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앞으로 10년 후 육류소비량이 기존 전망치 보다 약 4% 더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식물성 고기, 배양육, 곤충 단백질 등 대체식품 수요가 계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세대가 대체육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 앞으로 시장 변화가 예상된다.
1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대체식품 시장 변화에 따른 축산업의 대응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식품 수요 확대로 1인당 육류소비량이 10% 감소한 2033년의 총 육류소비량은 300만 톤으로 기존 전망치 대비 33.4만 톤 감소하며, 2023년 총 육류소비량 수준보다 약 4%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조사는 대체식품 수요 확대 시나리오의 1인당 육류소비량은 매년 1%씩 누적에서 감소해 2033년에 10% 감소를 적용한 결과다.
농경연이 축산물 10% 대체를 가정한 이유는 세계 육류시장에서 대체식품 비중이 10~15%로 전망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축산물 소비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다른 국가보다 대체식품에 대한 수요는 높지는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농경연은 대체식품이 국산 축산물을 대체하는 경우 대체하는 용도별.부위별 축산물에 따라 국내 축산물 생산 및 자급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농경연은 대체식품이 축종별․원산지별 정육 10%를 대체한다고 가정했을 때 소의 경우 대체식품이 국산과 수입 소고기 정육을 각각 10% 대체했을 때 정육 자급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국산 소고기 생산을 위한 소 도축 물량 감소로 뼈, 내장 등 부산물 부족분이 3만 9000톤 발생하며, 부족분을 수입으로 충당하는 경우 부산물 자급률은 8.4%p 하락했다.
대체식품이 국산 소고기 정육에 대해서만 10% 대체하는 경우는 소고기 정육 수입량은 그대로 유지하면
서, 국산 소고기 정육 생산량 감소로 정육 자급률이 2.5%p 하락하며, 소 부산물 자급률도 8.4%p 하락했다.
이에 비해 대체식품이 수입 소고기 정육만 대체하는 경우는 소고기 정육 수입 감소로 정육 자급률이 2.5%p 상승하며, 국산 소고기 생산에는 변화가 없어 소 부산물 자급률에 미치는 영향이 없었다.
돼지도 소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대체식품이 국산 돼지고기 정육을 대체하는 경우 국산 돼지고기 생산을 위한 돼지 도축 물량 감소로 뼈, 내장, 족 등 부산물 부족분이 9만 9000톤 발생하며, 부족분을 수입으로 충당하는 경우 부산물 자급률은 8.7%p 하락했다.
돼지고기 정육의 경우는 대체식품이 국산만 대체하는 경우 돼지고기 정육 자급률은 2.1%p 하락하나, 수입만 대체하는 경우 돼지고기 정육 자급률은 2.0%p 상승했다.
축산물(도축육 부문)과 축산업(한육우, 양돈)에 대한 수요 10% 감소는 축산업 및 연관산업의 생산감소로 연결됐다. 또한 시나리오별로 축산업(한육우, 양돈)의 자가노동 투입이 9.4~9.8% 감소하며, 고용노동 투입은 최대 16.9%(한육우)까지 감소했다. 시나리오별로 농업 분야 GDP가 1.07~0.44% 감소, 자가노동 가격 하락, 농가소득 감소 등의 영향이 있었다.
◆ 국내 대체식품 규모 매년 성장세...판매 물량 기준 연평균 42.1% 성장
주로 식물성 대체식품...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6% 성장률 전망
우리나라는 2023년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개정을 통해 대체식품에 대한 기준이 신설됐다. 개정된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서 “대체식품으로 표시하여 판매하는 식품”이란 동물성 원료 대신 식물성 원료, 미생물, 식용곤충, 세포배양물 등을 주원료로 사용해 기존 식품과 유사한 형태, 맛, 조직감 등을 가지도록 제조했다는 것을 표시해 판매하는 식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대체식품의 종류는 대체육, 대체 유제품, 대체 해산물 등이 있다. 대체육은 기존 육류(동물성 단백질)를 대체하는 식물성 단백질, 배양육, 식용곤충이다. 대체 유제품은 주로 식물성 원료로 우유, 치즈의 맛을 구현한 식품이며, 최근에는 세포배양 방식을 통해 제조되는 유제품도 개발되고 있다. 대체 해산물은 식물성 원료로 참치회, 연어회 등의 맛과 형태를 낸 제품과 어류나 갑각류의 세포를 배양해 만든 배양 해산물 등을 포함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대체식품 시장에서는 식물성 단백질과 식용곤충을 원료로 사용한 대체식품이 유통되고 있으며, 식물성 대체식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2023년 7월 기준 국내에서 유통 및 판매되고 있는 대체식품은 식물성 기반 1789개, 식용곤충 기반 60개 등 총 1810개 제품이 있다.
이 중에서 국내에서 생산하는 대체식품은 1277개 제품이 있으며,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는 수입 대체식품은 식물성 대체식품 512개, 식용곤충 대체식품 21개 제품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체식품(식물성, 식용곤충)의 규모는 매년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판매 물량 기준 실적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42.1%씩 성장했으며, 판매 금액 기준 실적도 동기간 연평균 57.1%씩 성장했다.
국내 생산 대체식품(식물성, 식용곤충) 생산액은 2020년 약 407억 원에서 2022년 약 895억 원으로 연평균 48.3%씩 성장했으며 연간 국내 판매 물량 및 판매 금액도 연평균 43.2%, 46.6%씩 성장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 대체식품은 2020년 약 70억 원(526만 달러) 수준에서 2022년 339억 원(2,527만 달러) 수준으로 연평균 119.2%씩 증가했다. 수입 대체식품 판매 물량은 2020년 3,299톤에서 2022년 5,366톤 수준으로 연평균 28.9%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성 대체식품은 국내 생산업체 102개소에서 1238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수입 식물성 대체식품 제품은 512개이다. 식물성 대체식품은 주로 두류가공품과 가공두유 제품이 많다.
2022년 기준 대체식품 판매액은 국내 생산제품이 1029억 원이며, 수입 제품은 338억 원으로 나타났다. 대체식품 세부 유형별로 육류 대체식품은 국내 생산제품이 243억 원이며, 수입 제품 36억 원, 대체음료(두유 등)는 국내 생산제품이 766억원, 수입 제품 270억 원 등이다.
엑스퍼트 마켓 리서치(Expert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식물성 식품 시장 규모는 2483만 달러(한화 약 322억 7900만원)로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안전정보원에 따르면 2032년 우리나라에서 대체식품으로서 식물성 단백질 판매량은 143만 톤으로 2023년부터 연평균 15%씩 성장을 전망하고 있으며, 판매액은 2023년 11억 4,600만 달러에서 2032년 58억 300만 달러 규모로 연평균 18%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식용곤충 시장은 2023년 약 1만 4000톤에서 2032년 약 6만 1000톤 규모로 연평균 1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판매액은 2023년 약 1억 100만 달러 규모에서 2032년 약 4억 9100만 달러 규모로 연평균 17%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고품질 축산물 생산.가치소비.윤리 소비 트렌드 반영 홍보 강화해야"
농경연은 대체식품과 생산 및 대체하기 어려운 고품질 축산물 생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축산부산물을 활용해 축산식품 생산의 다양성 확보와 이를 통해 새로운 소비 수요를 창출하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축산물에 대해서도 가치소비와 윤리 소비 트렌드 반영 및 홍보를 강화하고, 대체식품 대비 축산업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환경문제 완화 등 부정적 기능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대체식품의 발전은 축산업에 위협과 기회 요소를 동시에 제공한다"며 "앞으로 대체육과 전통 육류 산업이 공존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