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에서 인기있는 명절 선물인 굴비의 주문량이 크게 줄어 어민들이 울상이다.
29일 전남 영광군에 따르면 설 연휴를 앞두고 굴비의 주요 출하지인 법성포에 들어오는 굴비 주문량은 예년 이맘때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지역 굴비 상점들은 40∼50%에서 많게는 70%까지 주문량이 줄었으며 명절을 앞두고 전국으로 굴비를 실어나르기 위해 북적대던 화물차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상인들은 전했다.
굴비 상인들의 조합인 법성포 굴비특품사업단 관계자는 "상점마다 말린 굴비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찬 바람만 맞고 있다"며 주문 전화가 폭주하던 지난해 추석이나 설과는 완전 딴판이라고 전했다.
굴비를 직접 맛 보러 법성포를 찾는 여행객이 뜸해져 음식점들도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 없다.
법성포에서 굴비 백반을 파는 `명가어찬' 식당은 "음식점마다 손님이 끊기는 바람에 삼삼오오 모여 한탄만 하고 있다"며 "당분간 이 같은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 시내 백화점과 할인매장에서도 굴비 선물 세트를 찾는 손님들의 열기가 예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롯데백화점 측은 "설 선물세트 판매를 예년보다 나흘 앞당겨 시작했는데도 굴비 선물세트 판매량은 별로 늘지 않았다"며 "매년 늘어나던 굴비 세트 매출액이 올해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굴비의 주문.판매량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은 올 초 전남 서해안을 덮친 타르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굴비의 경우 대부분 남중국해 등 먼 바다에서 잡아 온 뒤 법성포에서는 고유의 방법으로 가공 처리를 하는 것일 뿐인 데도 이런 사정을 모르는 소비자들이 `타르를 뒤집어 쓴 굴비'라고 오해하고 있다고 어민들은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영광군 관계자는 "조개나 김과 달리 타르 피해와 무관한 굴비마저 `직격탄'을 맞아 지역 경제가 휘청거릴 지경"이라며 "지금 판매되는 굴비는 원유유출 사고가 나기 전에 잡은 것인 만큼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장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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