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계가 애견사료시장에 속속 출사료를 던지고 있다. 정체된 국내 식음료 시장을 생각하면 연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는 펫푸드 시장은 매력적일수 밖에 없다.
10일 한국펫사료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펫푸드 시장은 대략 9000억 정도로 연 평균 10%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등의 사회적 변화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고 2012년 9000억에 불과하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규모는 2015년 1조 8000억으로 전망된다. 오는 2020년에는 5조 8000억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때 외국 브랜드가 대부분 이었던 애견사료 시장은 국내 업체가 속속 시장 진입에 잇따르면서 판도가 바뀌고 있다.
CJ, 풀무원에 이어 사조, 동원F&B, KGC인삼공사 등 식품업체들이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사료의 인지도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펫사료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미국 등 외국계 사료 전문 업체들의 제품이 70% 이상 선점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았다"며 "그러나 국내 업체들의 수년의 걸친 개발을 통해 판매량이 꾸준히 늘면서 국내 사료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다. 현재는 국내 사료가 40%정도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2013년 애완동물용 사료 브랜드 '오프레시'와 '오이네처' 출시하고 애완동물 식품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애견 사료 매출은 약 100억원을 기록했다.
'오프레시'는 2013년까지 일부 대형마트와 온라인으로만 판매했지만 지난해부터 롯데마트 전매장에 입점하는 등 영업망을 강화하고 있다.
'오네이처'도 tvN '삼시세끼'에 등장하는 스타 동물 '밍키'를 모델로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 확산에 나섰다. ‘오네이처’는 삼시세끼 방영 초기부터 큰 인기를 모은 ‘밍키’의 사료를 제공하는 한편, 삼시세끼 방송에서 자연스럽게 오네이처 제품을 밍키의 모습과 함께 노출해 세계 최초의 카톤팩(우유팩)’형태 사료라는 특징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오네이처'는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유통망을 꾸준히 늘려나가며 현재 전국 1000여 개의 동물 병원 및 펫샵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어 뒷따라 풀무원도 같은 해 9월 유기 인증을 받은 '아미오'를 출시해 애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풀무원은 5년 안에 250억원대 브랜드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풀무원건강생활 '아미오몰'을 통해, 오프라인에선 올가홀푸드와 강남애견카페를 통해 각각 판매되고 있다. 앞으로 풀무원건강생활의 방문판매원도 활용하고 동물병원까지 유통 채널을 늘릴 계획이다.
사료시장이 점차 커지자 동원F&B 역시 지난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동원F&B는 지난해 11월 고양이용 습식사료 '뉴트리플랜'을 론칭했다. 현재 '뉴트리플랜'은 홈플러스 등 할인점, SSM, 동물병원, 펫샵 등에 공급 중이다. 올해는 30억원 수준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동원F&B는 내년에 펫푸드의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프리미엄라인의 애묘용 습식사료, 애묘용 건식사료, 애묘용 간식을 출시해 애묘사료의 라인업을 완성할 예정이며 모든 제품은 참치를 주 원료로 '홀리스틱급' 반려동물을 위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애견용 건식사료, 간식, 습식사료를 출시해 내년 내 펫푸드 전반에 걸친 상품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입상품 위주인 국내 애묘 습식사료 시장 구도에서 80% 이상의 마켓쉐어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KGC인삼공사도 지난 10월 홍삼이 함유된 반려동물용 프리미엄 사료를 개발해 시판에 들어갔다. 이는 애견사료 분야에도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삼을 활용한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을 만들던 KGC인삼공사가 3년간의 연구 끝에 출시한 애견 사료 지니펫(GINIPET)은 홍삼부산물인 홍삼박(홍삼찌꺼기)을 활용해 개발했다. 홍삼에 들어 있는 진세노사이드 성분이 애견의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항산화 작용을 돕는다는 설명이다. 다른 제품보다 10%가량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 애견 사료다.
현재 동물병원과 애견숍을 중심으로 판매 중이며 내년에는 대형마트와 온라인으로 유통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저가 애견사료 브랜드의 매출 비중은 2012년 36.0%에서 2014년 28.7% 줄어든 반면 프리미엄 사료 매출 비중은 2012년 38.7%에서 2014년 47.9%로 상승했다.
사조산업은 지난해 6월 고양이 사료브랜드 '로하이 캣푸드'를 런칭한데 이어 지난달 프리미엄 펫푸드 브랜드 '러브잇'(Loveat)을 런칭하고 강아지와 고양이 사료 14종을 출시해 애견 사료 부분에도 뛰어들었다.
사조산업은 반려동물용품 유통 전문업체 핫독을 통해 핫독 온라인 쇼핑몰과 전국 애견숍, 동물병원, 할인매장 등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식품업체들이 너도나도 애견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애견인들의 반려동물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아낌없이 투자하는 애견인들이 늘고 있다. 그 중 사료와 간식의 비중은 41%에 이른다"면서 "특히 애견사료는 재구매율이 높다보니 앞으로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네슬레 퓨리나.한국 마즈 등 외국계 사료 전문브랜드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애견사료 시장에서 국내 식품업체들이 벽을 뛰어 넘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한국펫사료협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소비자들이 국내 사료가 수입 사료에 비해 질적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현재 국내 사료가 수입 사료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질 뿐 사료개발 기술이나 영양학적으로 볼때 질적으로는 세계 수준에 버금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