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매년 봄 식음료 업계를 물들였던 '핑크빛' 벚꽃 마케팅이 저물고, 그 자리를 강렬한 '그린(Green)'과 '퍼플(Purple)'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말차의 초록빛과 새로운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우베(Ube)의 보랏빛이 올봄 식품업계의 컬러 지형을 재편하는 모습이다.
과거 봄 시즌 한정 메뉴에 그쳤던 말차는 이제는 커피, 초콜릿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류 맛 카테고리'로 성장했다. 고급 녹차를 미세 분말 형태로 가공한 말차는 특유의 쌉싸름한 풍미와 함께 건강 이미지를 동시에 갖춘 원료로 평가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장세는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모더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말차 시장 규모는 약 39억 1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2031년까지 연평균 6.47%의 안정적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말차는 100g당 17.3g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항산화 성분인 카테킨(EGCG),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L-테아닌 등을 포함하고 있어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를 트렌드와 맞물려 소비자 선호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국내 식품기업들의 '말차 파상공세'도 본격화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빈츠', '몽쉘'에 이어 '카스타드', '가나 랑드샤', 'ABC초코쿠키', '칙촉' 등 총 7종의 말차 디저트 라인업을 구축하며 시장 굳히기에 나섰다.
오리온 역시 ‘초코송이 말차’를 한정판에서 상시 제품으로 전환하며 말차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출시 당시 단기간 완판을 기록하며 MZ세대 중심으로 큰 반응을 얻었다.
음료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롯데칠성음료는 제주산 말차를 활용한 ‘실론티 말차 라떼’를 출시하며 티 음료 라인업을 확장했고, 롯데웰푸드는 제주산 말차가루와 파스퇴르 원유를 결합한 가공유 ‘제주말차라떼’를 선보이며 RTD 시장 공략에 나섰다. 빙그레 역시 ‘왕실말차’를 출시하며 말차 음료 제품군 확대에 가세했다.
이처럼 말차 열풍의 배경에는 ‘건강성’과 ‘기능성’ 이미지가 자리한다. 항산화 효과와 식물성 원료로서의 가치가 부각되며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기능성 식재료’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SNS 중심의 ‘비주얼 소비’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선명한 녹색 컬러는 사진 콘텐츠 확산에 유리한 ‘비주얼 푸드’로 자리 잡으며, 디저트와 음료 시장 전반에서 활용도가 확대되고 있다.
말차와 함께 올해 봄 트렌드를 이끄는 또 다른 축은 ‘우베(Ube)’다.
우베는 동남아시아에서 재배되는 보라색 참마로, 은은한 단맛과 바닐라 향이 특징이다. 안토시아닌 등 항산화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과 함께 강렬한 보랏빛 색감으로 SNS에서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도입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투썸플레이스는 국내 카페 프랜차이즈 최초로 우베를 도입, 시그니처 메뉴인 '아박(아이스박스)'을 재해석한 '우베 아박'과 음료 3종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 노티드(Knotted)는 우베 커스타드를 활용한 도넛 2종과 '크림 우베 말차 라떼' 등 음료 4종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보랏빛 트렌드’ 확산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우베를 ‘말차 이후 가장 강력한 차세대 디저트 원료’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색감과 기능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점에서 글로벌 확장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핵심을 ‘소비 트렌드 구조의 진화’에서 찾는다.
과거 봄 시즌 메뉴가 ‘벚꽃·딸기’ 중심의 감성 마케팅에 집중됐다면, 현재는 ▲건강(헬시플레저) ▲비주얼 ▲SNS 확산성을 결합한 복합 전략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색 대비'가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말차의 ‘딥 그린’과 우베의 ‘진보라’는 함께 배치될 경우 강렬한 시각적 대비를 만들어내며, 이른바 ‘인스타그래머블(Insta-worthy)’ 소비를 자극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부드러운 파스텔톤의 핑크가 대세였다면 현재는 시선을 즉각적으로 사로잡는 고채도 색상이 중심”이라며 “말차는 맛과 건강, 비주얼을 동시에 충족하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