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의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지역에서 오리가 불법 반출되고 전남에서 의심 신고가 속속 접수되는 등 AI가 전방위로 확산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북 김제경찰서는 지난 12일 간이검사에서 AI 양성반응을 보인 김제시 금산면 소재 한 음식점의 오리에 대한 유통 경로를 조사한 결과 소매업자 박모(37)씨가 AI 발생으로 가금류 이동이 금지된 '통제구간'에서 오리를 구입해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 김제 '통제구간' 안에서 오리 반출
조사 결과 박씨는 지난 4-6일 이 농장에서 오리 600마리를 구입해 또 다른 소매업자인 김모(41)씨에게 40여마리를 판매했으며, 김씨가 지난 6일 이를 문제의 음식점에 팔아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남은 오리 560마리 가운데 360여마리를 전주와 김제, 부안, 정읍 등 6개 시.군 20여 곳의 음식점에 판매했으며 나머지 200여마리는 자신이 운영하는 김제시 황산면의 양계농장 인근에 매몰했다고 진술했다.
동료 소매업자인 김씨도 지난 6일 이후에 금산의 음식점을 제외한 4-5곳의 음식점에 오리 등을 공급했으며, 지난 10일에는 직접 익산시 황등면과 함라면, 낭산면 등의 양계농장을 찾아가 닭을 구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김씨가 드나들었던 금산의 음식점과 황등면의 양계농장에서 각각 AI 양성반응이 나왔다.
◇ 전남 의심신고 11곳으로 늘어
전남도는 14일 "함평군 월야면 오리농장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돼 이날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추가로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남지역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검사를 의뢰한 건수는 영암 AI 발생 농장을 제외하고 모두 11건으로 늘어났다.
이들 검사 대상 가운데 나주 공산.산포.반남면 등 3곳에 대한 검사 결과는 15일 중 발표될 예정이고 영암과 무안 등에 대한 검사 결과는 오는 17일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남지역에 AI가 어느 정도 확산했는 지는 이들 정밀검사 결과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 "확산 막아라" 방역 총력전
전북도는 AI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살처분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하고 14일 공무원 등 740여명을 투입해 김제와 완주, 고창 지역의 가금류 31만7천마리를 매몰하고 있다.
또 'AI 감염오리'를 반출한 유통업자들이 드나든 가금류 농장과 음식점, 이동 경로를 타고 AI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 일대에 대해 집중적인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전남도와 광주시도 관내 가금류 농가들에 대해 매일 전화 예찰을 하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14일 오전 9시 현재 AI 의심사례가 신고 또는 발견된 곳은 모두 32곳이며, 이 가운데 AI로 판정된 것은 1차 김제(3일 판정), 2차 정읍 영원(7일), 3차 정읍 고부(8일), 4차 정읍 영원(9일), 김제 5곳과 전남 영암(12일), 다시 김제 5곳(13일) 등 모두 15곳이다.
이로 인해 땅에 묻은 가금류도 전북 117만3000마리와 전남 46만6000여마리 등 모두 163만9000마리로 늘었으며 앞으로 132만여마리를 추가로 매몰해야 한다.
푸드투데이 장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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