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구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은 지난 21일 푸드투데이 황창연 발행인과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작년 한해는 식품업계 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걸쳐서 국내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국내에서는 동반성장, 갑을 관계 등 경제민주화로 바람이 거세게 불었고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수출 실적이 저조했다"고 지난해를 평가했다
특히 최근 정부가 물가 관리에 비상을 걸면서 서민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가공식품이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식품산업은 영업이익률이 낮은 대표적인 분야로 유업계는 2% 안팎이고 다른 식음료 업체들도 5%를 넘는 곳이 드물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소비자의 소비 욕구가 식료품 같은 필수적 지출보다 교통·통신·교양·오락 등의 선택적 지출 쪽에서 더 커지고 있다. 소비자 물가지수에서 품목별로 가중치 산정을 하는데 식품 부분은 줄어들고 있다"며 "이는 물가 변동에 대한 영향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단순히 원재료가격의 평균 추정치만으로 생산원가를 계산해내는 건 왜곡을 부를 수 있다"면서 식품업계의 입장을 대변했다.
유통과정상 변질 가능성이 높고 유통기한이 짧아 반품으로 인한 유통 물류비의 부담이 큰 식품업종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제조원가 이외에 유통업체의 납품가격 인하 요구, 유통 물류비용, 식품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 확대 등에 대해서도 소비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협회는 지난해 '식품산업계 현안 및 정책 건의사항'이라는 정책자료를 만들어 식품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규제관련 정책에 대해 개선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를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신호등 표시제'나 '유전자재조합식품의 표시제' 등 관련 사항의 문제점과 개선사항을 심층 분석해 업계를 대변하는 역할을 했다.
신호등 표시제는 비만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당류, 지방, 포화지방, 나트륨 함량수준을 어린이가 알기 쉽도록 색깔로 표기하는 제도다. 비중이 높아질수록 녹, 황, 적색으로 표기된다. 정부는 신호등 표시제를 ‘권고’에서 ‘의무’ 조항으로 강화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적정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몇 년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 회장은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우유도 신호등 표시제를 적용하면 빨간 신호등을 얻게 된다"며 "식품에는 여러가지 성분이 들어 있는데 신호등 표시제는 영양표시의 지나친 단순화로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식품선택을 위한 판단 근거가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높다"면서 신호등 표시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GMO표시 확대 역시 모든 GMO식품을 검사할 수 없고 현실적으로 사후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산업계, 소비자단체, 학계 등 폭넓은 의견 수렴과정을 거친 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박 회장은 "올해 식품시장도 지난해와 비슷한 50조원대 수준으로 정체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식품업체들은 국내보다는 해외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해 중국과 러시아,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로 진출해 내수 중심의 기업에서 수출기업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지화를 비롯해 중소 협력기업들과도 동반진출을 추진해 해외 시장 활성화와 글로벌 동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출액 150조원을 상위하는 네슬레가 매출의 80%이상을 유럽을 제외한 해외 매출에서 달성하며 식품업계의 현지화의 성공모델로 손꼽히듯 국내 매출이 한정돼 있는 국내 식품기업들은 해외 현지화를 통한 해외진출에 주목해야 한다"며 "최근 K-POP 열풍을 통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까지 한국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신흥국을 중심으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창조적 인재육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인구 한국식품산업협회장과의 일문일답.
- 2014년 중점 사업은.
먼저 산업계에서 보면 올해 식품업계를 비롯한 산업계의 화두는 동반성장일 것이다. 대외적으로 협회가 주도하여 식품업계의 올바른 동반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호 소통과 협력을 통하여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다.
정부에서도 중소기업에 제품개발과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예산을 편성하여 영세기업에서 중소기업,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을 도와주는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협회도 이런 상생을 위한 동반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를 운영하여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적재적소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직원들에게 쾌적한 근무 환경 제공 및 사무공간 확보를 위해 한국식품연구소 사옥 확보와 청도연구소 경영합리화를 통한 활성화 방안이다. 한국식품연구소는 우리나라 제1호 민간 식품위생검사기관이라는 자부심으로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검사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소의 공간적 제약으로 인해 최신 검사 장비들을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어 연구소 이전 준비를 하고 있다. 관련 TF팀을 구성하여 다각도로 분석하고 최적의 조건을 가진 장소를 찾고 있다. 청도연구소도 올해부터는 식약처의 모니터링 사업이 종료되어 재정적인 지원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수익이 발생할 수 있을 때까지 서울 본소와 유기적으로 인력 파견 및 업무 교류를 통해서 서울본소만큼의 분석 능력을 끌어 올릴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계획이다.
- 내수경기 부진과 갑을 논란으로 지난해 식품업계가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 전망은.
작년 한해는 식품업계 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걸쳐서 국내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국내에서는 동반성장, 갑을 관계 등 경제민주화로 바람이 거세게 불었고,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수출 실적이 저조했다.
올해 경기도 지난해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을거란 전망이 지배적이고, 장기불황과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다. 전문 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들에 따르면 식품업계는 내수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한다. 올해 식품시장도 지난해와 비슷한 50조원대 수준으로 정체 양상을 보일 것이다.
따라서 식품업체들은 국내보다는 해외시장 진출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중국과 러시아, 동남아시아를 비롯하여 전 세계로 진출하여 내수 중심의 기업에서 수출기업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현지화를 비롯하여 중소 협력기업들과도 동반진출을 추진하여 해외 시장 활성화와 글로벌 동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1~2인 가구의 증가와 출산율 저하 등의 사회적 트렌드에 맞춰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즉석조리식품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3년간 약 2배로 성장하면서 시장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렇듯 내수시장보다는 해외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사회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면서 그에 맞는 제품 출시나 마케팅이 도입될 전망이다.
- 식음료업계가 물가인상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데 합리적인 식품가격정책은.
최근 소비자단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생산원가 공개 등 식품업계가 물가인상의 주범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식품업계는 이러한 과도한 주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식품업계는 영업이익률이 낮은 대표적인 분야로 유업계는 2% 안팎이고, 다른 식음료 업체들도 5%를 넘는 곳이 드물다.
소비자의 소비 욕구가 식료품 같은 필수적 지출보다 교통·통신·교양·오락 등의 선택적 지출 쪽에서 더 커지고 있다. 소비자 물가지수에서 품목별로 가중치 산정을 하는데 식품 부분은 줄어들고 있다. 물가 변동에 대한 영향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증거이며, 단순히 원재료가격의 평균 추정치만으로 생산원가를 계산해내는 건 왜곡을 부를 수 있다.
유통과정상 변질 가능성이 높고, 유통기한이 짧아 반품으로 인한 유통 물류비의 부담이 크다는 식품업종의 특성 및 소비자가격 중 제조원가 이외에 유통업체의 납품가격 인하 요구, 유통 물류비용, 식품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 확대 등에 대해서도 소비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며, 식품업계도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가격상승을 억제하고 피나는 원가 절감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소비자들이 인정해 주길 바란다.
- 글로벌 식품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조건은.
세계 식품 산업은 년 평균 약 4%대의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매출 규모로 IT, 철강보다 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세계 시장 성장에 힘입어 국내 식품 수출액도 매년 증가하여 13년 기준으로 약 57억 2000만 달러(신선농산물 포함_가공식품은 45억 4000만 달러)를 달성하였으며, 이러한 성장추세는 국내 식품업체들의 해외 진출 가속화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매출액 150조원을 상위하는 네슬레가 매출의 80%이상을 유럽을 제외한 해외 매출에서 달성하며, 식품업계의 현지화의 성공모델로 손꼽히듯 국내 매출이 한정되어 있는 국내 식품기업들은 해외 현지화를 통한 해외진출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K-POP 열풍을 통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까지 한국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신흥국을 중심으로 해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창조적 인재육성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글로벌 중소기업 간담회’에서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FTA 영토가 훨씬 넓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FTA를 적극 활용하여 시장을 개척하고 제조업을 넘어 문화콘텐츠, 농수산식품, 서비스 등으로 수출 분야를 확대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식품업계의 적극적인 FTA 대응강화를 통한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역량 향상을 위한 정부지원이 어느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 불량식품 4대악 지정 등 정부의 식품정책에 대해.
작년은 정부조직개편 등으로 식품산업의 위상이 한층 격상된 한해였다. 안전에 관한 업무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진흥과 관련된 업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맡게 되면서 식품안전과 진흥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정부기관들의 출범으로 식품산업이 더욱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2014년 식약처는 먹을거리 안전관리 강화와 불량식품 근절을 위해 지난해보다 40%증가한 예산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식품안전관리에만 치중하여 식품진흥업무가 다소 약해지는 것이 아니냐라는 걱정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협회는 식품안전과 식품진흥의 정책들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부 부처 간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하여 식품업계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다.
- 신호등 표시제, GMO표시 확대, 나트륨 신호등 표시제 어떻게 생각하나.
작년 4월 협회에서는 '식품산업계 현안 및 정책 건의사항'이라는 정책자료를 만들어 식품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규제관련 정책에 대해 개선의 목소리를 담았다. 표시․용어 개선 관련하여 신호등 표시제나 유전자재조합식품의 표시제 관련 사항과 안전제도 합리화에 관련하여 현황과 문제점 및 개선사항을 심층 분석하여 정책입안자와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업계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신호등 표시제는 영양표시의 지나친 단순화로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식품선택을 위한 판단 근거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GMO표시 확대는 모든 GMO식품을 검사할 수 없고, 현실적으로 사후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산업계, 소비자단체, 학계 등 폭넓은 의견 수렴과정을 거친 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대담: 황창연 발행인, 정리: 황인선 기자, 영상.사진: 류재형 기자>
한국식품산업협회(회장 박인구)는 식품산업의 발전과 식품위생의 향상을 도모해 식품제조업체 상호 간의 이익과 국민보건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로 현재 120여개의 회사가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지난 1969년 10월 사단법인 한국식품공업협회로 창립된 후 1986년 5월 식품위생법 제52조에 근거해 법정단체로 전환했다. 같은 해 부설 한국식품연구소를 설립했다. 2012년 2월 현재의 한국식품산업협회로 이름을 바꿨다.
박인구 회장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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