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기를

  • 등록 2021.09.15 11: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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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스타일리스트 식공간연출 요리연구가 양향자

코로나로 어려운 올해도 어김없이  한가위 추석이 다가온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다.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 온가족이 함께 하면 좋지만 요즘 코로나로 만나 뵙지 못해 안타까운 심정이다.


추석은 4대 명절의 하나로 중추절 (仲秋節),  가배(嘉俳)  한가위라고도 부른다. 중추절은 가을을 초추, 중추, 종추,3달로 나누어 음력 8월이 중간에 들었으므로 붙은 이름이다.


이날은 햇곡식과 햇과일 등으로 조상께 차례를 올리는데, 예전에는 설과 추석 제례에 차(茶) 를 올렸기에 차례(茶禮)나 차사茶祀)라 하던 것이 오늘날에 차대신 술을 쓰면서 차례라고 불러오고 있다.


우리는 매년 차례상을 차리면서도 어디에 어떤 요리를 놓아야 되는지 잃어버리게 된다. 올해는 재대로 차례상 차리는 법을 살펴보자.


차례상은 제례자 위치로부터 과(果), 채(菜), 탕(湯), 적(炙), 반(飯)의 다섯줄로 홀수이며, 줄별 제물수, 과일수, 나물, 탕도 홀수로 한다.


첫째줄~과(果) 줄로 조율시이(棗栗柿梨) 나 홍동백서(紅東白西) 로 진설하되, 조율시이법은 서로 대추,밤,감,배를 기본으로 하고 , 과일 다식 약과, 한과 과자류를 진설하며 ,홍동백서법은 동쪽에 붉은색,서쪽에 흰색의 과일을 진설한다.


둘째줄~채(菜) 줄로 서쪽에 飽를 놓되 머리가 동으로 향하게 하며 동쪽에 식혜를 놓고 중앙에 청장(간장) 침채(김치)는 동에 삼색 나물은 서에 진설한다.


셋째줄~탕(湯)줄로 삼탕을 놓되 어동육서魚東肉西) 에 따라 동에 어탕(魚湯  생선탕) 서에 육탕(肉湯 고기탕) 중간에 소탕(素湯: 두부)를 진설한다.


넷째줄~적(炙) 줄로 어적(魚炙), 육적(肉炙),소적(素炙)을 놓고 적줄에 전(煎)을 놓으며 조기 등 생선은 동두서미(東頭西尾) 머리를 동으로 꼬리를 서로 하되 신위 쪽으로 생선이 등지면 안되고 배쪽이 향해야 한다.


다섯째줄~반(飯:밥) 줄로 서반동갱(西飯東羹)으로 양위합제(내외분)는 메(밥)는 서에 갱(국)은 동에 그 중간에 잔반(술잔 및 대)을 놓고 메 대신 송편만 올릴 경우는 송편은 동에 잔반은 성에 올리며 시접(수저)은 단위제는 왼쪽 위치에, 양위합제는 중간에 놓으며 동쪽에 편(떡)을 진설한다.


제사상에 사용하지 않는 것 - 고춧가루 마늘 비늘 없는 고등어나 삼치 치자로 끝나는 생선인 갈치 준치 넙치 날치 한치와 과일 중 복숭아는 쓰지 않으며 수입보다는 국산과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른 나라의 추석을 살펴보자.


미국의 추석은  추수감사절로 11월 마지막 목요일부터 시작된다. 이날은 분가한 아들, 출가한 딸 ,외지에서 대학을 다니는 자녀 등 흩어져 있던 가족이 한데 모여 잔치를 여는데 음식은 칠면조를 중심으로 크랜베리소스와 호박파이로 이루어진다.


중국의 추석은 우리와 같은 날이다. 중추절(중치우지에)이라고 부른다. 중국인들은 이날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월병(위에빙)을 먹는다. 월병은 둥근달 모양을 형상화해 만든 것으로 8월15일에 밤 수박 배 감 등 둥근 과일 등과 함께 달에 제사지낼 때 함께 바친 뒤 가족 친지 이웃들과 나누어 먹으며 행복과 건강을 기원해주는 상징으로 사용해 오고 있다.


일본은 선조에게 제사를 지내는 오봉이 일본식 추석이다. 본래는 음력 7월15일 이지만 주로 양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편의상 8월15일로 정해 지내고 있다. 이날 가족 친척들과 함께 조상의 산소를 찾아 성묘를 하고 가정에서 불단을 청소한다. 그리고 저녁에는 불꽃놀이와 축제를 즐긴다.


러시아는 11월 8일 직전의 토요일, 러시아의 '성 드미트리 토요일' 이 바로  한국의 추석과 유사하다. 이날 러시아에서도 가까운 친척들끼리 모여, 햇곡식과 햇과일로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누며 조상에게 성묘를 지낸다. 주요 의식은 햇곡식으로 빚은 보드카를 한 잔씩 돌리며, 조상의 공적을 회상하는 것이다. 묘지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며, 새 들에게 햇곡식을 모이로 던져주는 풍습이 있다.

11월 1일 "투생" 이라 불리는 프랑스의 가을 명절이 바로 우리의 추석과 같은 날이다. 이날은  가톨릭 축일인 '모든 성인의 축일'이기도 하다. 이날 프랑스인들은 고인의 무덤에 꽃을 바치는 일을 꼭 한다. 우리가 성묘를 가는 것과 비슷하다. 이 날 파리의 페르 라셰즈, 몽마르트, 몽파르나스 등의 유명 인사들의 묘, 이름없는 묘등에는 꽃다발이 가득 쌓인다. 투생은  미국으로 건너가 '할로윈'이 됐다. 번역하자면 '모든 성인의 날의 전야' 로서 바로 미국에서 할로인 데이로 지내는 10월30일이다. 

스위스에 개혁파 교회에서는 9월, 독일의 복음주의 교회는 성 미카엘의 날(9월 29일) 다음 한 주간에 추수감사 행사를 가진다.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은 칠면조 요리를 먹는 등 미국과 비슷한데, 한 달 정도 빠른 10월 둘째 월요일에 추수감사절을 지킨다.


태국에서는 음력 8월 15일 하루동안 추석을 쇤다. 태국인들은 이날 '카놈찐'이라는 쌀국수를 먹는다. 소면과 비슷한 젖은 국수이다. 고등어같은 생선을 삶아 부순 뒤 육수를 만들어 거기에 쌀국수를 넣어 먹는다. 우리로 치면 추어탕이다. 


인도 추수감사제는 ‘퐁갈(Pongal)’이라는 명절을 지낸다. 10월부터 시작되는 우기 때부터 농사를 지어 3개월 정도가 지나야 첫 수확을 얻기 때문에 1월 중순쯤에 행사가 시작된다. 3일 동안 벌어지는 쌀과 사탕수수 수확에 대한 추수감사제이자 신년 축제이다. 태양신과 비의 신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농사를 지어준 소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이와 같이 다른 여러 나라들도 추석의 의미는 자연에 대한 감사와 고마움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함께하는 의미 인 것 같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 같기를 소망한다.

푸드투데이 양향자 칼럼니스트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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