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노태영 기자] "예산에 대해서 경종을 울린 것이다.", "예산을 투쟁이다. 청장이 노력하지 않았다."
내년도 농촌진흥청 연구.개발(R&D)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과 관련해 농해수위 의원들이 강하게 질타하며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연구 분야 예산이 대폭 축소되거나 전액 삭감되면서 농업 R&D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촌진흥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9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R&D 예산 삭감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은 "정부가 청년 창업농 3만명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농진청 사업의 청년농 정착 예산 67억5700만원이 전액 삭감됐다"며 "그동안 청년 농업인 경쟁력 제고 사업, 일자리 분야 평가, 청년 농업인 창농활성화 등에서 우수한 성과를 냈는데 예산 삭감으로 청년들의 농촌 정착 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안호영 의원은 "농진청의 내년도 R&D 예산이 올해 대비 무려 20.5%, 총 1848억원이 삭감됐다"며 "이 중 지역특화작목육성 사업의 경우 무려 80%가 삭감이 됐다. 농촌진흥청의 R&D 관련 계속 사업 중 두번째로 높은 삭감 폭이다. 지역특화작물육성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안 의원은 "지역특화작목육성 사업 R&D는 농업 R&D에 대한 유일한 국가 지원 사업이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평가에서 여러 차례 우수 등급을 받으면서 성과도 인정됐다는 점에서 정말 납득할 수 없고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어기구 의원도 "액자, 텀블러를 기념품을 시험연구비로 구입하는 등 엉뚱한 항목에 시험연구비를 집행한 내역이 지난해에만 2억원가량 된다. 그러니 올해 농진청 R&D 예산이 대폭 줄은것 아니냐"며 "연구진들이 마음껏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겠냐"고 따져 물었다.
위성곤 의원은 "농업 실용화 기술 R&D 경우는 과기부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고 신농업 기후변화대응 구축사업도 우수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전년도에 132억이였던 실용화 기술이 올해는 15억밖에 반영이 안 됐다"면서 "우수 평가를 받았는데도 예산을 안 주는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냐"고 묻고, "예산은 투쟁이라고 얘기한다. 받으려면 열심히 뛰어다니고 해야 되는데 청장이 노력하지 않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은 "재정 당국에서 농촌진흥청과 농림축산식품부의 사업에 중복성이 있다고 본 것 같다"며 "정부 예산안이 편성된 만큼 정부 예산안을 어떤 식으로 효율적으로 잘 집행할 것인지 그쪽 부분에 조금 더 집중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위 의원은 "청장의 그런 태도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지적하고 "농진청장은 대통령이 하고 있는 아무말 잔치에 맞춰 춤 추지 말고 중심 잡고 일 하라"는 쓴소리를 뱉었다.
윤준병 의원 역시 "(예산 삭감 부분을)어떻게 보완해서 제대로 복원하든지, 국회 심의 단계에서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가져야지 이렇게 답변하는 것은 농진청장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소병훈 농해수위원장은 "필요한 예산이 살아나서 다시 할 수 있어야지 단기 과제는 없애고 장기 과제는 살리고 이래서는 안 된다"며 "농진청장은 재정 당국에서 얘기하는 중복돼 있다는 부분을 정확히 파악하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조 청장은 "국감 과정과 또 예산심의 과정에서 위원님들이 주시는 의견들을 충실하게 예산 당국하고 또 협의를 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