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쌀밥', '김치'는 단순 음식을 넘어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음식은 저 나름대로의 가치와 특색, 그리고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그 나라의 문화와 연관돼 있고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한 나라의 문화를 대변하다 보니 음식 속에는 다양한 역사가 얽혀 있다. 식탁에서 만나는 음식 속 역사이야기~ 우리가 매일 먹지만 몰랐던 식품 속 숨겨진 이야기를 '아식모이(아는 식품 모르는 이야기)'를 통해 소개한다. <편집자부>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토마토는 채소일까? 과일일까? 정답은 '채소'이다.
우리나라 부가가치세법에서는 토마토를 '채소류'로 규정하고 농업통계조사규칙에서는 '과채류'로 분류하고 있다. 실제로 토마토에 대해 물으면 과일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사실 토마토는 과일이냐, 채소이냐 따지기에 참 애매한 대상이다.
일본에서도 토마토가 과일이냐 채소이냐 오랜 논쟁이 있었고 미국에서는 법정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토마토의 법정 싸움은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1800년대 미국에서는 수입하는 과일에는 관세를 매기지 않고 채소에는 관세를 매겼는데 유럽에서 토마토가 많이 들어오자 자국 토마토 농가는 죽어가고 관세는 받지도 못하고 있으니 법적으로 토마토를 채소로 만들어 버렸다.
그렇게 해서 토마토에도 19%의 세율을 매기자 토마토 수입상인 Nix 일가가 1887년에 뉴욕 주의 세관원인 Hedden을 상대로 그동안 납부한 관세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고 1893년 결국 연방대법원은 공방 끝에 토마토를 채소로 판결했다. 당시 이유는 토마토는 저녁식사 메뉴에 포함되지만 후식으로는 제공되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토마토는 채소가 됐다.
어찌됐든 중요한 것은 토마토가 영양학적으로는 매우 훌륭하다는 사실이다. 토마토는 2002년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건강에 좋은 10대 식품 가운데 1위에 오를 정도로 전세계가 인정하는 건강식품이다.
토마토에는 구연산, 사과산, 호박산, 아미노산, 루틴, 단백질, 당질, 회분, 칼슘, 철, 인, 비타민 A, 비타민 B1, 비타민 B2, 비타민 C, 식이섬유 등 다양한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비타민 C의 경우 토마토 한 개에 하루 섭취 권장량의 절반가량이 들어 있다.
특히 토마토에는 라이코펜, 베타카로틴 등 항(抗)산화 물질이 많이 함유돼 있다. 토마토의 빨간색은 '카로티노이드'라는 물질 때문인데 라이코펜이 주성분이다. 빨간 토마토에는 라이코펜이 7∼12㎎% 들어 있다. 라이코펜은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배출시켜 세포의 젊음을 유지시킨다. 또한 남성의 전립선암, 여성의 유방암, 소화기계통의 암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
# 케첩의 유래는 중국인들이 먹던 생선소스...하인즈 유리병에 담아 상품화
토마토를 이용한 대표적인 소스, 케첩. 케첩은 전세계인에게 사랑 받는 소스로 그 유래가 미국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케첩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중국이들이다. 케첩의 유래는 17세기에 중국인들이 먹던 생선 소스에서 시작된다. 1960년대 중국인들은 생선에 식초, 소금, 향신료 등을 넣어 톡 쏘는 맛의 소스를 만들었는데 이 것이 바로 케첩이다.
이 케첩은 말레이시아 부근으로 전파되기 시작해 18세기 초에는 싱가포르 상인들이 영국 상인들에게 팔기 시작하면서 유럽으로 전파됐다. 영국의 한 요리사는 케첩의 기존 재료 대신 양송이버섯을 주원료로 만들었고 버섯케첩은 미국으로 전파됐다. 케첩은 미국으로 넘어와 본격적인 상용화가 시작됐다.
1876년 하인즈사의 창업주인 하인즈(Henty J. Heinz)가 토마토에 설탕을 첨가하고 소금, 식초 등으로 맛을 내 유리병에 담아 상품화하면서 전세계에 퍼져 나갔다. 국내에서는 1971년 오뚜기가 최초로 토마토케첩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