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유전자변형식품(GMO) 완전표시제’가 품목별로 시차를 두고 도입된다. 당장 올해 말부터 간장류에 ‘유전자변형’ 표기 의무화가 시작되며, 설탕과 식용유 등은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말부터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전자변형식품 등의 표시기준' 개정안을 27일 행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최종 제품에서 유전자변형 DNA나 단백질이 검출되지 않더라도 원재료가 GMO라면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행 제도는 식품용으로 승인된 유전자변형농축수산물을 원재료로 사용하더라도 최종 제품에 유전자변형 DNA 또는 단백질이 남아 있는 경우에만 GMO 표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은 원재료가 GMO인 경우, 제조·가공 과정에서 DNA나 단백질이 소실됐더라도 표시를 의무화한다. 표시 문구는 “유전자변형식품”, “유전자변형 ○○ 포함”, “유전자변형 ○○ 포함 가능성 있음” 등으로 명시된다.
대상 식품군은 ▲간장(한식간장·양조간장·산분해간장·효소분해간장·혼합간장 등) ▲당류(설탕·물엿·올리고당·포도당·과당, 덱스트린, 당류가공품 등) ▲식용유지류(대두유·옥배유·카놀라유·면실유·혼합식용유·마가린 등)다.
다만 현장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간장은 2026년 12월 31일부터 즉시 적용하고, 시설 개보수와 원재료 확보 준비가 필요한 당류와 식용유지류는 2027년 12월 31일부터 시행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식품용으로 수입 승인된 유전자변형농축수산물은 ▲대두(콩) ▲옥수수 ▲면화 ▲카놀라 ▲알팔파 ▲사탕무 등 6종이다. 국제 기준에 따라 독성, 알레르기, 영양성 등을 포함한 엄격한 안전성 심사를 거쳐 승인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GMO 농산물을 자체 생산하지 않으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소비자 관심이 높은 참기름과 올리브유는 식용유지류에 해당하지만 원재료인 참깨와 올리브가 GMO 승인 품목이 아니어서 실질적인 표시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당류·식용유지류는 GMO 원재료와 Non-GMO 원재료를 구분해 보관·제조해야 한다. 이에 따라 별도 저장시설 확보, 제조라인 구분, 증빙서류 관리 등 설비 개보수가 필요하다. 식약처가 시행 시기를 1년 유예한 배경도 이 같은 현장 부담을 고려한 조치다.
특히 간장, 당류, 식용유지류는 고도 정제 과정을 거쳐 최종 제품에 GMO 성분이 남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사후관리는 ‘원재료 기반 관리’ 방식으로 이뤄진다.
식약처는 최종 제품이 구분관리 제조됐다는 증명서와 함께 ▲구분유통증명서 ▲정부증명서 ▲시험검사성적서 등 원재료 관련 증빙자료를 통해 표시 적정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간장·당류·식용유지류는 그간 소비자·시민단체가 GMO 표시 확대를 지속 요구해 온 품목이다. 2020년부터 운영된 ‘GMO 표시강화 실무협의회’에서 업계·학계·소비자단체가 참여해 확대 방안을 논의해 왔다.
식약처는 “전문가와 이해관계자의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된 개정안”이라며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합리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4월 30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된다. GMO 완전표시제가 본격 시행되면 국내 식품 표시제도의 큰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