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노태영기자]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등재를 위해 3개 이상 로트를 제출해야 하는데 심사 기간이 길어 결국 개발한 원료를 전량 폐기해야 한다. 고가 원료인 만큼 업체 부담이 매우 크다. 심사 인력 확충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건강기능식품 업체 관계자)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가 25일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개최한 ‘식의약 정책이음 열린마당(식품편)’ 현장은 정책 수요자들의 구체적인 문제 제기와 오유경 식약처장의 구체적인 답변이 이어지며 뜨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청년·소상공인에 힘이 되는 식품 안심정책'을 주제로, 청년 창업가와 소상공인, 소비자단체, 업계 관계자 등이 참여해 현장 애로사항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마련됐다.
"비싼 원료 폐기"...건기식 규제 현실 도마
이날 가장 큰 공감대를 형성한 이슈는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 절차였다.
업계는 기능성 원료 등재 과정에서 요구되는 ‘3개 생산 배치(로트) 제출’ 기준과 장기간 심사로 인해 원료 폐기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건강기능식품 업체 한 관계자는 "기능성 원료 인정 과정에서 요구되는 3개 생산 배치 제출해야 하는데, 수년간 심사를 기다리다 결국 원료를 전량 폐기해야 한다”며 현실적인 부담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오유경 처장은 "인력 부족 문제는 인정한다"며 “의약품 분야에서도 유사한 요청이 있어 3개 로트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건강기능식품도 GMP 기준을 충족할 경우 폐기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15도 규정 때문에 생산 막힌다”…위생 기준 현실 괴리
식품 제조 현장의 위생 기준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축산물 가공실 온도를 15℃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규정이 동물성 유지 제품 생산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고체화 때문에 배관 이송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오 처장은 "미생물 오염 위험이 낮고 재료의 물리화학적 특성이 뚜렷하다면 안전이 확보되는 전제하에 현장 현실에 맞는 기준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행은 빠르고 규제는 느리다"...SNS 식품 대응 강화
빠르게 변화하는 식품 소비 트렌드에 대한 대응 필요성도 제기됐다.
소비자단체는 두바이 초콜릿 쿠키, 버터떡 등 유행 식품 확산 과정에서 무허가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선제 대응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오 처장은 “전날 ‘식품부당행위 긴급대응단’을 출범했다”며 "AI를 이용한 가짜 전문가 광고나 SNS·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무신고 식품 판매 등을 엄중히 살펴 소비자를 선제적으로 보호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희귀질환·발달장애인…식품 안전 사각지대 지적
취약계층 식품 안전 문제도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희귀질환 단체 관계자는 "작년 식생활안전관리원에 보고된 4개 질환 지침 마련에 이어 더 많은 질환에 대한 식사 관리 지침이 학교와 국공립 어린이집 등 교육 현장에 널리 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이에 공감하며 "학교와 유치원은 물론, 성인 환자가 많은 군부대 등 홍보 사각지대까지 꼼꼼히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식생활 가이드라인 부족을 지적하며 디지털 정보 접근 격차 문제를 언급했다. 이에 오 처장은 “연구사업을 통해 맞춤형 지침을 개발하겠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현장에서는 ▲수입식품 OEM 기구·용기 위생 평가 개선 ▲우수 수입업소 변경 등록 자동화 ▲시험·검사 수수료 현실화 등 소상공인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실무적 제안들이 쏟아졌다.
오유경 처장은 "민생 현장의 목소리가 곧 정책의 시작점"이라며, "오늘 제안된 소중한 의견들을 면밀히 검토해 청년의 도전과 소상공인의 성장이 국민 안전과 상생하는 정책으로 열매 맺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