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유전자변형(GM) 작물 재배 금지가 12년만에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13일 GM 작물 재배 허용 결정권을 각 회원국에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번 제안이 확정되면 GM 작물을 대상으로 하는 EU 차원의 보건.환경 영향 평가가 없어지고 해당 작물에 대한 허용 여부는 각국이 결정하게 된다.
EC는 스페인 등 GM 작물 재배를 원하는 국가는 이를 허용하게 되는 반면 그렇지 않은 나라는 사회경제적 또는 문화적 요인 같은 비과학적인 이유를 내세워 현재보다 더 쉽게 재배를 금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C 관계자는 "지금도 각국이 결정할 수는 있지만, 현재 EU 차원에서 운영하는 승인 절차보다 더 유연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는 GM 옥수수가 처음 개발된 1998년 이래 찬반 논란이 해소되지 않아 재배 허용이 불투명한 상태였다.
오스트리아와 불가리아, 독일, 그리스, 헝가리, 아일랜드, 룩셈부르크는 GM 재배를 금지한 반면 스페인과 스웨덴, 네덜란드, 체코공화국, 영국은 찬성하는 입장이다.
환경단체들은 EC의 GM 재배 정책 변화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지구의 친구들'(FOE) 유럽지부의 뮤트 쉼프스는 "겉보기에는 회원국에 GM 재배 금지 권한을 부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럽의 땅을 GM 작물에 열어준 조치"라며 "개별 국가가 작물 재배를 금지하려고 해도 작물 기업에 고용된 변호사들이 법정에서 취약한 법적 근거를 공격해 이를 뒤집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쉼프스는 또 "모든 유럽의 농부들은 GM 종자의 오염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GM 찬성 측에서도 이번 조치가 불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GM 기술 로비 단체인 유로파바이오(EuropaBio)의 카렐 뒤 마르시 사르바스는 "이번 의안이 선택의 자유라는 기본적인 원리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많은 경우 농부가 GM 작물을 재배할 권리를 완전히 뺏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Copyright @2002 foodtoday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