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달 넘도록 사실확인조차 못해
최근 연이어 보도로 조류독감에 대한 일반인들의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 태국서 수입된 가열닭고기 중‘비정상적인 물량’이 수입됐을 가능성 있다는 주장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주장이 제기될 당시 그 자리엔 관련 공무원이 둘씩이나 동석해 있었던데다, 국민건강과 직결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한달이 훨씬 지난 현재까지 사실확인조차 못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의 주장은 지난달 10일 한국양계협회 회의실에서 열린‘국산닭고기소비확대방안을 위한 좌담회’에서 제기됐다.
이날 좌담회서 (주)체리부로 김인식 회장은 “정부가 지정한 (한곳의) 가열처리 가공공장의 경우 1주일에 3콘테이너 밖에 생산되지 않아 7월20일부터 8월7일까지 100%작업한다 해도 45톤 정도밖에 생산되지 않는데 실제 같은 기간에 350톤이상이 수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는 해당공장이 가공공장으로 인정받기 전에 만든 물량을 수출했거나 다른 공장에서 가공한 물량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인 즉, 국내서 인증한 태국내 작업장(총7개) 중 한곳에서 수입된 물량이 그 작업장이 생산할수 있는 물량보다 무려 700%가 넘게 들어왔으니, 방역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지난 7월 가축방역협의회위원 자격으로 태국내 작업장을 직접 방문한 바 있으며 육계에 관한 전문가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한편 이 자리엔 좌담회 참석자로 이재용 과장(농림부 축산경영과)과 이길홍 과장(국립수의과학검역원 검역검사과)이 동석해 있었다. 그러나 국민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임에도 한달 보름이 다 돼가도록 이들은 사실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용 과장은 19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최근 워낙 많은 좌담회를 다니다 보니 그 좌담회에서 무슨 이야기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그런 말을 들은 기억이 없다”고 밝힌반면, 좌담회의 다른 참석자는“김회장이 그 문제에 대해 몇번이나 강조해서 말했기 때문에 못 들었을리는 없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이날 좌담회 내용은 양계협회가 발행하는 월간지(10월호)에 수록되어 있어, 양계 농민 대부분은 알고 있는 내용이다.
검역관계를 책임지고 있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이길홍 과장은 20일 전화인터뷰에서 “그들이 제시한 수치들은 어림잡아 제시한 수치”라고 말한 뒤, “하지만 하도 말들이 많아 태국대사관에 자료요청공문을 발송하고 독촉까지 해봤지만 아직 응답이 없다”며“10월말쯤 사실확인차 태국을 직접 가 확인을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김회장은 좌담회 이후 몇번 더 수의과학검역원에 문제제기를 했고, 일부 생산자단체도 문제제기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초기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다 일이 크게 확산될 것 같자, 허겁지겁 대처하고 있는듯한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공문발송 일자에 관해서 이길홍 과장은 “한달쯤 전”이라고 짧게 답해, 재차 묻자“ 정확한 일자를 알려 줄 필요가 있냐”고 반문했다. 또한 그는 상급기관에 보고여부에 대해선 “농림부에 구두보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늑장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외교관계가 그리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행정절차를 하다보니 길어 졌을 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늦었다고는 생각치 않는다”고 반박했다.
앞으로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시 그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져나갈 것이다. 하지만 주장의 진위여부에 관계없이 국민건강과 직결된 사안에 대해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보다 신속한 진상파악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경진 기자/lawyo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