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먹거리 된장찌개”
보글보글 밥상 가운데 우리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구수한 된장찌개, 한국인의 오랜 사랑으로 입맛과 건강을 지켜온 음식 중에 하나이다.
주식이 밥인 우리네 음식에는 늘 밥을 부드럽게 넘기고 밥에서 부족한 영양을 채우기에 재격으로 결코 질리지 않는 음식이었다.
맛있게 잘 담근 된장만 있으면 어떤 재료를 조합해서 끓여도 맛난 된장찌개가 된다. 뚝배기에 보글보글 끊인 구수한 된장찌개는 우리의 영원한 소울 푸드이다.
“식품사학자들은”
식품사학자들은 삼국지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 고구려조에서는 고구려 사람들이 발효식품을 잘 만들어 선장양이라고 했다는 기록과 신라본기 신문왕이 683년에 왕이 김흠운의 딸을 부인으로 맞이하는데 납채로서 미(米) 주(酒) 유(油) 밀(蜜) 장(醬) 포(脯)등 135수를 보냈다는 내용에서 보인다. 여기에서는 시와 장을 구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왕비를 맞이할 때에 납폐 품목의 장과 메주를 뜻하는 시가 있었다는 삼국사기의 기술, 또 발해의 명산물이 시였다는 점과 예날 중국 사람들이 시의 냄새를 고려취라 했다는 사실 등을 들어 그 역사가 오래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좋은 장은 아무런 반찬걱정 없다”
이러한 된장은 1766년에 간행된 증보산림경제에 “촌야의 사람이 고기를 쉽게 얻지 못하여도 좋은 장이 있으면 반찬에 아무런 걱정이 없다”고 하였다.
된장찌개는 대한민국 사람 누구든지 어머니와 함께하는 추억의 먹거리로 기억되고 있다. 봄에는 달래와 냉이 여름에는 호박과 감자 두부를 넣고 보글보글 끓이고 가을과 겨울에는 돼지고기 삼겹살 한 토막을 넣고 끓여도 어느 음식 부럽지 않는 추억의 먹거리이다.
“시의전서 찌개”
찌개라는 말은 『시의전서』에 조치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찌개의 대명사 된장찌개의 주재료인 된장은 지역적 특성과 조건에 따라서 맛과 이름이 달라지는데 막된장, 토장, 막장, 담뿍장, 즙장, 생활장, 청태장, 팥장, 집장, 두부장, 지례장, 생치장, 비지장, 무장, 진양된장, 밀양된장, 제주도 조피장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찰 정도다.
된장이 고유의 음식임에는 틀림없지만 다른 나라에도 비슷한 음식이 있다. 일본식 된장인 미소, 중국의 황장 혹은 두장이 그것인데, 이는 오래전 우리의 장문화가 중국과 일본에 전파되었음을 보여준다.
“고구려인들은 발효식품을 잘 만든다”
중국인들은 고구려인들을 보고 발효식품을 잘 만든다고 하면서, 우리 된장 냄새를 '고려취(高麗臭)'라고 불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메주가 전래되면서 중국의 전통적인 장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장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이 된장 담는 법은 8, 9세기경에 일본으로 전파된다.
일본에서는 초기에 된장을 미소 혹은 고려장이라고 불렀다고 하며 미소라는 발음도 우리나라의 미장에서 유래됐다고 한다.“집 된장과 공장된장 끓이는 법”예전에는 집집마다 일일이 된장을 담가 먹었지만 요즘은 공장에서 만든 된장을 사 먹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집에서 담근 된장과 사 먹는 된장의 맛내는 요령이 다르다는 것이다.짠맛이 강하고 깊은 맛이 우러나는 집 된장으로 찌개를 끓일 때는 약한 불에서 오래 끓여야 제 맛을 낸다. 반면에 공장에서 만든 된장은 잠깐만 끓여야 한다. 오래 끓이면 시큼한 맛이 나고 된장 특유의 향이 사라진다. 된장찌개를 끓이는 시간은 된장이 숙성되는 시간과 비례한다고 보면 되는데 오래 묵은 된장일수록 충분히 끓여서 진득한 맛을 내는 것이 좋다.
“맛있는 장 담그기”
늦가을에 콩을 삶아 찐 다음 네모나게 뭉쳐서 메주를 만들고 따뜻한 방에서 발효시켜 겨우내 매달아 말리면 메주가 완성되는데 이 메주가 바로 된장의 원료이다.
이른 봄 항아리에 메주를 담고 소금물을 부은 후 100일 정도 기다렸다가 장을 가르는데 건더기는 잘 치대서 따로 항아리에 담아 숙성시키면 맛 나는 된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