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글로벌화 선두에 고추장을..

  • 등록 2011.03.02 18: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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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정서를 담은 우리 전통음식

우리의 전통 발효음식인 고추장, 된장, 간장, 쌈장, 막장에서부터 외국의 굴소스, 두반장, XO소스, 미소된장, 칠리, 핫소스 등 다양한 소스들은 그 나라의 음식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맛의 비밀이자 그 나라의 음식과 문화의 종합적인 상차림이 아닐까 필자는 생각한다.

소스의 어원은 ‘소금은 기본으로 한 조미용액’을 의미하는 라틴어의 ‘Salsa 에서부터 유래되었으며 프랑스, 영국, 일본에서는 ’Sauce,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는 ‘Salsa, 독일은Sosse, 중국과 인도에서는 각각 ’Zhi, Chatni로 불리고 있다.

이러한 소스(Sauce)는 냉장기술이 없었을 당시, 음식이 약간 변질되었을 때의 맛을 감추기 위하여 만들어졌다는 설과 품질이 좋지 않은 고기의 맛을 돋우기 위하여 조리사들이 만들어 낸 것이라는 설이 있다.

소스란 서양요리에서 맛이나 색을 내기 위해 생선, 고기, 달걀, 채소 등 각종 요리의 용도에 적합하게 첨가하는 액상 또는 반유동 상태의 배합형 액상조미료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중요한 소스만 해도 400~500종에 이르며 각 국가마다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중국음식에 곁들여지는 소스 중에 삶은 콩을 가공한 된장이 있는데, 일본이나 한국과는 달리 소스에 기름기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소스의 맛 자체가 독특한 향을 지니고 있어 다른 식재료에 섞어 사용해야만 맛이 있다.

중국음식의 기본 소스는 간장, 두반장, 굴기름, 춘장, 검은 콩으로 만든 식초, 고추기름 등이 있고, 향신채소로는 파, 마늘, 생강, 산초 등이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천연조미료로서 대두, 쌀을 주원료로 한 발효조미료와 어패류, 채소류, 버섯류를 주원료로 한 다시,그리고 소, 돼지, 닭과 같은 육류를 주원료로 한 수프스톡(soup stock), 돼지, 닭, 야채류를 주원료로 한 탕으로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

작년 가을, MBC다큐멘터리로 “한식세계화! 그 길을 양념에 묻다”가 방송된 적이 있다. 그때에 필자도 지금껏 연구해온 소스에 대한 자문과 인터뷰를 하고 또한 그런 소스들로 음식을 만들고, 소스가 첨가되지 않은 날 재료의 차이도 실험하며 조언을 해주었지만 사람들은 한식세계화! 이렇게 외치고 나면 무언가 정말 대단한 것이 나올 줄로만 아는 것 같다.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인들의 관심 속에 더 발전하는 식문화를 양성해나가자는 것이지 우리가 먹는 것을 세계인들이 다 먹어야 하고 꼭 좋아하게 만들어야만 한식세계화가 그리는 바람직한 미래상은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그 방송과 필자의 취지는 잘 맞았지않은가 하고 무척 반겼던 기억인 새롭다.

한식세계화의 거창한 시작을 알리기 전에 우리가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소스, 고추장! 매콤하지만 달콤하면서도 자꾸만 당기는 한국인의 정서를 고이 담은 고추장을 세계인들에게 먼저 평가받은 후 그것들로 조리한 비빔밥, 떡볶이 등을 선보이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국제공인식품 인정된 건강식품 ‘Gochujang’

요즘 해외 출장,행사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여객기를 타면 기내식으로 다양한 한식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비빔밥부터 영양쌈밥, 비빔국수, 매운 갈비, 돼지불고기까지, 게다가 쌈밥용 쌈장은 된장 고유 냄새를 없애고 땅콩·호두·쇠고기를 넣은 영양식품으로 거부감을 없애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고추장에 쓱쓱 비벼 먹는 비빔밥은 내·외국인 가리지 않고 승객 10명 중 7명이상이 찾는다고 하니 역시 고추장이 세계 각국 각양민족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큰 우리전통 음식임에는 틀림이 없는것 같다.

아시다시피 고추장은 김치 다음으로 국제식품규격으로 등록됐다. 국제규격위원회(CODEX)에서 우리 고추장의 성분과 제조법 등을 규정한 것이다.

그간엔 세계적인 미국 매운 소스 타바스코와 어떻게 다른지 납득시키는 게 문제였다고 한다. 결국 고추를 오래 삭혀 갈아낸 타바스코와 달리 고추장은 발효식품이고 전분을 주원료로 쓴다는 점이 인정됐다. 이름도 우리말 그대로 고추장(Gochujang)으로 정해졌다.

지금까지는 영어로 Korean hot pepper paste나 red pepper sauce로 불렸지만 우리식 표기법에 따른‘Gochujang’이라는 이름으로 전통발효식품으로는‘Kimchi’에 이어 한국명 그대로인 두 번째 사례인것이다.

김치는 이미 미국의 건강지 ‘헬스’가 세계 5대 건강음식으로 선정한 바 있는 국제 공인 식품으로서 주재료와 부재료들 자체의 기능성뿐만 아니라 김치가 익으면서 증식하는 젖산균과 이들이 만들어내는 미량 영양소로 조합된 기능성 건강식품으로 인정받았다.

우리나라의 대표 조미식품, 매운맛의 대명사 “고추장”에는 결코 매운맛만이 아닌 조화미도 함께 담겨져 있다.

콩 단백질의 분해로 아미노산의 구수한 맛, 전분 분해로 생성된 당분의 단맛, 당분으로 생성된 유기산, 소금의 짠맛, 여기에 고춧가루의 매운맛이 잘 어우러진 발효 조미료가 바로 고추장 맛의 비밀이다.

어느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고추장의 총 추정 소요량은 8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크게 변하지 않았으나 공장 제품의 공급량은 약 20%에서 58%를 넘어섰다고 한다.

우리 가정 들이인 핵가족이다, 맞벌이 부부다 해서 주체가 가정에서 공장으로 변하는 추세이다 보니 앞으로 급속히 공장 제품이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해외 현지인들을 위한 한식체험원도 필요

고추장에 관한 자료를 정리하다보니 ‘09년 어느 일간지에서 일본 유명요리사 호시 노리미쓰씨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일식(日食) 세계화의 일등공신은 간장이다.

간장에 스시와 회를 찍어 먹는 식(食) 행위가 일본 음식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한식에선 고추장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라는 것이 그의 말이었다. 또한 그에게 한식 세계화에 대한 조언을 묻자 우선 고추장 활용에 대한 말부터 꺼냈다. 고추장을 여러 가지 맛으로 만들어 테이블에 올리고 고추장을 찍어 먹거나 비벼 먹는 한식의 식문화 이미지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수많은 산나물과 매생이 같은 해조류 등 한국만의 식재료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까운, 그러나 음식에 있어서만큼은 서로 뒤지지 않으려는 자부심 대단한 두 민족이지만 일식의 선구자인 그 역시도 우리 고추장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본의 간장을 벤치마킹해 고추장을 선두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우리 음식의 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

정부는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식품으로 만들고자 계획을 세웠지만 일본의 간장이 세계 속의 식품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리지 않았는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식요리 명장을 더 양성하고 지역별로 유명 한식당을 육성하며, 고추장·김치·막걸리 등의 현지화·표준화를 포함한 외국인을 위한 한식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특히 동남아,유럽,중국등지 현지인들을 위한 “상설한식체험원”을 개설 했으면 한다.

한국문화원도 있는데 “한식체험원”도 한못하지 않을까.. 광주시의 김치발효연구소에서 발효식품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한식을 연구·개발하고 국산 식재료 공급 체계 구축하며, 한식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여 전 세계로 한식 문화 알리기에 힘쓰자. 이런 것들이 잘 조화를 이룰 때 점진적으로 한식 브랜드 100%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사간 물건은 무엇이었을까? 조사에 따르면 의류에 이어 김치와 식료품이 2.3위를 차지했다 한다.

우리 김치와 식료품, 먹거리가 점차 세계적으로 상품화되어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의 한식은 과거에 비하면 그 세계화양상이 자못 눈부시다.

세계 도처에서 한국의 순두부 ,삼계탕, 비빔밥이 각광받고 있고 점차 한식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열량이 높은 빵과 고기를 섭취하던 세계인들은 그에 따른 식품의 과잉섭취와 영양편중, 영양과잉으로 인한 질병의 증가에 의해 보다 적은 열량을 가지고 많은 영양소를 포함하는 채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은 한식의 발전 가능성을 더욱 증가 시켰다. 하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세계적인 흐름을 인식하지 못했고 또한 우리음식의 우수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최근에 들어서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을 인지한 기업들은 한식의 세계화 가능성을 파악하고 그것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외국인들과 전문가들은 한국음식을 ‘채식 위주의 건강식’‘다양한 맛’‘다양한 메뉴’등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고 있다. 이러한 한식이 과학적이고 우수한 글로벌 식화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해외에서 한식이 최고의 음식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민간주도의 홍보활동과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한식 브랜드 강화를 위해선 국내·외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국제 행사를 한식홍보의 기회로 활용, 한국음식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를 삼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에서 열리는 각종식품, 음식박람회에서의 적극적인 한식 홍보활동은 가장 직접적으로 우리음식 우수성을 전파하고 심금을 자극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때문에 우리 식문화를 알리고 각종 언론매체를 통한 홍보활동으로 우리의 음식문화를 일반인과 외국인들이 보다 유용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필자 역시 다양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2011년에는 세상의 모든 민족,외국인들이 그들 나라에서! 눈물을 머금고 혀를 내밀어 손바닥으로 혀를 부채질하며 고추장 요리를 먹는 모습이 흔한 일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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