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가당음료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세’ 도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국회 차원의 입법 논의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현재 국회에는 김선민 의원안과 이수진 의원안 등 두 건의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계류돼 있으며, 모두 내년 1월 1일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두 법안은 부과 방식과 세율 구조, 정책 강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마약보다 강력한 달콤한 중독, 국민 80% 설탕세 도입 찬성’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을 부과해 사용을 억제하고, 그 재원을 지역·공공의료 강화에 재투자하는 방안에 대해 국민 의견을 듣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중심으로 설탕세 제도화 가능성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가당음료부담금’을 별도로 신설하는 방식이다. 가당음료를 설탕이나 시럽 등 첨가당이 들어간 음료로 정의하고, 첨가당 함량에 따라 두 단계의 부담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100mL당 첨가당이 5g 이상 8g 미만일 경우 1리터당 225원, 8g 이상일 경우 1리터당 300원을 부과한다. 부담금은 제조·가공업자 또는 수입판매업자에게 부과되며, 매월 반출량을 기준으로 신고·납부하도록 규정했다.
김 의원안의 특징은 부과 체계를 비교적 단순화했다는 점이다. 세율 구간을 최소화해 행정 부담을 줄이고, 산업계와 유통 현장의 혼란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한 부담금 재원 사용처를 법률에 명시해 비만 및 만성질환 예방·관리·연구사업과 지역·필수·공공의료사업에 활용하도록 했다. ‘설탕세=공공의료 재원’이라는 정책 메시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반면 이수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보다 강도 높은 누진 구조를 택했다. 이 의원안은 기존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체계 안에 가당음료를 포함시키고, 첨가당 함량에 따라 100리터당 1,000원에서 최대 28,000원까지 9단계로 세분화된 부담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첨가당이 많을수록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는 구조로, 당류 저감 제품으로의 전환을 강하게 유도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
이수진 의원안은 가당음료를 기존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체계에 포함시켜 담배와 함께 관리·징수하도록 한 구조로, 행정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김선민 의원안은 담배부담금과 분리된 가당음료부담금을 신설하고 세율 구간을 최소화해 점진적 도입과 사회적 수용성을 염두에 둔 설계로 읽힌다.
두 법안 모두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당류 섭취 기준과 국내 당류 과잉 섭취 현실을 입법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WHO는 1일 당류 섭취량을 50g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섭취량은 57.2g으로 이를 웃돌고 있다. 특히 10~18세 청소년의 경우 하루 평균 64.7g을 섭취해 과다섭취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탕세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1년에도 가당음료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산업계 반발과 사회적 합의 부족으로 임기 만료 폐기된 바 있다. 이번 논의 역시 식음료 업계를 중심으로 원가 상승과 소비 위축 우려가 제기되며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언급과 공공의료 재원 확충이라는 정책적 배경이 더해지면서 과거보다 논의가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세율 강도와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담금이 소비 위축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식음료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설탕세가 산업 위축 논란을 넘어 국민건강 증진과 공공의료 강화라는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는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가늠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