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프랜차이즈 제국 더본코리아가 흔들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주력 브랜드 ‘빽다방’의 위기가 있다. 빽다방은 더본코리아 전체 매출의 약 40%를 책임지고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소비자 선호도와 브랜드 신뢰도 모두 흔들리며 정체기를 맞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4642억 원, 영업이익은 360억 원(영업이익률 7.8%)이었다. 이 중 3971억 원(85.5%)은 가맹사업 매출이었고, 상품 매출(식자재 등)은 2953억 원(63.6%)에 달했다. 직영점 매출은 210억 원으로 전체의 4.5%에 불과하다.
더본코리아는 총 25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 중이나, 3066개 매장 중 1712곳(55.8%)이 빽다방이다. 사실상 ‘빽다방 의존형 구조’다.
그러나 빽다방의 최근 실적은 심상치 않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4월 4주차 기준 메가커피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는 147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빽다방은 44만 명에 그쳤다. 컴포즈커피(36만 명)에도 근접당하며 추격을 허용한 상태다.
매장 수 확대 속도에서도 빽다방은 한발 뒤처지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1월 말 3469곳에서 4월 초 3649곳으로 180개 매장을, 컴포즈커피는 같은 기간 2579곳에서 2869곳으로 290곳을 늘렸다.
반면 빽다방은 정체를 겪는 가운데 이탈 조짐도 보이고 있다. 상가 매물 플랫폼 ‘아싸점포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빽다방 매물은 전국 기준 28곳으로 전체 점포 대비 1.5%에 달한다. 메가커피는 단 1곳, 컴포즈커피는 27곳이 매물로 등록돼 있다.
가맹점주의 부담도 상대적으로 크다. 빽다방의 월 로열티는 25만 원으로, 메가커피(15만 원), 컴포즈커피(20만 원)보다 높다. 점포당 평균 매출은 2021년 이후 하락세다.

설상가상 최근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구설과 표시 위반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에도 균열이 생겼다. 일부 제품의 원재료 표기 오류와 위생 논란 등은 경찰 수사로까지 번지며 소비자 신뢰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에 더본코리아는 지난 2일 전국 가맹점에 3개월간 로열티 전면 면제를 포함한 약 50억 원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3066개 점포에 나눠보면 점포당 166만 원 수준에 불과해 실효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나온다.
이 조치는 가맹점에 직접적인 현금이 지급되는 구조가 아니며, 지원금 총액은 더본코리아의 2024년 이익잉여금(1396억4700만 원)의 3.57%에 불과하다. 업계 안팎에서는 “형식적인 수혈일 뿐 브랜드 구조 자체에 손을 대지 않으면 위기는 반복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본코리아는 본가,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등 25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지만 실질적인 매출 견인은 빽다방에 집중돼 있다. 다변화된 브랜드 포트폴리오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인지도와 매출력에서 ‘빽다방 원브랜드 체제’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본코리아는 겉보기엔 브랜드가 많지만 매출 구조는 취약하다”며 “브랜드 다각화, 상품 차별화, 소비자 신뢰 회복 없이는 중장기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