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 업계의 라이벌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이 식품원료인 ‘카제인(카세인)’을 두고 다시 한번 치열한 격돌을 벌일 기세다.
남양유업이 ‘연아커피’로 불리면서 올 2월1일부터 판매되고 있는 동서식품의 ‘맥심 화이트골드’에 카제인 첨가물이 함유됐다고 고발했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은 15일 보도자료를 내어 동서식품이 김연아를 ‘맥심 화이트골드’ 모델로 내세워 ‘카제인을 무지방우유로 대체했다’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지만 “광고와 달리 ‘맥심 화이트골드’에도 카제인 첨가물을 계속 사용해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남양유업은 동서식품이 미국 기업과의 합작회사라며 민족의식을 자극하기도 했다. “미국 크라프트의 5:5 합작회사인 동서식품은 매년 천억이 넘는 이익을 내고, 이중 절반 이상을 미국으로 보내고 있던 상황에서 국내 토종기업의 강한 공격을 받자, 기만적 광고로 소비자를 속이면서까지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양유업은 동서식품이 무지방 우유만을 첨가한 자사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모방해 ‘맥심 화이트골드’를 내놓았지만 기술이 부족해 카제인 첨가물을 계속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소비자들을 속이는 광고를 내보냈다는 주장을 폈다.
“동서식품은 남양의 커피시장 진출 이후 소비자 이탈이 심해지자, 남양의 콘셉트를 모방한 제품을 출시했으며, 지난 1월30일부터 언론 발표, 홈페이지 등을 통해 ‘카제인을 무지방 우유로 대체한 제품’이라며 ‘맥심 화이트골드’를 설명하고, 광고”한다는 게 남양유업 설명이다.
남양유업은 “동서 화이트골드는 카제인을 빼고 무지방 우유를 넣은 제품”이라는 “TV광고를 대대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소비자는 동서 맥심 화이트골드가 카제인첨가물을 빼고 무지방 우유를 넣은 제품으로 인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남양유업은 동서식품이 2000여명의 판촉원을 투입해 전국 대형마트에서 조직적으로 ‘맥심 화이트골드’가 ‘카제인을 빼고 무지방 우유’를 넣은 제품임을 소비자들에게 홍보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 증거로 판촉원 녹음 파일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푸드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카제인이란 성분의 유해성 여부를 떠나 카제인 대신 무지방 우유를 넣은 제품이라는 점이 소비자들의 구매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동서식품이 소비자들을 속이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동서식품이 ‘맥심 화이트골드’에 카제인 첨가물을 계속 써오고 있다는 데 대해 남양유업은 “동서식품 관련회사 직원이 제보를 해옴으로써, 동서식품이 언론과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됐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제보에 의하면, 언론발표와 달리 동서식품에서 출시한 ‘맥심 화이트골드’는 카제인첨가물을 당초 사용하지 않으려 했으나, 용해성 등 문제점으로 어쩔 수 없이 약 1.4% 정도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드투데이>가 동서식품 쪽에 확인해보니 동서식품 관계자는 ‘맥심 화이트골드’에 카제인이 함유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화학적 첨가물이 아니며 무지방 우유 자체가 카제인과 유당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카제인 없는 무지방 우유라는 것은 식품영양학과 교수와 같은 전문가라면 실소를 금치 못할 이야기”라면서 “(남양유업 주장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서식품이 교묘한 수법으로 ‘맥심 화이트골드’에 카제인 첨가물이 함유된 사실을 속이고 있다는 게 남양유업 주장이다.
동서식품이 “카제인 첨가물을 사용하면서도 이를 제품에 표기하지 않기 위해, 식품위생법 표시기준상 크리머와 같은 복합원재료의 경우 사용원료 중 상위 다섯 가지만을 표기하면 되는 점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남양유업은 동서식품이 “기존 (맥심) 모카골드에는 카제인 첨가물을 약 2.7% 사용하였고, 신제품(맥심 화이트골드)에는 카제인 첨가물을 뺐다고 하였지만 사실은 기존 사용양의 절반 이상 카제인 첨가물을 계속 사용해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사용원료중 양이 다섯 번째로 많은 원료인 농축우유단백분말(약 1.4%)보다 조금만 적은 양의 카제인 첨가물(약 1.4%)을 사용할 경우 제품에 표기하지 않아도 되는 점을 이용하여 제품 어디에도 카제인 첨가물 사용사실을 표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은 제보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동서식품에서 사용한 원료만으로 카제인 첨가물 없이 커피믹스 크리머를 만들어보니 “유성분이 분리되는 등 제품화를 할 수가 없었던 반면, 동량의 카제인 첨가물을 사용하니 이 문제가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은 “언론마저 광고 홍보도구로 삼아 허위사실을 알리게 하는 동서식품의 행위는 반드시 진상이 밝혀져야 할 것이며, 카제인 사용이 당당하다면 왜 보도자료와 달리 카제인 첨가물을 사용하였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겼는지 해명하여야 할 것”이라며 동서식품을 공격했다.
한편, 남양유업은 법무법인으로부터 동서식품의 광고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에 해당된다는 자문을 받았다면서 해당광고를 관계당국에 신고하는 등 강경 대응할 방침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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