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 시장 ‘춘추전국시대’

  • 등록 2011.03.28 16: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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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롯데칠성 마케팅 총공세 판도 변화 조짐

커피전문점의 커피 전쟁이 커피믹스 시장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국내 커피 믹스 시장에 부동의 1위인 동서식품 ‘맥심’에 후발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커피믹스 시장 점령에 나선 것.


 
1조 1000억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커피믹스 시장은 동서식품 ‘맥심’이  78%, 네슬레 ‘테이스터스 초이스’ 가 17%의 점유율을 보이며, 동서식품의 독과점 체제로 후발주자가 참여하기 어려운 식품 시장 중의 하나로 꼽힌다.


 
이에 남양유업과 롯데칠성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이며 빠르게 커피믹스 시장에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12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출시, 올해 2월에는 6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출시 석 달 만인 3월 초순에는 100억원을 기록하며 커피믹스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일평균 1억원씩 제품을 팔아치운 것으로  가히 무서운 기세라 할 수 있다.

 

크리머에 우유 맛을 내는 식품첨가제 ‘카제인 나트륨’을 뺐다는 차별화 전략을  ‘프림까지 좋아야 좋은 커피’라는 광고문구로 표현, 인기스타 강동원, 김태희를 앞세워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다.

 

또 제품 출시 후 2개월여 만에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하나로마트 등 국내 대형 유통업체에 모두 입점을 완료해 시장 점유의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도 했다.

 

커피믹스 제품 전체 판매량의 70%가 대형마트에서 팔리고 있는 상황에서 4개 대형마트의 입점을 완료했다는 것은 시장 점유 면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남양유업 초반 돌풍 거세

 

실제로 지난 2월 21~27일간 롯데마트 전점의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소용량 포장 20개입 기준으로 남양유업은 29%의 점유율을 보이며 동서식품(52%)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업계 2위인 네슬레(6.5%), 시음행사 등을 활발히 진행한 롯데칠성(12.5%)을 따돌리고 단 기간 내 입지를 굳혔다.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한 것도 한몫했다. 남양유업은 대형마트에서 커피믹스 판매가격을 평균 5% 가량 낮추고 커피믹스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1만원 상당의 보온병이나 에코 머그컵을 증정했다. 커피믹스 가격이 2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사은행사라 할 수 있다.

 

남양유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학가, 유통매장, 도심 길거리 등에서 무료 시음행사를 진행, 온라인에서는 공짜여행권 등을 내건 경품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월말에는 커피 믹스 생산 설비를 기존의 2배로 늘리기도 했다. 4개이던 커피믹스 생산라인을 최근 8개로 확대, 대대적인 투자로 커피믹스 시장 점령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커피 생산시설을 확충해 현재 6%대인 시장점유율을 올해 안에 20%대로  끌어 올리겠다”라며 “내년까지 수천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고 수준의 커피전문 첨단설비를 추가 설치 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롯데칠성도 이러한 프리믹스 시장에 가세, 칸타타 오리지날.모카클래식.아라비카 등에 이어 4월에는 신제품을 추가 출시해 커피믹스 상품 숫자를 4개로 늘릴 예정이다. 전국 유통망을 넓히고 주문량이 늘어날 경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확충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대형마트에서의 마케팅도 활발히 전개해 이달 말까지 홈플러스를 방문하는 쇼핑객을 대상으로 칸타타 커피믹스 1+1 행사를 진행하는가 하면, 전국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등 유통매장에서 600개의 이동식 특별매대를 설치하고 글라스락.머그컵.주방용품을 나눠주는 고객 사은행사와 무료 시음회도 진행하고 있다.

 

선발업체 반격도 본격화

 

후발주자의 마케팅 총공세에 동서식품, 한국네슬레도 본격적인 반격에 돌입했다.

 

특히 동서식품은 전국 유통망을 재정비하는 한편 소비자의 트렌드에 맞춰 커피의 맛과 향, 패키지를 고급화하는 전략을 강구하고 나섰다.

 

이미지 극대화를 노린 광고 판촉도 박차를 가하고 나서 최근 맥심 커피믹스에 유리 식기나 머그컵을 증정하고, 2개를 사면 1개는 공짜로 제공하는 덤행사도 개시했다. 일부 커피믹스는 판매가격을 10% 가량 낮추기도 했다.

 

이는 경쟁이 본격화 돼도 가격 인하와 같은 전략은 쓰지 않고 품질로 승부하겠다던 기존의 입장을 뒤집은 것으로, 기존 커피믹스 시장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선발업체의 확고한 입장표명으로 판단된다.

 

한국네슬레도 대형마트 방문객에게 테이스터스 커피를 추가 증정하거나 목베개 등을 사은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시장 과열, 불공정 행위로 이어져  

 

지난해 말 남양유업이 시장에 진출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업계의 분위기는 비관적인 견해가 많았다. 동서식품과 네슬레가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커피믹스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 남양유업의 광고 문구 ‘화학적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을 뺐다’를 두고 동서식품과 한차례 마찰을 겪기도 했다.


 
커피믹스의 카제인나트륨은 우유 맛을 내는 식품첨가물로 산도조절과 유화제 역할을 한다. 이는 크리머로 불리는 식물성 경화유지로, 포화지방으로 구성된 식물성 경화유지는 다량 섭취할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여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식약청 식품공전에도 표기되어 있는 식품첨가물로 일정 기준 이상으로 섭취하지 않으면 안전한 물질이다.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유해물질이 아님에도 불구, 남양유업의 광고는 기존 업체들의 커피믹스에 유해 물질이 함유된 것처럼 광고하고 있어 지적을 받았다.

 

문제는 식약청 담당자가 남양유업 담당자에서 광고문구를 삭제할 것을 전달하면서 불거졌다. 식약청 담당자가 기존 업체를 들먹이며 강압적인 어조로 시정 명령을 내린 녹취록이 공개돼 기존 업체가 타 업체의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정부부처까지 입김을 넣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프렌치카페 커피 믹스'를 제외한 자사 유제품에 ‘카제인나트륨’을 사용하면서 ‘카제인나트륨’을 소비자가 유해 물질로 혼동하게 만든 남양유업의 잘못도 잘못이지만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선발업체의 횡포도 문제로 지적됐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믹스’라는 제품명이 일반명사가 됐을 만큼 동서식품의 장악력이 절대적인 이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변할 지가 업계 최대의 관심사다”라며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관련업체들이 덤행사, 가격할인 행사 등에만 주력하기보다 제품의 질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드투데이 김진영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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