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창간15주년특집>미래먹거리① '할랄산업' 무엇을 준비해야하나

  • 등록 2017.02.23 16: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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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은 '신이 허락한 것'이라는 뜻의 아랍어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이 먹고 사용할 수 있게 허용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할랄산업은 과거 식음료 분야에서 최근에는 의약품, 화장품, 호텔, 관광 등 전 산업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전 세계 할랄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1조 8900억 달러(2268조원)이다. 업계는 2012년까지 약 3조 달러(3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공적인 이슬람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슬람 식문화와 비지니스 문화에 대한 정확인 이해가 필요하다. 할랄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식품'. 식품의 경우는 할랄인증을 반드시 받아야한다. 2019년에는 인도네시아에 수출되는 화장품, 의약품도 반드시 할랄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에 푸드투데이는 창간 15주년을 맞아 무슬림 소비자의 니즈와 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할랄산업에 대한 국내 현주소를 진단한다. <편집자주>



할랄 시장규모 식품 > 의약품 > 화장품 > 건강보조식품 순
'종교, 위생, 시장' 종교 넘어 산업적 측면으로 접근해야


"이슬람권에 대한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서구적 접근보다는 동양적 접근을 해야 합니다. 즉 신뢰와 인내심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일본의 스시가 중동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는데 이렇게 자리를 잡기까지 약 10년 동안 인내심을 갖고 신뢰를 구축한 것이 가장 큰 성공요인입니다"


장건 한국할랄산업연구원장은 할랄산업은 종교적인 차원보다는 산업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생적인 측면과 산업적인 측면이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미국, 브라질, 호주, 태국, 스위스 등 비 무슬림 국가들이 왜 산업적인 측면에서 크게 성공하고 있는가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할랄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주요 정책인 전북 익산의 할랄식품단지, 대구 6차산업 할랄산업육성책, 강원도 할랄타운 설립 등이 일부 종교계의 반발로 모두 중단됐다.


"할랄은 종교, 위생, 시장 세 측면에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부 종교계의 이슬람에 대한 편견도 많이 작용해 산업적인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종교적인 논쟁은 추후로 미루고 우선은 수출 증진을 통해 난국을 돌파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산업이라는 측면을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민간 전문기관들이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편견을 불식할 필요가 있다.


왜 우리는 할랄산업에 주목해야 할까. 장 원장은 무슬림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homson Reuters에 의하면 할랄시장의 규모는 2014년 1.8조 달러에서 2020년 2,6조 달러로 약 44.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게 할랄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무슬림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이슬람권 경제가 글로벌 경제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상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슬림 인구는 2010년 약 16억 명에서 2030년 약 22억 명으로 증가해 세계 인구 증 약 1/4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IMF 자료에 의하면 2013-2018년간의 평균성장율이 글로벌경제가 6%인 반면에 이슬람권 경제는 8.1%를 나타내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할랄산업하면 식품산업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실제 할랄산업은 식품 이외에도 의약품, 화장품, 금융, 관광 등 분야가 다양하다. 할랄은 무슬림들의 삶을 규정하는 제품과 서비스 전체 영역을 포괄하는 것이다.


"제품의 경우는 식품, 화장품, 의약품, 개인용품(비누, 샴푸, 치역, 칫솔 등), 패션, 가죽제품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으며 서비스의 경우도 식당, 호텔, 케이터링, 관광, 운송, 저장, 이슬람금융, R&D 등 전반적인 영역에 걸쳐 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할랄산업은 한 분야의 발전이 다른 분야의 발전으로 연결되는 연쇄효과(linkage effect)가 매우 큰 산업이다. 할랄산업의 시장규모를 보면 식품(62%), 의약품(22%), 화장품(10%), 건강보조식품(6%)으로 구성돼 있다"


우라나라는 지난 2011년부터 할랄인증을 받고 이슬람권에 라면, 김치, 초코파이 등 식품 수출을 시작했다. 글로벌 다국적 식품기업 네슬레가 1980년대부터 할랄시장에 진출한 것에 비하면 아직 시작단계에 머물러 있다. 네슬레는 할랄식품시장의 약 80%를 장악하고 있다.



장 원장은 곧 화장품 분야에서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장품기업들이 최근 이슬람권에서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화장품에 대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적극적으로 할랄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화장품에서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무슬림 관광객은 약 75만 명에 달하고 있다. 무슬림 관광객은 앞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0년 동경 하계올림픽, 2022년 북경 동계올림픽이 개최됨에 따라 우리나라에 무슬림 관광객들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곧 100만 명에 도달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때문에 한국을 찾는 무슬림 관광객을 대상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무슬림들은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다. 현재도 무슬림관광객들은 한국에 와서 화장품과 김을 필수적으로 사가지고 간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국내 일부 식품기업들은 김치, 김, 라면, 화장품 등에 주목해 이들 무슬림들을 대상으로 전문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또한 할랄인증을 받은 할랄전용식당을 설립해 이들 무슬림들을 대상으로 할랄삼계탕, 할랄찜닭, 할랄불고기 등 한식을 중심으로 이들을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인증은 기본, 신뢰 바탕 이슬람 식문화.비지니스 이해해야
컨트롤타워 설립해야...산업육성 중장기발전대책 수립 필요


할랄산업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식품의 경우 반드시 할랄인증을 받아야 한다. 할랄인증은 원료-가공-생산-유통-소비의 가치사슬과정에서 할랄무결성을 담보해주는 제도이다. 식품의 경우는 할랄산업에 진출하기 위해서 반드시 할랄인증을 받아야 한다. 현재 화장품과 의약품의 경우는 할랄인증이 필수가 아니지만 동남아와 중동 권에서 할랄인증을 요구하면서 앞으로는 인증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2014년에 할랄제품보장법을 제정해서 향후 5년 이후인 2019년에는 인도네시아에 수출되는 식품, 화장품, 의약품의 경우 반드시 할랄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구의 90% 이상이 무슬림들인 중동권의 경우 그동안 할랄에 관심이 덜했던 UAE가 할랄이니셔티브를 표방하고 2014년부터 ESMA라는 인증기관을 설립하고 중동권에 진출하는 모든 제품들도 할랄인증을 받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장 원장은 이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할랄인증은 할랄인증기관에서 받아야 한다. 할랄인증기관은 누구나 법인 자격만 갖추면 할랄인증기관을 설립할 수 있다. 그 결과 전 세계 할랄인증기관은 약 300여개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할랄인증이 인정을 받으려면 공신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글로벌 세계에서 공신력을 확보했다고 인정되는 대표적인 인증기관은 말레이시아의 JAKIM, 인도네시아의 MUI, 아랍에미리트연합의 ESMA 등을 들 수 있다. 국내의 경우 대표적인 인증기관으로는 KMF(한국이슬람교중앙회)다. KMF는 말레이시아의 JAKIM, 싱가포르의 MUIS 등과 교차인정이 되어 있지만 글로벌 공신력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직은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인증기관이 전 세계 수백여 곳에 달하다 보니 기업들의 애로도 크다. 복잡한 과정을 통해하며 공신력이 높은 외국 인증기관의 인증을 받으려면 비용적인 부담도 큰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고 비용을 부담해서라도 해외인증기관에서 받아야 할까? 장 원장의 답은 "그렇다"였다.


"인증절차는 서류심사와 현장심사를 받게 돼 있는데 서류심사는 온라인 절차를 밟는다. 이때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이 있다고 인정되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경우 서류심사 때 약 230만원이 소요된다. 서류심사에서 통과되면 현장심사를 실시하는데 1명의 에이전트와 2명의 심사원이 현장 공장심사에 참여한다. 이들 세 명에 대한 항공료와 숙박비등 체재비를 인증을 받고자 하는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 그리고 할랄인증은 기업 자체가 받을 수도 있지만 절차가 상당히 까다로워서 많은 시간과 경비가 소요된다. 그래서 할랄인증 컨설팅업체에 의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컨설팅업체는 이들 기업이 할랄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HAS(할랄보장체제)를 구축해주는데 이를 관장하는 직원에 대한 인건비가 소요된다. 이러한 경비적 요인을 모두 합계하면 약 2000만 원 정도가 소요된다. 그리고 할랄인증을 받을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약 6개월에서 9개월 정도가 걸린다. 갱신기간은 2년이다. 한국의 유일한 인증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KMF의 경우 품목당 50만원 정도 한다고 한다. 인증비용은 저렴하지만 글로벌 공신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부가 인증비용을 지원하는 현 상황에서는 글로벌 공신력이 있는 해외인증기관에서 인증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국내 할랄인증 취득업체는 현재까지는 식품이 대부분이다. 2014년 기준 133개 업체 404품목에서 2016년 8월 말 기준 202개 업체에서 597개 품목으로 증가했으며 국내 기업의 해외 할랄인증은 2015년 기준 80개 업체 476개 품목이며 말레이시아 JAKIM 인증이 9개 업체 132개 품목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해외 인증기관의 주요 인증 품목은 김치, 음료, 라면, 유제품 등이다.


할랄인증을 받은 후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장 원장은 무슬림들의 식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내심을 갖고 접근해야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할랄인증은 이슬람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기본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에 이슬람 식문화 및 비즈니스 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갖고 마케팅 전략을 치밀하게 구축해야 한다. 특히 이슬람권에 대한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서구적 접근보다는 동양적 접근을 해야 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즉 신뢰와 인내심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또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최대로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오프라인 측면서 이슬람권에서 매년 개최되는 박람회장에서 식품의 경우 시식회를 갖는다든지 화장품의 경우 뷰티 시연회를 갖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체계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현재 할랄산업 육성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은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문화체육관광부, 산업자원통상부, 보건복지부 등을 들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T 등을 통해 시장조사와 인증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인증비용을 지원한다.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과학적인 측면에서 R&D 연구사업을 진행한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교육사업을 실시한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가 한국식품연구원을 할랄식품 수출지원센터로 지정해 알코올 저감기술개발 등 연구사업과 할랄 관련 시장정보와 인증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KOTRA는 할랄 관련 세미나와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중기청은 할랄인증과 관련된 인증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무슬림 의료관광을 지원하고 있으며 문체부는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정부의 각 부처가 할랄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좀 더 효율적인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정부의 각 부처가 할랄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부처 간 중복되는 사업이 많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이들 각 부처들을 조율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미래 먹거리산업인 할랄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시키기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할 사항에 대해 물었다.


"우리나라의 여건으로 볼 때 일부 종교계의 반발로 말레이시아와 태국과 같이 정부가 주도할 수 있는 상황은 어렵다고 판단되며 그 대안으로 정부 지원의 재단 설립 등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정부 지원하의 민간이 주도하는 ‘할랄산업발전위원회’와 같은 기관을 설립해 우리 상황에 맞는 체계적이면서도 전략적인 할랄산업의 단기 및 중장기발전대책을 수립해 정책의 우선순위를 치밀하게 구성한 다음 실효성 있는 부문부터 차분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장건 한국할랄산업연구원장 프로필>


■중동경제전문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동연구소 및 동국대학교 연구교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기획재정부, 한국생산성본부 등 자문위원
■한국중동학회 이사
■한국이슬람학회 이사
■중동경제, 할랄 관련 연구실적 다수

현, (사)한국할랄산업연구원 원장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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