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TV 인터뷰] 국내 할랄산업 어제와 오늘(상) - 장건 할랄산업연구원장 "할랄 선택 아닌 당위"

  • 등록 2019.06.24 17: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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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전세계 인구의 25%, 세계 할랄시장 규모 2022년 3조 810억 달러 전망
"인증부터 받고 보자는 식 안돼...시장-인증 같이 가는 시스템으로 전략 바꿔야"
"한국 화장품 우수한 품질.식물성 원료.한류로 인기몰이...인증 위한 공장찾기 힘들어"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약 21억 명으로 이는 전 세계 인구의 25%에 해당된다. 이들이 먹고, 바르고, 쓰는 세계 할랄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조60억 달러에서 2022년 3조810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이제는 종교를 넘어 비즈니스 대상이 된 것이다.



할랄은 이슬람율법에 따라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것'을 총칭하는 용어로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알코올, 돼지고기는 먹으면 안된다. 

아시아 최대 무슬림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는 할랄인증 없이 판매되는 상품이 없을 정도다. 슈퍼마켓 상품도 할랄 인증은 필수다.

네슬레, 코카콜라, 맥도날드 등 글로벌 기업들은 우리 보다 훨씬 앞선 1980년대부터 할랄시장에 진출했다. 네슬레는 현재 45개 국가에서 할랄 제품을 생산해 약 7조원의 수익을 얻고 있으며 맥도날드는 1995년 식품, 식기, 운반과정, 보관, 조리, 사후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았다. 


한국도 지난 2015년부터 할랄식품산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는 등 나름의 할랄산업 육성화 대책을 내놓았으나 현재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3월 동남아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말레이시아와 할랄시장 공동개발에 협력키로 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푸드투데이는 장건 한국할랄산업연구원장을 만나 할랄산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상편에서는 국내 할랄산업 현황과 할랄산업 육성 필요성, 최근 이슬람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화장품 등 할랄산업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하편에서는 세계 할랄시장의 동향과 네슬레 등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장 원장은 "최근 한국 경제의 위기적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 미래의 시장인 할랄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에서 식품, 화장품에 대한 할랄인증 지원을 해주고 있다 보니 중소기업들이 일단 받고 보자하는 식으로 많이들 인증을 받았다"며 "우선 인증은 받았는데 매출로 연결이 안되다 보니까 (할랄인증)갱신을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략을 바꿔 시장을 잘 알고 그 다음 바이어 윤곽이 잡힐 시점부터 인증에 들어가도 늦지 않는다"며 "시장과 인증이 같이 가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우리는 그간 할랄이라고 하면 먹는 것에만 집중해 왔다. 하지만 할랄은 비단 먹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 이슬람권에서 한국 화장품이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한국 화장품은 우수한 품질과 식물성원료 사용, 한류 바람 등으로 최근 이슬람권에서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화장품 역시 경쟁을 위해서는 할랄인증이 필수적인데 국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장 원장은 "화장품이 할랄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공장 심사를 해서 공장이 할랄성을 담보해야 하는데 그 공장을 찾기가 힘들다"며 "인증을 받고 싶은 회사는 많은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장건 원장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할란산업 육성을 위해 애써왔다. 그간 국내 할랄산업 발전은.

일부 종교계서 반발한 것은 있지만 꾸준히 성장한건 사실이다. 그 지표 중 하나가 할랄인증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할랄관련 해서 국내에서도 매년 8월에 할랄엑스포코리아가 벌써 올해 5회째 진행이 될 것이고 코트라에서 주관해서 세계최대할랄박람회가 말레이사아에서 매년 4월에 열리는데 최근에 한국관을 진출할 정도로 상당한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약간 주춤은 했지만 우리가 가야할 시장이기때문에 지속적으로 성장리라고 본다.

이슬람권이 우리에게 생소한 지역이었기 때문에 그 시장에 대한 정확한 시장과 문화의 이해 이것이 좀 더 치밀하게 접근해서 성공할 수 있는 전략들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국내기업의 할랄인증 현황은.

대기업들은 국제인증을 받았고 중소기업들은 한 500여개 업체가 1200여 품목을 받았다. 주로 중소기업들이 많이 차지하고 있다. 

정부에서 식품, 화장품에 대한 할랄인증 지원을 해주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정부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하니까 일단 받고 보자 해서 많이들 받았다. 

그런데 문제는 팔려야 하는데 팔리지 않으니 아무 의미가 없다. 우선 인증은 받았는데 매출로 연결이 안되니까. 그래서 갱신을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 국제인증의 경우 갱신 비용이 1500~ 2000만원 정도 든다. 비용 부담이 크다. 

전략을 바꿔서 먼저 시장을 잘 알고 그 다음에 바이어가 윤곽이 잡힐 시점부터 인증에 들아가도 늦지 않다. 시장과 인증이 같이 가는 시스템으로 돼야 한다. 

왜 할랄산업을 육성시켜야 하나.

한국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 주된 원인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때문이라고 보여진다.
미.중간에 무역전쟁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수출을 위주로 경제 성장을 하는 나라이다. 이들 두 초강대국 간의 미역전쟁으로 인해 수출이 둔화되고 있다. 그에 따라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그 결과 '경기가 매우 나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적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 미래의 시장인 할랄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다.

정부나 기업이 이 시장의 중요성을 새롭게 다시 인식하고 전략을 세워서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대안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최근 이슬람권에서 한국 화장품이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가.

한국 화장품은 크게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이슬람권에서 굉장한 이기를 끌고 있다. 

첫째, 기술력이 뛰어나서 품질이 우수하다.
두번째, 할랄에 적합한 식물성원료를 많이 쓰고 있다.
세번째, 이슬람권에 불고 있는 한류가 맞물려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좋다.

화장품은 아직은 할랄인증 의무는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슬람권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브랜드로써 할랄인증을 받아야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경쟁하기 쉽지 않다.

국내 화장품이 할랄인증 받으려면 식품에 비해서 어떤가.

화장품 할랄인증을 받기가 국내에서는 힘든 상황이다. 공장심사를 하게 돼 있다. 예를 들면 화장품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 많은데 판매업자들이 할랄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공장 심사를 해서 공장이 할랄성을 담보해야 하는데 그 공장을 찾기가 힘들다. 한국화장품이 경쟁력이 뛰어난데 인증을 받고 싶은 회사는 많은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할랄인증은 제품의 원료가 할랄성을 담보해야 하고 그게 통과하면 현장 공장에서 교차오염이 되지 않는 심사를 받아야 한다. 화장품도 할랄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제품 원료 뿐만 아니라 공장 심사를 받아야 한다. 공장이 할랄성만 생산하면 수익성 등에 문제가 있으니 할랄인증을 받고자 하는 화장품 업체들이 큰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하편에서 계속>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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