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홍성욱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지자 후보별 농정공약에 대한 농업인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후보들은 농심(農心)을 겨냥한 농업 공약을 발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00만 원 이내 농어민 기본소득 신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농업직불금 예산 2배 확대를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푸드투데이는 지난 6일 정명채 한국농촌복지연구원 이사장을 만나 여야 대선 후보의 농정공약을 하나하나 짚어봤다. 농정 전문가인 정 이사장은 양대 정당의 농정공약이 핵심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위기에 처한 우리농업을 지켜낼 수 있을지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다뤄야할 농정을 모두 다루고 있으나 각 분야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내놓은 정책을 짜집기 해놓은 게 전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볼 때 농업정책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할 농지지키기, 농민 소득보장, 삶의 질 향상 등의 정책 제시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정명채 한국농촌복지연구원 이사장의 인터뷰 전문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농정공약
'미래세대 농어업.농어촌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제언'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농정계획 같은 느낌이며 관료의 벽을 깨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Q.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100만 원 이내 농어민 기본소득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농정 공약을 발표했다.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중장기 4대 발전전략'에서 '농어촌소멸위기' 파악은 잘 했는데 대책이라고 내놓은 정책들이 약하다.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농업지키기 약속이 기대 되는데 농업지키기의 핵심은 세가지다. ①농지지키기, ②농민지키기(소득보장), ③농어촌삶의 질 높이기다.
Q.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나.
첫째, 세대교체촉진은 수많은 노령농민들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용어다. 핵심은 농업의 인력정책으로 영농인력의 기본을 승계농(가족농) 중심으로 하고 청년, 귀농 등은 보완인력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승계농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노령농민의 승계영농자 지정과 경영이양연금제도, 승계농 일자상속우선제도, 상속세면제제도 등이 따라줘야 한다.
우리나라는 균분상속원칙으로 상속에 의해 농지가 쪼개질 수밖에 없고 농장이 무너지게 돼 있어 후계자를 기피하고 승계농이 어려운 상황이다. 청년농업인 지원정책은 현재의 정책에서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둘째, '농어촌 공간재정비'는 '농어촌 삶의 질 높이기'로 바꾸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서 주거공간과 경작지의 분리는 중요한 과제가 아니다. 기업농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라고 보여 보통의 농민들에게는 이질감을 줄 수 있다. 오히려 여기에서는 누락된 농어촌복지제도 개선을 포함시켜야 한다.
셋째, '돈이 되는 미래형농업'에서 '스마트농업'을 강조하는 것은 지금의 농정과 다를바 없고 기존의 영세 소농들에게는 공감이 어려운 강조다. 오히려 기업들의 영농진출을 지원하려는 것으로 오해소지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농어민의 소득보장을 위해 농산물 판매로 생기는 농업소득과 그 농산물을 가공, 저장, 유통 등으로 만들어내는 농외소득 그리고 친환경, 유기농 등의 노력으로 얻어내는 농어업공익소득, 농어촌 경관유지 농촌전통문화유지활동 등에서 받게 되는 농어촌공익소득 그리고 태양전기, 풍력전기, 소수력전기 등 농어촌공동재산운영으로 얻어지는 배당소득까지를 농가소득으로 체계화 하는 제도를 확립하겠다는 공약이 필요하다.
넷째, '농어업예산증액'은 당연한 것이나 농특세 늘리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으나 중요한 것은 본예산에서의 지분확보가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볼 때 농정으로 다뤄야 할 것은 모두 다루고 있으나 전략으로 제시하는 과정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내놓은 정책을 모아놓은 형태로 체계적으로 정리가 안됐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농정공약
Q.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농업직불금 예산 2배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농정 공약을 발표했다.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튼튼한 농업, 활기찬 농촌, 잘사는 농민'에서 윤석열의 5가지 약속으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의 농업정책에서 추구해야 할 기본적인 프레임이 보이지 않고 곧바로 각론으로 다섯가지 정책을 주장하고 있어 현재의 정책방향이 그대로 갈 것 이라는 느낌을 준다.
Q. 공약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다섯가지 약속의 첫번째는 '농업직불금 5조원으로 2배 확충' 약속인데, 각종의 직불금제도를 만들 경우 농업정책의 3대 핵심정책인 농지지키기, 농민지키기(소득보장), 삶의 질 높이기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 것인지가 정리돼야 할 것이다.
특히 농지이양 은퇴직불금제도 도입 공약은 제가 평소에 주장해 온 농업구조 조정과 은퇴보장형 연금이라는 복지정책 목표를 가지는 정책이지만 현재 농정당국이 이를 일시금 형태의 직불금으로 시행하면서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것은 그 문제점과 개선방안 제시가 중요하다.
두번째 '비료가격 인상차액 지원확대 및 외국인근로자 고용제도개선'공약은 비료 가격문제는 지엽적인 문제이고 외국인 고용제도개선 문제는 농업인력의 기본방향이 제시되고 그 보완대책으로 제시 될 정책이다. 농어업의 기본인력은 승계농이고 부족한 노동력은 당장 외국인 노동자를 쓰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수요를 영농의 기계화, 디지털화, 스마트화로 대체해야 할 것이다.
세번째로 '청년농 3만명 육성위한 공공농지. 주택 우선배정' 공약은 역시 농업인력정책의 기본틀을 제시하고 영농부족 인력을 청년농으로 지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무조건 청년농을 끌어드리는 정책은 잘못하면 청년빗쟁이만 만들게 된다. 왜냐하면 농어업은 기반이 없이는 어렵고 기반조성은 부모의 도움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네번째 '주치의제도 도입, 이동형 방문진료 확대'에서 전국 농어촌에 주치의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지만 가능성이 낮고 방문진료는 지금도 잘 되고 있다.
농업인 안전재해보험은 농업노동사고와 농작물재해보험인데 이것은 사회보험수준으로 확대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사회보험으로 확립시켜야 할 과제다. 국민 4대사회보험 중 농민만 산재보험, 실업보험(고용)이 업기 때문이다.
다섯번째 '농수산물시장 첨단화 등 디지털 유통혁신'은 농산물 유통의 첨단기술 보다 유통의 기본목표에 맞춰 유통체널의 다양성을 살려 채널 간에도 서비스경쟁이 일어 날 수 있도록 해야 농어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농업정책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할 농지지키기, 농민지키기(소득보장), 삶의 질높이기 정책의 대표성있는 정책 제시가 없어 농어민들이 섭섭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