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TV 인터뷰] 원순식 대표 "한우 이용 할랄도시락.버거.설렁탕으로 무슬림 입맛 잡겠다"

  • 등록 2019.04.24 18: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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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코리소스, 국내 최초 한우 할랄인증 받아...중동 수출시장 교두보 마련
"국내 도축장 70~90% 소.돼지 병행, 소만 도축하는 도축장 찾기 가장 힘들어"
"유튜브.SNS에 잘못된 도축 정보 많아, 현대화 시설에서 깨끗하고 안전하게 도축"
할랄 가공식품 개발 박차..."3~4개월 내 20가지 종류 할랄 가공식품 선보일 것"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우리 한우의 맛에 엄지를 치켜올리며 연신 '맛있다'를 외쳤다.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한우 숯불구이였다."


최근 강원도 춘천 남이섬에서 열린 할랄 한우고기 시식회에서 국내 최초 할랄 한우고기가 선보였다. 이날 시식회에 초청된 이슬람권 외교관들은 한우 맛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의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위해 메이코리소스 원순식 대표는 밤새 한 잠도 못 잤다고 했다. 그간의 노력이 평가를 받는 날이니 만큼 긴장도 컸던 것이다.

 
지난 18일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메이코리소스 사옥에서 원순식 대표를 만났다. 원 대표는 국내 최초 한우 할랄인증을 받았다. 그는 이번 할랄인증을 위해 5년여 간을 노력했다고 했다. 

할랄은 '신이 허락한 것'이라는 뜻의 아랍어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이 먹고 사용할 수 있게 허용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할랄산업은 과거 식음료 분야에서 최근에는 의약품, 화장품, 호텔, 관광 등 전 산업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할랄 시장 규모는 약 2조 달러에 달하고 2022년에는 3조 달러를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한우 할랄인증은 우리의 한우를 중동 국가와 할랄 시장으로 내다 팔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원 대표의 할랄사업 시작은 화장품이었다. 그는 5년 전부터 K뷰티의 인기를 실감하고 무슬림시장에 공략하기 위해 할랄인증 시스템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 자킴(JAKIM)을 방문하고 말레이시아를 기반으로 할랄 사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쇠고기를 접한 것이 오늘 날의 할랄 인증까지 이끌어 냈다.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유통되는 쇠고기를 접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 말레이시아는 쇠고기 자급율이 낮아 외국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이다. 주로 호주와 뉴질랜드산 육류와 태국이나 인근 국가에서 생산되는 육류를 주로 먹는데 이 과정에서 그 소고기들이 너무 질이 떨어지고 맛이 우리 한우에 비해 떨어진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우리 한우를 이 나라에 수출하면 어떨까 생각한게 계기라면 계기가 됐다."

사업의 박차를 가한 것은 일본의 '와규'였다. 그는 "일본의 ‘와규’가 자킴의 인증을 받아 말레이시아로 수출되는 것을 보고 더 이상은 고민하고 연구만 할 것이 아니라 무슬림 시장이 와규로 점령되기 전에 빨리 서둘러야 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도축장을 정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원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이슬람의 입지는 매우 취약하고 더군다나 돼지를 금기시하는 무슬림들이 인정할 수 있는 도축장을 찾는 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며 "소만 도축하는 도축장을 찾는다고 해도 도축장 사장님의 의지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3년을 조용히 찾아다니며 확인했고 사장님을 설득했다"고 그간의 노력을 전했다. 그야말로 사업가의 의지가 절실히 필요했던 부분이었다.

무슬림들은 돼지를 금기시하기 때문엔 소를 도축해도 돼지 도축을 병행하거나 과거 이력이 있으면 할랄 도축장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국내 도축장의 70~90%는 소와 돼지 도축을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할랄이란게 아직 우리나라 정서와는 동떨어진 분야이고 과거 수차례 할랄산업육성에 대한 정부 시책이 있었어도 성공하지 못한 것이 할랄 산업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할랄 도축장을 찾고 이 시설을 할랄 규정에 맞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정말 힘든 과정이였다."

축산물의 할랄 인증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도축과정이기 때문에 그에 맞는 도축장을 찾는 일은 할랄사업에 있어 절대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도축을 함에 있어서 꾸란이 정한 방법대로 하는 도축하는가를 검증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무슬림들은 기절한 상태에서 도축을 금하고 있다"며 "도축과정에서 소나 양이 고통이 없어야 된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SNS) 등에서 도축 방식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많다"면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도축을 하고 있지만 현대화 사회에서 전통적인 도축방법만을 고수한 것이 아니라 현재는 해썹(HACCP) 시설이 갖추고 해당 국가법에 따라 깨끗하고 안전한 시설에서 도축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별, 국가별로 다소의 차이는 두고 있다고 했다. "가령 공기압에 의한 기절상태를 중동지역은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말레이시아 자김(JAKIM)이나 한국이슬람중앙회(KMF) 등은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핵심사항등에 대한 확실한 방법과 시설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도축시설내 할랄위원회 조직을 구성하고 할랄보증시스템규정을 만들어 준수해야 한다. 이를 매년 또는 격년단위로 인증기관들이 검증한다."

그렇게 힘들게 할랄 인증을 받은 한우가 선보인 그 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 9일 강원도 춘천 남이섬에서 열린 국내 최초 할랄 한우고기 시식회에 초청된 이슬람권 외교관들이 한우 맛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원 대표는 "행사에 참여한 외교단은 11개국 30여명정도 되는데 이들 모두 한우의 맛에 엄지를 치켜세우며 그 자리에서 구입문의를 하기도 했다며 "냉동돼 수입되는 외국산 할랄 육류를 먹다가 한국인들도 최고라고 느끼는 한우를 즉석에서 구워먹을 수 있었으니 그들의 반응은 아마도 상상이 될 것이다. 행사이후에도 개별적으로 연락이 와서 유통방법과 가격에 대한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원 대표의 앞으로 행보는 어떻게 될까. 그는 할랄 한우를 이용한 국내에서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수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생육을 바로 해외로 수출한다는 것은 국가간의 검역협정단계와 물류, 대상국 할랄인증 체계 등 확인하고 검증해야 될 사안이 매우 많다. 하지만 이번 KMF인증이 중요하다는 것이 바로 수출을 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에 쇠고기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본국 자킴(JAKIM)의 할랄인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대해 그는 "자킴(JAKIM)의 경우 일단 수출국의 할랄인증기관에 의한 할랄인증을 먼저 살펴본다. KMF는 JAKIM이 지정한 한국의 해외인증기관으로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며 "한국과 말레이시아간의 검역협정이 체결된다면 JAKIM의 인증을 받아 수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할랄 한우를 이용한 가공식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 대표는 "생육의 수출은 국가간의 검역협정같은 내용들이 있어서 이는 사기업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정부에서 해결해야 될 사안도 있다"면서 "이 기간 동안 멈추는 것이 아니라 가공식품의 개발을 통한 내수와 수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메이코리소스는 국내 중견 식품제조업체 2~3곳과 협의를 진행, 올 상반기 안에 국내 할랄 인증된 가공식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들 제품이 출시되면 해외시장을 공략하며 수출에 필요한 해외인증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2017년도 한국관광공사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무슬림 관광객이 100만명 이상이다. 그런데 그들이 한국에 왔을 때 먹을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다"며 "한우를 이용한 할랄도시락, 할랄버거, 할랄설렁탕, 레트로트식품 등을 15~20가지 종류의 제품을 3~4개월 안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판매처는 강원 춘천의 대표 관광지인 남이섬과 전국 휴양지의 호텔, 리조트 등이다. 남이섬은 할랄 인증 식당과 기도실 등이 갖춰져 있어 많은 무슬림들이 찾는 곳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우는 정말 세계 어느 시장에 내놓아도 맛과 품질에서 비교대상이 없을 정도로 우수한 우리의 자랑이고 자원이다. 가격이 비싸서 수출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수출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 것이 중요하다"라며 "메이코리소스는 무슬림 시장을 타켓으로 수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비 무슬림 국가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맛과 품질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축산업에 매진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일본의 ‘와규’가 저렴해서 외국으로 수출되고 호평 받는 것이 아니다. 자부심에서 나오는 충분한 연구와 마케팅 계획과 수출을 하기 위한 자국내 기반을 차근차근 마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축산업 종사자분들도 우리 한우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의 자랑‘한우’을 키워내 주신다면 저와 같은 기업인은 이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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