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육지와는 다른 문화를 가진 탓에 항상 흥미롭게만 느껴지는 바다 건너 최남단 작은섬 제주도. 그곳의 식문화는 물론 외식가, 식품산업까지 먹거리 세상을 보기 위해 푸드투데이가 갔습니다. 제주도에서는 밭을 왓이라고 부르는데요. 직접 보고 들은 제주에 대한 아주 사적인 소견을 전하는 이야기 밭을 만들어 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거의 항상 손님인 내가 먼저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나올 때도 마찬가지죠. 가끔 뒷통수로 마지못해 ‘안녕히 가세요’라는 말이 영혼없이 흘러 들어오는 정도에요”(제주도 10년차 이주민)
“우리 아방(아빠)은 백00 호텔 고깃집을 가요. 다른 이유없어요. 직원들이 친절하고, 서비스가 좋기 때문이죠”(제주 안덕면 토박이)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 감소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코로나 팬더믹 특수를 누리던 제주도가 엔데믹 전환으로 후폭탄을 맞고 있는데요. 제주도청과 관계 기관은 관광지 고물가를 원인으로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요. 과연 고물가가 문제일까?
9일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로 들어온 내국인은 1263만6834명입니다. 2022년 1380만5775명 보다 120만명이나 줄었는데요. 산술적으로 120만명이 1만원씩만 더 써도 120억원이 날아간 셈입니다.
심각함을 인지한 제주도는 관광객 감소 이유를 고물가에서 찾는 분위기인데요. 제주도가 고물가를 이유로 첫손에 꼽는 데이터가 방문관광객 실태조사입니다.
제주관광공사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22년 제주특별자치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여행에 대한 항목별 만족도 조사에서 관광지 매력도와 숙박시설, 음식의 맛과 서비스, 관광지 편의성 등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인 4점 이상(5점 만점)을 평가를 받았으나, 여행경비 부분에서 3.16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코로나 엔데믹 전환 이후 해외여행객 증가, 제주도 비행기 편수 감소 등의 이유도 있지만, 관광객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비싸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관광지 고물가는 제주도 만의 문제는 아니지 않나요. 강원도, 부산 등 유명 관광지는 바가지 물가 논란을 피한 적은 없습니다. 특히나 제주도는 육지 내 이동과 달리 비행기를 타야하고, 입도 후에는 렌트카를 이용하기 때문에 국내여행 중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이는 관광객들의 예산안에 진작에 포함된 비용입니다. 관광지에서 비싼 식대를 지불하게 될 것이란 것은 이미 짐작하고 오죠. 입도 전에 어느 식당을 가고, 어떤 메뉴를 시키고, 얼마를 내야할지 모두 계획·계산돼 있습니다. 입도 전에 비싸다는 것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죠.
전체 관광객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2019에도, 내국인 관광객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2년에도 제주도 먹거리 물가는 항상 비쌌습니다.
그렇다면 왜 물가에 대한 불만도 지수가 높게 나올까? 아마도 비싼 값을 못하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체감적으로 제주도를 찾고 돌아간 관광객들이 첫손에 꼽는 불만은 불친절입니다. 식당은 많고 식당일자리는 차고 넘쳐서일까. 모두 사장님 마음같지 않죠.
당연히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죠. 사람을 기분 좋게 해주는 식당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감정은 소중하게 혼자만의 가슴에 남고, 나쁜 기분은 세상에 빠르게 전달되는 법입니다.
불친절은 제주도 여행에 대한 반감으로 확대됩니다.
그런데도 제주도 관광업계는 관광객들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여행비용을 줄일 수 있는 지원만 기대하고 있는 눈치입니다. 싸면 기대도 없었던 만큼 불만도 적어져서일까? 저가형 김밥집에서 불친절하다고, 음식이 맛이 없다고 불평하는 일은 많이 없습니다. 싸니까. 딱 그 정도의 돈값을 했으니까.
고급호텔에 가서 서비스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면 누구든 노발대발합니다. 때문에 호텔은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 등을 통해 직원들을 단련시키죠. 그리고 최고의 만족도로 전세계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제주도는 김밥집이 되려는 것일까? 고급호텔같은 곳이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