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노태영 기자] 'ONLY 전시, 서울은 가지만 빵은 판매하지 않습니다.'
대전의 명물 성심당의 서울 상경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서울에서 성심당 빵을 맛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성심당은 '전시만 진행한다'고 밝혔는데요.
내달 2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리는 팝업스토어 '로컬 크리에이트브 2024: 더 넥스트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성심당은 다른 브랜드들과 달리 빵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빵 없는 빵집. 성심당은 무엇을 보여줄까요. 직접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평일에도 많은 관람객이 찾은 성심당 부스에는 빵이 아닌 '작품'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대전에 터 잡은 성심당의 70년 가까운 역사와 에피소드가 빼곡히 적혀있고,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십시오.'라는 경영 철학 문구가 흩어져 적혀 있었습니다. 빵을 맛 볼 수는 없어 아쉽지만 성심당의 정체성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심당은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에는 지점을 내지 않았습니다. 오직 대전에서만 맛 볼 수 있죠. 매장이 단 네 곳에 불과한 성심당의 지난해 매출은 1243억원. 영업이익은 315억원을 넘어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를 등 대형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의 국내 영업이익을 넘어섰습니다.
대전의 관광 코스는 '기승전 성심당'으로 끝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성심당의 인기는 단순한 빵집 그 이상의 가치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성심당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특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대전에서만 맛 볼 수 있다는 희소성과 가치에 매력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성심당 빵을 사러 대전까지 오는 것이죠. 이는 런던베이글 뮤지엄, 노티드도넛 등 국내에서 핫한 베이커리 브랜드들과는 다른 행보인데요.
한때 오픈런 도넛으로 유명했던 노티드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업계는 백화점, 쇼핑몰 중심 프랜차이즈 전략으로 희소성이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식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역을 떠나면 로컬의 가치도 사라집니다. 전국 매장으로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주기 보다는 특별함을 선택한 성심당. 아직도 소비자들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