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식모이] 전라남도 화순에는 인삼에 얽힌 전설이 있다면서요?

  • 등록 2019.03.18 12: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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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쌀밥', '김치'는 단순 음식을 넘어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음식은 저 나름대로의 가치와 특색, 그리고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그 나라의 문화와 연관돼 있고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한 나라의 문화를 대변하다 보니 음식 속에는 다양한 역사가 얽혀 있다. 식탁에서 만나는 음식 속 역사이야기~ 우리가 매일 먹지만 몰랐던 식품 속 숨겨진 이야기를 '아식모이(아는 식품 모르는 이야기)'를 통해 소개한다. <편집자부>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대한민국은 인삼 종주국이다. 인삼은 우리나라를 비롯대 중국, 미국 등에서도 재배 되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고려인삼이 가장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인삼재배에 가장 유리한 위도의 위치, 토질, 세계 최고의 인삼 경작 기술 때문인데 다른 나라 인삼보다 사포닌 성분의 종류가 약 두 배, 함량은 약 40% 많다.


한때 수출이 주줌하며 인삼종주국의 위상이 흔들렸지만 최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그 위상을 공공히 하고 있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수출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인삼류 수출은 전년대비 3000만달러(18.5%) 증가한 1억8800만달러로 전체 농식품 수출 품목 중 5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2억달러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우리나라 최초 고려인삼 시원지는 어디?

인삼에 대한 최초 기록은 기원전 30년경 중국 전한의 원제때 사유가 지은 한자 교본 '급취장'이다. 여기에는 인삼을 '삼'이라고 기록했다. 인삼을 의약적으로 기록한 문헌은 중국 후한 때 장중경이 지은 의학서 '상한록'으로 처음으로 인삼을 이용한 처방 기록이 저술돼 있다. 이 책은 현대 한의학의 기본서로도 통한다.


인삼은 삼국시대부터 중국에 알려졌으나 처음 인삼이 수출된 것은 통일신라시대다. 인삼을 본격적으로 재배한 시기는 1100년경 고려시대로 우리나라 최초 시배지는 전라남도 화성군 '모후산'이다.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고려인삼의 시원지를 강원대학 박봉우 교수가 밝혀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려인삼 시원지를 밝히기 위해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각종 문헌을 조사하고 역사서 기록물을 추적해 분석, 고찰한 결과, 고려인삼의 최초 시원지가 전라도 동복(현재 화순군 동복을 말함) ‘모후산’ (구, 나복산)이었던 지명을 밝혀냈다.



◇ 전라남도 화순에는 인삼에 얽힌 전설이 있다?

고려시대 전남 화순군 동복면 유천리에 홀로 아들을 키우며 살던 홀아비 최모씨는 중병에 걸려 용하다는 의원, 여러가지 약을 복용 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이제 죽는 날만 기다리는 일만 남게 됐는데 효심이 지극한 아들이 매일 모후산 바위 밑에 가서 산신령에게 부친의 병이 완치되게 해달라고 정성으로 기도를 하며 빌었다.


하루는 아들의 꿈에 수염이 하얀 신선과 선녀가 나타나 빨간 열매가 달리고 뿌리는 사람 모양과 흡사한 약초를 주며 생시와 같이 말했다.


"모후산 동북쪽 산기슭에 이와 같은 영약이 있으니 아비의 병을 치료토록 하라"


아들은 신선이 말한 모후산으로 가서 산기슭을 헤매던 중 꿈에서 본 약초를 발견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뿌리를 캐고 종자를 잘 간직해 집으로 돌아왔다. 아들은 뿌리를 정성껏 달여 아비에게 먹였고 신기하게도 병이 금세 완케됐다.


아들은 그 후 종자를 파종, 재배했는데 약효가 좋다는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앞다퉈 와 큰 부자가 됐다고 전해져 오고 있다. 이때부터 우리나라 인삼을 고려인삼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고려홍삼은 산에서 캐는 자연삼으로 인기가 높아 못 팔 지경이었다. 때문에 정부는 값을 더 받고 썩지 않게 하기 위해 가공 인삼인 '홍삼'을 만들기 시작했다. 중국의 '선화봉사고려도경'에는 홍삼을 만드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


"고려에는 인삼이 특별히 나는데 어느 지방에나 있지만 춘주(현 춘천)에서 나는 것이 가장 좋다. 인삼에는 생삼과 숙삼 두 가지가 있다. 생삼은 색이 희고 허해 약에 넣으며 그 맛이 온전하나 여름이 지나면 좀이 슬어 상하게 되니 끓는 솥으로 익힌 것으로 오래 둘 수 있는 것남 못하다. 예로부터 전하기를 그 모양이 납작한 것은 고려 사람이 돌로 눌러서 즙을 짜내고 삶았기 때문이라 하는데 이제 물어보니 그것은 아니다. 숙삼을 벽돌처럼 쌓아두어 그렇게 된 것일 뿐이다. 삶아 만드는 것에도 적당한 방법이 있다."


조선시대 들어서도 나라에서 홍삼을 관리했으며 1811년(순조11) 홍삼을 전매품으로 정했다. 1895년에 홍삼을 제조하는 방법도 공표됐으며 1996년 7월 홍삼 전매제가 폐지되면서  일정한 시설을 갖추면 누구나 홍삼을 가공 및 판매가 가능해졌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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