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혁신” 명분 뒤에 가짜 거래?…온라인도매시장 거래 60% 허위

  • 등록 2026.02.09 10: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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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애 의원, 농식품부 전수조사 자료 공개…관리 부실 지적
정책 지원 거래액 7,698억 원 중 4,584억 원 이상거래로 분류
사후등록·특수관계 거래 적발…정부 관리·감독 책임 도마 위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윤석열 정부가 농산물 유통 구조 개선을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한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실적 쌓기에 급급한 나머지 부실 관리와 혈세 낭비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임미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9일 발표한 농림축산식품부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책 지원을 받은 업체의 전체 거래액 7,698억 원 중 59.6%인 4,584억 원이 '허위·이상거래'인 것으로 드러났다. 거래 물량 기준으로는 무려 61.5%에 달하는 수치다.

 

문제는 이들 거래가 정부 지원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도매시장 참여 업체에는 ▲직배송 시 물류비 최대 50% 지원 ▲정산·결제자금 저리(무이자~1.5%) 융자 등 정책자금이 붙는다. 정부가 실적을 위해 지원을 붙이며 거래를 ‘온라인도매시장으로 올리도록’ 유도했고, 일부 업체는 기존 직거래를 온라인도매시장 거래로 ‘기재’해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실적이 부풀려졌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 거래규모는 시행 첫해 ’24년 6,700억 원에서 ’25년 1조 2,3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허위·이상거래’ 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사후등록’ 거래로, 전체 거래액의 32.4%를 차지했다. 사후등록은 주문일보다 차량 출발일이 앞서 있거나, 차량 출발일 자체가 입력되지 않은 거래를 의미한다. 이는 온라인 거래의 기본 구조인 ‘주문→배송→정산’ 흐름을 훼손하는 것으로, 주문일 입력이 지연될 경우 대금 지급 지연 등 거래 안정성 저하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거래 조건과 내용을 정확히 기록하도록 규정한 전자문서법 위반 소지가 있으며, 이틀까지만 반품을 인정하도록 한 대규모유통업법 시행령 제6조 위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자문서법 제17조는 전자거래사업자에게 거래 당사자 정보와 계약 조건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거래 기록의 일정 기간 보존 의무를 명시하고 있으며, 제31조의12는 전자문서 및 관련 정보의 위·변조를 금지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기존에 하던 거래라 별도 기록이 필요 없었지만, 온라인도매시장에 거래를 기재하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사후 입력이 이뤄진 정황이 있다”는 증언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사례에서는 상품 출발일이 11월 15일임에도 주문일을 12월 15일로 기록하거나, 주문일보다 수일에서 길게는 한 달 앞서 출발한 거래를 온라인 주문으로 등록한 사례도 확인됐다. 기존 거래를 기존 방식으로 처리한 뒤, 이를 다시 온라인도매시장 거래로 기록해 지원금을 수령했다면 부정수급 또는 사기 소지까지 거론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특수관계 거래’로, 전체 거래액의 28.9%를 차지했다. 대표자가 동일하거나 실무자 연락처가 같고, 신용평가기관을 통해 관계사로 확인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역시 기존에 이뤄지던 내부 거래를 온라인도매시장 거래로 허위 등록해 정부 지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된다. 실제로 C사는 모회사와 판매자 회사 간 기존 거래를 온라인도매시장에서 체결된 거래처럼 기재해 약 30억 원의 정부 지원을 받았고, 관계사인 유한회사 D사와 E사도 유사한 방식으로 거래를 등록해 19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셋째는 ‘근접사무실 거래’로, 전체 거래액 대비 0.1% 수준이다. 비중은 크지 않지만 거래 당사자의 사무실 주소가 동일하거나 인근에 위치한 경우로, 지역 특성상 굳이 온라인도매시장을 경유할 필요성이 낮다는 점에서 지원금 수령을 목적으로 한 형식적 거래, 이른바 ‘기표거래’로 판단됐다.

 

넷째는 ‘근거리이동 거래’로, 전체 거래액의 1.3%를 차지했다. 거래 당사자의 주소가 동일하거나 인접한 경우로, 택배 발송을 위한 셀러의 지역 내 구매라는 해명이 가능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다만 현재 온라인도매시장이 ‘상품 확인 후 전화 통화로 거래를 진행하는 구조’라는 점을 감안할 때, 동일 지역 내 거래에 굳이 온라인도매시장을 활용할 실익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상거래 징후가 국감에서 지적된 이후에도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업무보고 등에서‘성과 홍보’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온라인도매시장 관련 물류비·융자지원 규모는 ’24년 520억 원, ’25년 657억 원, ’26년 예산 1,186억 원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감독 장치 없이 예산만 늘린 결과가 혈세 누수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번 조사는 애초 요구됐던 ‘전수조사’와 달리 정책지원을 받은 일부 업체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원을 받지 않은 전체 참여업체까지 조사 범위를 넓히면 허위·이상거래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임미애 의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 실적 채우기에 급급해 비정상적인 허위·이상거래를 방치했고 국민 혈세가 부정수급 의심 거래를 떠받치는 구조가 됐다”며 “농식품부는 즉시 정밀감사를 착수하고, 부당 지급된 지원금은 전액 환수해야 한다. 온라인도매시장 사업은 전면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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