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시작했는데”…백종원 프랜차이즈, 신뢰 추락에 점주들 ‘멘붕’

  • 등록 2025.04.30 17: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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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햄’ 등 잇단 논란에 매출 20~50% 급감…점포 양도도 거절당해
“권리금 포기해도 못 팔아…가맹점주만 벼랑 끝 몰려”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양도하려고 내놨는데, 백종원 프랜차이즈라고 하니까 중개업체에서 손사래를 쳤어요. 권리금은 고사하고 월세 내기도 빠듯합니다.”

 

최근 더본코리아(대표 백종원)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백종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다. 가맹점 매출은 급감하고, 일부 점주는 가게를 내놓아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퇴로조차 막혔다고 토로하고 있다.

 

지난 27일 유튜브 채널 ‘아라보쟈’에는 “백종원 프랜차이즈 가맹점 점주입니다. 죽고 싶네요”라는 제목의 제보 메일이 공개됐다. 제보자는 “매출이 20~50%까지 줄었고, 권리금을 포기해도 가게를 넘기기 어렵다”며 “양도양수 업체에서도 백종원 브랜드는 어렵다며 거래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실제 온라인 점포 직거래 플랫폼 ‘아싸점포거래소’에 따르면, 4월 29일 기준 등록된 빽다방 점포 매물만 26곳에 달한다. 개인 간 거래, 중개사무소 경유 매물까지 포함하면 실거래 매물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빽햄’부터 블랙리스트까지…흔들리는 소비자 신뢰


더본코리아는 현재 ‘빽다방’, ‘홍콩반점’, ‘역전우동’ 등 25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2024년 사업보고서 기준 16개 브랜드에서 점포 수가 줄었으며, ‘고속우동’, ‘퀵반’, ‘백철판0410’은 전국 가맹점 수가 0곳이다. ‘낙원곱창’은 직영점 1곳만 남아 있다.

 

올해 초부터는 ▲‘빽햄’ 선물세트 성분 논란, ▲농지법 위반, ▲실내 고압가스 조리, ▲원산지 표기 오류, ▲내부 블랙리스트 의혹 등 연이은 구설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며 브랜드 이미지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코스피에 상장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불과 반 년 만에 ‘브랜드 신뢰 하락’이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일부 가맹점주는 자진 폐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리스크가 프랜차이즈 전체에 악영향을 끼친 사례는 과거에도 반복돼 왔다.

 

분식 브랜드 ‘김가네’는 창업주 김용만 회장이 성폭력 혐의와 횡령 의혹에 휘말리며 가맹점주들의 피해를 야기했다. 대표 교체와 불매운동 조짐 속에서도 오너는 다시 경영에 복귀해 내분을 야기했고, 일부 점주는 자발적으로 간판을 내렸다.

 

피자 프랜차이즈 ‘미스터피자’ 역시 창업주 정우현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한 사건 이후 소비자 불매운동에 직면했고, 400곳을 넘던 가맹점 수는 2022년 183곳으로 줄었고, 매출도 급감해 사업부 분할과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빅뱅 멤버 승리가 만든 라면 프랜차이즈 ‘아오리의 행방불명’도 대표적인 사례다. 버닝썬 사태로 브랜드가 타격을 입으며 매장 수가 10여 개로 축소됐다. 초기 50곳 이상이던 국내외 매장은 폐점이 줄을 이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산업은 브랜드 이미지와 오너의 신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오너 리스크는 곧장 매출 하락과 거래 단절로 이어진다”며 “가맹점주 보호를 위해 위기 시 브랜드 계약 해지, 손실 분담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예비 창업자들 사이에서도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창업을 고려 중인 30대 A 씨는 “아무리 잘나가는 브랜드라도, 대표자 한 사람의 문제로 모든 걸 잃을 수 있다는 게 무섭다”며 “앞으로는 브랜드 인지도뿐 아니라 본사의 투명성, 위기 대응 능력까지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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