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 용산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김유석 씨는 최근 주류 도매상으로 부터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문자 내용은 "4월 4일부터 오비맥주의 인상이 실시되면서 롯데주류도 함께 인상될 예정이니까 참고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오비맥주의 맥주 제품 가격이 결정되면서 롯데주류와 하이트진로도 가격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다음달 4일부터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맥주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오비맥주 출고가 인상은 2016년 11월 이후 약 2년 5개월만이다.
인상이 결정 됨에 따라 카스 병맥주 500㎖는 기준 출고가가 1147원에서 1203.22원으로 56.22원(4.9%) 오를 예정이다. 카스의 출고가격 인상으로 판매 가격 역시 줄줄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식당과 업소 등에서는 평균 4000~5000원대에 팔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격인상이 시행될 시 업소용 맥주 가격이 6000원대 까지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주요 원·부자재 가격과 제반 관리비용 상승 등 전반적인 경영여건을 고려할 때 출고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원가 압박이 가중되고 있지만,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인상 폭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2년 사이 페트병 가격은 65%, 알루미늄은 25%가 올랐으며, 수입 보리 역시 지난해 대비 31%나 올랐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가격인상을 결정한 것에 대해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당장은 가격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식입장만 나오지 않았을 뿐 이미 주류 도매상들에게는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내용이 통보된 상황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맥주 사업이 오랜시간 적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면서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가 가격을 올린 만큼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도 순차적으로 가격인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