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교수의 식품이야기⑤> 소금 이야기 - '정제염' 합성 표현 부적절

  • 등록 2015.09.30 16: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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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면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보다 안전한 먹거리를 먹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 가공식품은 피할 수 없다. 가공식품의 발달은 편리함을 우리에게 전해줬지만 동시에 불안감도 안겨주고 있다.


잘못된 오해로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은 우리의 식탁을 즐겁지 않게 하고 있다. 제대로 알고 제대로 먹는 것. 좋은 식품 문화를 만들기 위해 본지는 5회에 걸쳐 김태민 식품전문변호사의 사회로 '음식의 발견' 저자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를 만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음식 정보의 허와 실을 밝혀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사회자 - 김태민 식품전문변호사


요즘 천일염, 정제염 진실공방이 뜨겁다. 소금 뭐가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알아보고, 정부의 나트륨저감화 정책을 짚어 보겠다.


여러 방송과 기사에서 ‘천일염’은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어 몸에도 좋고 음식에 넣으면 맛도 좋다고 하고 ‘정제염’은 화학합성품이라 몸에 나쁘고 음식 맛도 버린다고 한다. 저자의 생각은?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 '음식의 발견' 저자


천일염, 미네랄 함량 극소량...표준화된 제품 생산 불가능, 안전성 문제해결해야
나트륨저감화정책 수정 불가피, '섭취량' 감소가 목적 '식품중 나트륨함량' 감소 아냐


'정제염’은 화학반응을 전혀 거치지 않고 자연 상태의 바닷물을 사용해 단순히 불순물만을 걸러내고 수분을 증발시켜 생산하기 때문에 ‘합성’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 그리고 천일염에 함유된 미네랄 함량 또한 인체에 기능을 줄 정도의 양이 못된다. 오히려 천일염을 수출 상품화하고 가공식품에 사용하기 위한 성분, 맛, 색 등 품질표준화와 안전성 문제해결 노력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오해는 “천일염이 미네랄의 보고라 천일염을 통해 미네랄을 섭취하라는 것”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이 2014년 12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15개 천일염 제품의 미네랄 성분을 비교한 결과, 품질기준 없이 100g당 가격이 최저 450원에서 최고 7200원까지 16배에 달했다. 천일염에 함유된 미네랄 함량은 인체에 기능을 줄 정도의 양이 못되기 때문에 건강영향을 이야기하기엔 무리가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에서도 "천일염이 미네랄을 보충하는 주요 공급원인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시켜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오히려 라면이나 장류 등 가공식품 제조 시 천일염을 사용하면 표준화된 제품 생산이 불가능하다. 천일염은 같은 염전에서 생산되더라도 롯트별 염도가 다르다. 온도, 계절, 강수량, 일조량 등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나트륨 양을 잘못 표시하면 「식품위생법」 위반이 되고 천일염을 사용해 가공식품 제조 시 소금함량 차가 롯트별로 발생하면 제품의 맛이 달라지게 돼 고객을 놓칠 수가 있어 가공식품 제조사들은 천일염 사용을 꺼린다.


▶ 김태민 식품전문변호사 - 최근 나트륨 저감화 정책으로 저염 열풍이 불고 있다. 저자의 생각은?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 - 나트륨저감화 정책에는 동의하고 박수를 보내나 그 방법은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람의 생명에 가장 귀중한 것이 소금이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 저감화운동은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지 '식품중 나트륨함량'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김치를 예를들면, 소금 함량이 높아야만 저장하는 동안 배추가 물러지거나 변패되지 않는다. 가을에 배추가 많이 생산될 때 소금으로 간을 해 발효시켜 김치를 만든 것은 겨우 내 먹기 위해 장기 보존할 목적이었을 것이다. 소금의 함량을 높여 일반 잡균이나 부패/변패 미생물을 저해하고, 고염에 저항성이 강한 유산균만 발육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발효를 촉진하고 장기간 변패되지 않는 보존성 좋은 김치를 만들었을 것이다. 김치에 소금을 줄이면 반드시 다른 댓가를 치러야 한다. 저염 김치는 맛도 좋을 리 없고 유통시 보존성에 문제가 반드시 생긴다. 부패/변패균이 우글거리고 대장균과 식중독균도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

 
해결책으로 소금의 보존료 역할을 대체할 수단을 사용해야만 한다. 보다 낮은 온도의 냉장 보관, 유통시 cold chain 확보, 저장 시 산소 조절, 레토르트 살균포장, 숙성 지연 및 변패균 억제 첨가물 보존료 사용 등 인위적인 보존법을 사용해야만 할 것이다. 원가는 당연히 높아질 것이고, 소금이 주는 건강상의 위해성을 줄이는 대신 너무나 큰 경제적 댓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장사로 치면 밑지는 장사다.

 
위해성평가 시 나트륨 자체의 독성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섭취량'이다. 정책입안자, 영양학자들도 건강을 위해 식품에 포함된 소금함량을 줄이는 것 보다 '섭취량'과 '식습관 개선'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김치 섭취량을 줄이라 하면 “김치 덜 먹기운동”이 돼버려 국민의 호응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섭취량은 언급하지 못하고 애꿎은 생산자에게 저염김치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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