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무능력과 업무태만 극치

  • 등록 2012.10.19 18: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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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이대론 안된다[상]-제 역할 못하고 사후약방문 급급

1998년 개청한 이래 식품의약품안전청(청장 이희성)은 국민 먹거리의 최전방 안전지킴이로서 그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왔다. 그러나 매년 터지는 불량식품 사건과 각종 비리사건으로 국민적 지탄과 불신의 대상이 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2010년 충북 오송으로 옮기며 국민적 기대를 받았던 식약청은, 오송시대 두 번째 해인 올해도 10년 내 세계 5대 보건안전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제2의 개청’ 목표를 무색케 하는 각종 과오로 얼룩진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국민 먹거리 불안감 키워
지난 9월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 발생 당시 심각한 식품 위해 우려가 있었음에도, 식약청은 일주일이 넘도록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아, 사고 대응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서민 식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국자, 대접, 밥공기 등 국산 식기류에서는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기준치의 4배에서 9배까지 검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식약청은 현행 식품위생법 상 기준.규격 관리여부에 대한 확인을 할 수 없다며 뒷짐만 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 정밀검사 후 반입이 가능한 수입 식기류와 달리 국내 식기류에는 제조업체의 자율적 품질 준수 의무만 규정하고 있어 그 사이 국민들은 유해물질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2011년 한 해 국내에서 유통된 생수는 16억6000만 병. 2012년 국내 생수 시장은 7,000억 원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플라스틱 병에 담긴 국내 대표 생수 5종에서 환경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검출돼 생수의 안정성 문제가 대두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청의 환경호르몬 관리는 전무한 상태다.

주류에서도 지하수를 사용하는 주류 제조업체 세 곳 중 한 곳 이상이 수질검사를 하지 않고, 전체 주류 제조업체 중 절반 이상이 방충.방서 시설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탁주 패트병 등 빈 용기를 세척하지 않는 업체도 절반 가까이 이르러 주류 안전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식약청의 위생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최근 중국에서는 가짜 마오타이 주류에 진품 향을 내게 하고 술맛을 좋게 하기 위해 농약성분인 디클로르보스(DDVP)를 첨가한 업체가 적발됐다. 그런데도, 식약청은 2011년 이후 현재까지 수입된 총 8톤(8,630kg)이 넘는 마오타이주 중에 5병만을 수거해 검사한 것으로 드러나 검사가 형식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불법 의약품 뒷북 단속 아쉬워
2011년 한 해 동안 프로포폴을 공급받은 의료기관은 약 9,300개소였지만, 식약청이 감시한 곳은 이중 0.94%에 불과했다. 관리감독을 책임지고 있는 식약청이 신속하고 강력하게 단속하지 못해 최근 소위 ‘우유주사’라 불리는 프로포폴 사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커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암 환자의 방사선 치료 후 사용되는 피부염 치료제 ‘엑스클레어 크림’에 대해서도 제조사는 약국 판매용 약품이라고 밝혔지만, 식약청에서는 오히려 화장품으로 수입된 ‘엑스클레어 크림’에 대해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광고정지 행정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부적절한 사업 추진, 취지 무색
식약청이 한의약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한 ‘천연물 신약 개발 연구사업’은, 한약을 캡슐에만 담아도 천연물 신약(양약)이 되도록 해 외려 한의학 발전을 해치고 제약회사 배만 불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편, 지난 2008년 중국 멜라민 사건을 계기로 수입식품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며, 2010년 10월 중국 청도에 설립한 민간 국외식품공인검사기관 ‘청도한중식품공업유한공사’에 지원된 정부 예산은 3년 간 12억 원이지만, 자체수입검사 건수는 월평균 28건에 수수료 수입은 월평균 8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식약청은 설립 취지가 무색한 이 사업에 대해 면밀한 재평가를 하지 못하고 있다.

고질적 예산 집행 문제 계속돼
식약청은 주류 안전검사 장비 예산 13억7000만원을 갤럭시탭 2,000대 등을 구입하는데 편법 전용한 사례도 있었다. 또한 식품감시 업무와 무관한 부서에 갤럭시탭이 지급돼 본청 17개 부서에 70건의 부적정 지급이 발생했다.

위해식품이 증가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식약청의 책임과 식약청에 거는 국민의 기대도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러나 개청 14년동안 11명의 청장이 바뀔만큼 단명 청장의 악순환이 계속되는한 식약청의 시행착오는 계속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현 이희성 청장은 올 신년사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막중한 사명을 해결하기 위해 헌신적인 노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국민건강 책임부처로서 식약청이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된 과오에서 벗어나 그의 말처럼 조속히 거듭날지 지켜볼 일이다.
푸드투데이 한동헌 기자 fca.dh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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