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홍성욱 기자] "현재 한우산업은 한우 사육두수 증가를 우려, 경산우 도태 및 미경산우 비육 등 감축사업을 추진하는데, 일부 젖소 농가에서 수정란 이식으로 송아지 생산을 장려하고 있으니...사육두수 감축 기조와 역행한다."
일부 지자체 등에서 수정란 이식 지원사업을 통해 젖소에서 한우 송아지를 생산토록 장려하는 일이 늘자 한우농가가 뿔났다. 이는 한우농가의 경영상황을 악화시키고, 검증되지 않은 유전자로 한우 유전능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가격 폭락을 우려해 수년째 추진 중인 사육두수 감축 사업에도 역행한다는 주장이다.
수정란 이식은 초음파 장비를 활용해 한우 암소에서 채취한 난자를 체외에서 교배한 뒤 수정란을 다른 암소 자궁에 이식해 한우 송아지를 낳게 하는 방법이다. 낙농 관련 유관기관 및 지자체는 이렇게 생산된 수정란을 희망 농가에 공급하고 있다.
젖소에 한우 수정란을 이식하면 한우 개량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젖소 보다 값비싼 한우 송아지 생산이 가능해 낙농가들의 사업 참여가 매년 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검증되지 않은 유전자 이용으로 한우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무너지고, 한우 사육마릿수 증가로 가격 폭락을 야기시켜 한우농가의 경양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현재 한우 사육두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2021년 6월 기준 한우 사육두수는 338만 8000두이며, 이 중 가임암소는 158만 9000두다. 올해 6월 기준 정액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가 증가, 내년에 태어날 송아지가 늘어날 것을 보여준다.
특히 젖소에서 태어난 한우 송아지가 친자검정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을 경우, 한우 유전능력을 저하시키고 한우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는게 농가들의 주장이다. 수정란으로 생산된 송아지의 '친자검증 의무화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 때문이다.
한우농가들은 젓소의 수정란 이식으로 인한 한우 송아지 생산을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한우 농장주는 "낙농은 낙농으로 끝나야 하는데 낙농농가에서 한우를 개체도 없는 것을 수정란 이식을 해서 송아지를 생산한다면 그것이 한우인지, 젖소인지 불분명하다"며 "젖소는 젖을 짜서 수익 창출하고, 한우는 번식.비육을 통해서 수익 창출을 해야 하는데 젖소농가들이 너무 많이 개입하고 이름도 성도 없는 소를 갖다가 난소를 빼서 수정란 이식을 한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르 높였다.
그러면서 "현재 한우산업은 한우사육두수 증가 우려, 경산우 도태 및 미경산우 비육 등 감축사업을 추진하는데 일부 젖소 농가에서 수정란 이식으로 송아지 생산 증가 우려된다"면서 "낙농 관련 유관기관 및 지자체에서 젖소 수정란 이식 지원사업 시행중으로, 사육두수 감축 기조와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우농가에게는 수많은 부정적인 영향, 시장교란.경영악화.소비자 신뢰도 저하 등으로 절대 추진돼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우농가들은 수정란 이식을 동일축종간만 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과 유관기관 및 지자체에 한우수정란 이식 사업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전국한우협회에는 수정란 이식 관계자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수정란 등록 및 이식 기준’을 만들어서 한우에만 수정란 이식이 될 수 있도록 대안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충주시 금산면에서 한우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봉규 농장주는 "한우 농가들은 한우 사육 감축을 위해 미경산우 비육을 하고 있다. 그런 시점에서 수정란 이식으로 젖소에서 한우를 생산해 한우농가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한우는 한우, 젖소는 젖소. 수정란이식은 꼭 동일 축종에게만 하도록 관리·감독을 해주시길 정부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