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주도 양곡법 등 단독의결...농식품부 "쌀값하락 유발하는 '입법 모순'"

  • 등록 2024.11.22 17:30:19
크게보기

야당 주도 밤 11시 40분 전체회의서 의결
"깊은 유감...과잉생산.막대한 재정부담 우려"
여당 " 수적 우위 앞세워 입법 폭주하고 있어"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어기구)에서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을 단독 처리한 것에 대해 정부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결에 불참한 여당 역시 "민주당이 입법 폭주를 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전일 농해수위에서 양곡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 농어업재해보험법,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 등 4개 법률안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농해수위는 전날 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농어업재해보험법, 농어업재해대책법 등 네 건의 법안을 심사했다. 전날 전체회의에서도 양곡관리법에 대한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아 여당 2명, 야당 4명으로 구성된 안건조정위를 열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야당은 안건조정위에서 이 법안을 통과시켰고, 야당 주도로 오후 11시 40분 전체회의를 열러 양곡관리법 등 4건을 의결했다. 


농해수위에서 의결된 양곡법 개정안은 남는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고, 양곡의 시장 가격이 평년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정부가 지급하도록 '양곡가격안정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현재도 구조적인 쌀 공급 과잉이 고착화돼 쌀값을 계속 하락시키고, 막대한 재정부담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벼 대신 타작물 재배로의 전환을 가로막아 쌀 공급 과잉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요 농산물에 대해 최저가격 보장제도를 도입하는 농안법 개정안은 ‘특정 품목 생산쏠림→ 공급과잉→ 가격하락→ 정부 보전’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농산물 가격변동성도 높아지게 돼 농가 경영부담 및 소비자 물가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보험요율 산정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에 대해 할증 적용을 배제하는 재해보험법 개정안은 일반적으로 보험료는 재해발생 위험도 등에 비례해 산정(급부·반대급부 균등의 원칙)해야 하지만, 개정안은 위험도와 무관하게 보험료를 부과하기때문에 보험 가입자 간 형평성 문제, 민간 보험사의 지속가능한 보험 운영 저해 등을 우려했다.


또 재해 발생시 재해 이전까지 투입된 생산비 보장(전부 또는 일부), 실거래가 수준으로 지원기준 적용 등이 주요 내용인 재해대책법 개정안은 재난 등에 관한 일반법인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재해 발생시 ‘응급복구 및 생계지원’을 하는 재난재해 지원의 원칙과 상충 등 법률 간 충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그간 야당이 추진해 온 양곡법 개정안 등 4개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분명하게 반대해 왔다. 상당 수 농업인단체(59개 중 40여개)도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정부는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 법안 폐기’에 이르는 소모적 논쟁이 반복되지 않도록 민관학 협의체를 구성해 ‘한국형 농업인 소득·경영 안전망 구축 방안’(9.27)을 마련하는 등 농업계와 적극 소통하며 대안도 마련한 바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해수위에서 당일 법안 소위에 이어 안건조정위원회까지 거치면서 자정 무렵 4건의 법률안을 충분한 논의 없이 단독 처리한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최근 쌀값 하락에 대해 강도 높게 정부를 비판하면서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과잉 생산을 고착화시켜 쌀값 하락을 유발할 수 있는 입법 모순"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올해 이상기후로 농업재해가 빈발하는 상황에서 현장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고자 벼멸구를 최초로 재해로 인정·지원하는 등 다각도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  재해보험과 재해지원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는 재해보험법 개정안과 재해대책법 개정안이 의결된 점에 대해서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농해수위 위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수적 우위를 앞세워 안건조정위원회 제도의 취지를 무력화했다"며 "민주당의 독단적인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양곡법은 재탕·삼탕 법안으로 쌀 공급 과잉 유발, 국민 혈세 부담 증가 등 심각한 부작용을 예고하고 있다"며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혈세 낭비 입법"이라고 강조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Copyright @2002 foodtoday Corp. All rights reserved.




(주)뉴온미디어 | 발행인/편집인 : 황리현 | 등록번호 : 서울 아 01076 등록일자 : 2009.12.21 서울본사 :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4가 280-8(선유로 274) 3층 TEL. 02-2671-0203 FAX. 02-2671-0244 충북본부 : 충북본부 : 충북 충주시 신니면 신덕로 437 TEL.070-7728-7008 영남본부 : 김해시 봉황동 26-6번지 2층 TEL. 055-905-7730 FAX. 055-327-0139 ⓒ 2002 Foodtoday.or.kr. All rights reserved. 이 사이트는 개인정보 수집을 하지 않습니다. 푸드투데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