 유통업체가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PB상품의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강화하고, 상품 구색을 확대한 2세대 PB로 발전해왔다.


이제 유통기업은 3세대 PB로의 도약을 바라보며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PB상품의 품질.성능.기능 개선을 추구해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 질적 성장기를 향해가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국내 대형마트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주요 식품 PB 현황 및 판매 전략을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대형마트의 PB제품의 질적 성장을 위해 선결해야 할 품질.식품안전 등의 주요 과제에 대해 정리했다./ 편집자 주

 


가격전쟁 속 품질관리 주력 우선 


소비자 입장에서 대형마트 PB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저렴’하다는 가격적인 측면이다.


NB제품보다 평균 20%, 일부 상품은 최대 50%까지 저렴한 만큼, 요즘 같은 물가 고공행진 시대에 소비자 구미가 당기는 것은 당연지사.
 

소비자들의 눈이 PB에 쏠리면서 업계 관계자들도 PB가 국내에 도입된 지 10여년 만에 본격적인 도약기를 맞이하게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형마트 PB가 단순히 구색 맞추기용 상품의 수준을 넘어서 이미 인기상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대형마트 3사는 PB상품개발과 다양한 마케팅 전개로 자사 PB영토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PB를 선택하기 꺼려지게 만드는 요소도 분명히 존재한다. PB최고의 장점인 저렴한 가격이 반대로  NB보다 질 떨어지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에 첨가된 주요 성분비가 NB보다 떨어지거나 중량 미달일 경우 싸구려 제품으로 전략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A마트의 비엔나 PB제품은 돼지고기 함량이 85.8%로 대표적인 NB제품인 CJ비엔나 보다 약 4% 더 적다. 값은 두 제품이 각각 100g 당 750원과 758원으로 대형마트 PB 비엔나가 더 저렴하지만 그만큼 성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B마트의 카레제품도 카레분 함량이 8.4%로 오뚜기카레의 10%보다 더 적은데다 카레분의 주재료인 강황의 원산지도 일본과 말레이시아로 인도가 원산지인 오뚜기카레와 차이가 났다.


C마트의 경우 참치통조림 제품과 NB제품인 동원참치 역시 다랑어 함량비가 각각 76.7%와 79%로 조사됐다.


특히 대형마트들이 취급하는 프리미엄급 PB의 경우 가격은 일반 PB보다 높지만 품질 면에서 오히려 NB보다 높은 경우도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소비자 구매로 연결하려면 무엇보다  PB.NB제품을 떠나 ‘제 값을 한다’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대형 할인점들이 PB상품이 저렴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NB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내세우는 만큼 주요 성분 함량 차이가 나면 소비자 신뢰는 하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식품안전사고 예방.사후관리 강화 


잇따른 식품 안전사고도 큰 문제다. 식약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B마트의  PB쥐치포에서 허용기준치 이상의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A마트의 경우 같은 해 5월, 자사 튀김가루에서 쥐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돼 판매금지 조치됐으며, 일부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옥수수전분 PB에서 이산화황이 과다 발견되기도 했다.


11월에는 B마트 PB 밀크아몬드 초코볼과 짱구 쿠키치즈볼, 콩사탕에서 세균 또는 금속성 이물질이 발견돼 회수되는 등 대형마트 PB에서만 9건의 문제가 발생했다.


대형마트들은 내부적으로 수백항목에 달하는 체크리스트를 통해 PB생산을 위탁한 협력사 공장을 수시로 체크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매년 반복되는 안전사고를 완벽하게 예방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는 “PB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유통업체들이 마케팅 비용 등의 가격 거품을 빼기보다 원가에 집중해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하며, 마진을 높이기 위해 제품 원가 자체를 줄이다보면 PB의 품질 저하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피자와 햄버거 등 대형 인스턴트식품을 앞 다퉈 저가로 내놓으면서 대형마트의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의 인스턴트식품이 시중 패스트푸드의 크기의 2배, 많게는 4배 이상 큰 반면, 가격은 1만원대 전후로 저렴해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식품이 대부분 고열량 저영양으로 소위 '정크푸드'로 분류되는 만큼, 소비자의 건강은 뒷전으로 미룬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식을 벗어난 큰 크기와 싼 가격에 소비자는 당장 환호하지만 유통업체는 이런 대중의 관심을 이용해 손님을 끌어들이기에만 혈안이 됐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유통사의 피자와 햄버거의 열량과 영양성분을 실측하지 않았지만 경험상 이들이 고열량 저영양 식품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며 “대형마트가 수익을 위해 정크푸드 판매에만 열 올리고 있다는 오명을 벗으려면 빅(BIG) 경쟁으로 크기에만 연연할 것이 아니라 영양학적 측면을 고려하는 동시에 정크푸드 이용에 대한 다각적인 홍보도 수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품 차별화 통한 시장확대 모색 


대형마트의 PB확대 트렌드는 상품 차별화라고 할 수 있다. PB상품의 마진율이 NB상품보다 일반적으로  5~10% 높아 PB상품의 비중이 높아지면 해당 업체의 수익성도 좋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최근에는 대형마트뿐 아니라 SSM.온라인 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유통업체별로 가격차가 크지 않은 NB상품만 팔아서는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업계 전문가는 “소비자들은 유통업체와 업태별 가격차가 줄어들면서 편리함과 접근성 위주로 매장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소비자가 해당 점포를 선택하는 차별화 요소로 ‘자체상표’상품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형마트는 NB상품을 모방한 수준을 벗어나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프리미엄급 상품개발과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푸드투데이 김진영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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