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식품업계의 레트로 열풍이 또 다시 불고 있다. 지난 2019년 해피라면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추억의 향수를 자극했던 농심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농심라면’을 재출시했다. 1975년 출시됐던 농심라면은 당시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광고 카피로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다. 특히 1978년 기업 사명을 ‘농심’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만큼 상징적인 제품이다.
출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농심라면은 1980년대 중반 신라면이 출시되면서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농심라면은 농심 R&D가 보유하고 있던 출시 당시 레시피를 기반으로, 맛과 품질은 한층 더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핵심 재료인 소고기와 쌀을 국내산으로 사용해 품질을 높였으며 파, 고춧가루, 액젓으로 만든 양념스프를 더해 감칠맛을 더했다.
특히 패키지는 출시 당시 디자인을 계승해 과거 농심라면을 기억하는 세대에겐 추억을, 젊은 세대에겐 복고풍의 신선함을 더했다.
TV드라마 시리즈 “응답하라 1988”로 레트로 열풍을 체감한 롯데웰푸드는 '가나 초콜릿' 출시 5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 패키지를 지난해 11월 선보다. 레트로 디자인이 적용된 패키지 3종 및 50주년 기념 디자인이 적용된 패키지 2종 등 총 5종이다.
레트로 패키지 3종은 1975년 출시 당시의 디자인을 비롯해 1987년, 2002년 당시의 디자인을 각각 적용했다. 다양한 시기의 패키지 디자인으로 세대마다 기억하는 그때 그 가나 초콜릿을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의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제작한 오디오북, 시, 노래 등을 청취할 수 있는 가나 행복사서함 ARS 번호는 레트로 패키지를 포함한 모든 패키지에 삽입되어 재미를 더한다.
서울우유협동조합 역시 1993년 출시한 '미노스 바나나우유'를 재출시했다. 사측은 2012년 '미노스 바나나우유'의 단종 이후, 끊임없는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는 32년차를 맞은 하이트 맥주의 패키지 디자인을 지난 1993년 출시 당시의 디자인으로 새단장했다. 새로운 디자인은 과거 방패형 라벨을 적용했고 브랜드 이름을 소문자에서 대문자로 변경하고 글씨체, 색상, 크기도 바꿨다.
또한 하이트진로는 100년 전에 사용했던 라벨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진로(眞露) 오리진 에디션'을 지난해 한정 수량으로 내놨다. 제품 패키지는 1924년 라벨을 유지하면서 '진로 100주년 기념 한정판' 문구와 1924, 2024를 표시해 100주년의 의미를 강조했다.
오리온도 캔디 브랜드 ‘비틀즈’를 올 1분기 재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6월 판매를 중단한 뒤 사라지자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이어졌다.
2018년대 부터 불기시작한 레트로 열풍은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현 시대를 반영한 씁쓸한 현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월급은 제자리지만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에 삶이 팍팍해진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본인의 과거를 떠오르면서 먹었던 음식을 떠 올릴수 있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SNS 등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이 원활하기 때문에 시장 반응을 살필 수 있는 훌륭한 동향 보고서가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