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23일 수입물품 안전대책을 내놓은 것은 식품.의약품 등에 대한 수입은 증가하고 있지만 멜라민 식품 파동이나 중금속 장난감 유통 등으로 수입품에 대한 국민불안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그동안 사건사고 발생시 단편적으로 대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수입물품의 제조, 수입, 유통판매 등 단계별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신속한 사후대응 체제를 갖추는데 이번 대책의 초점을 맞췄다.
◇ 먹거리 70% 수입에 의존
국내소비에서 차지하는 수입산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불법유해 수입물품이나 가짜상품 유통 또한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식품이나 의약품 등은 국민건강에 직결되는데다 그 피해가 치명적인 만큼 그동안 안전관리대책 수립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올해 들어 국내에서는 한동안 멜라민 식품 파동으로 온 국민이 공포에 떨었다. 국내 뿐 아니라 지난 2월 파나마에서는 중국산 가짜 감기약으로 115명이 사망했고 미국에서는 혈액응고제로 인해 8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금속 장난감, 포르말린 모피 등 불법유해 수입물품 피해는 시기나 지역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발생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이번 대책에서 국민보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식품, 의약품, 의류, 장난감, 주방용품, 신변장식용품, 화장품(비누.치약 등 생활용품 포함) 등 7개 품목을 식탁.건강 중점관리 품목으로 선정하고 안전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들 품목은 전체 소비에서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60%에 달하는 것들로 품목별로 수입비중을 보면 곡물(71%), 의류(57%), 완구(80%), 의약품(27%), 의료기기(61%), 화장품(40%) 등이다.
수입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이들 품목의 수입절차 및 유통과 관련해 ▲신속 대응체제 미흡 ▲안전인증 사전확인 체제 미비 ▲복잡한 검역검사 체제 및 국경관리 기관 간 협력 부재 ▲단속 중심의 조치와 사후대응 체제 미흡 등의 문제점이 계속 제기돼 왔다.
관세청은 그동안 사건사고 발생시 단편적으로 대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사전예방(Prevention) ▲단속강화(Intervention) ▲신속대응(Response) 등 3대 핵심전략을 중심으로 20개 수입안전대책 세부 추진계획을 세웠다.
◇ 불법유해물품 즉각 통관보류
이번 대책에서 관세청은 불법 유해물품이 아예 시중에 유통되지 못하도록 사전예방조치를 대폭 강화했다.
우선 해외물품 수입자는 물론 제조자, 수출자, 관세사, 창고업자 등 공급망(Supply chain) 주체별로 법규준수도를 측정.평가하고 위험도가 일정수준 이상인 업체는 통과심사.현품검사.사후기획심사 등을 특별관리하기로 했다.
관세청.식약청.검역원 등 국경관리기관 및 한국소비자원이 위해정보를 공유하는 핫-라인(Hot-line)을 개설하고 유해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물품의 경우 전국 47개 세관에서 안전경보를 발령하고 즉각 통관보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안정성 검사가 곤란한 물품은 관세청장이 지정하는 기관에서 수입자가 스스로 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대신 유해성없는 물품을 수입하는 안전 공급망 구축업체를 선정해 신속통관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민관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관세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수입물품 안전 협의회'를 운영하고 국내 생산.제조업 종사자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수입물품 안전 감시단'에서 불법 유해물품의 상시 모니터링 및 제보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 등을 보관하는 보세창고의 위생기준을 위무화하고 식약청과 합동으로 이를 점검해 위반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관련 고시도 개정된다.
관세청은 또 원산지표시.성분 사전등록제를 신설해 최초 수입부터 판매단계까지 원산지표시가 적정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시정조치 및 조사의뢰 외에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과징금 부과대상은 현행 수입자 외에 판매자도 포함되며 중대사범은 명단 공개 및 불법 경제이익 몰수 조치가 취해진다.
수입물품 안전관리 우수 공인업체(AEO) 제도를 올해 시범운영한 뒤 점차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의류 등 안전인증 기관이 없는 품목의 경우 관세청장이 안전인증 기관을 지정해 인증을 받은 경우에만 통관을 허용하기로 했다. 안전인증 여부를 확인받은 뒤 통관을 허용하는 세관장 확인대상품목과 관련해 올해 중 장난감, 주방용품, 화장품 등이 추가 지정된다.
◇ 국민보건저해 우려 물품 즉각 리콜
단속 및 신속대응 관련 조치도 대폭 강화된다.
관세청 및 전국 47개 세관에서 불법유해 수입품에 대한 상시단속 체제를 구축해 7개 품목에 대해서는 서류제출(20→30%) 및 검사비율(6→12%)이 상향조정되고 원산지표시 위반물품, 식용둔갑 물품, 가짜상품, 밀수물품 등에 대한 상시 시중단속도 실시된다.
중국 등 우범국가에서 수입된 물품에 대해 시료 또는 샘플의 유해성 분석을 활성화하고 식용으로 신고해 검역에서 불합격된 제품은 전량 폐기 또는 반송하는 방안을 의무화해 용도 전환 후 시중에서 식용으로 둔갑하는 방안을 원천봉쇄하기로 했다.
관세청은 법 개정을 통해 수입물품의 성분.함량.품질 등의 허위표시 및 과대광고 행위 단속권한을 확보하고 '국제 세관감시망'(CEN)에 등록된 적발정보를 활용해 동일물품의 국내 반입을 효율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
관세청은 사전예방조치 및 단속강화에도 불구하고 불법유해 수입물품이 시중에 유통될 경우를 대비해 국민보건 저해가 우려될 경우에는 통관 이후에도 지정 보세구역으로 즉각 리콜(재반입 명령)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했다.
현행 관세법 245조는 리콜 조치를 취할수 있는 물품을 원산지표시 및 지적재산권 위반 물품으로 제한해 국민보건 저해가 우려되더라도 리콜 조치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관세법을 개정해 정부부처 장관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소비자원 원장, 관세청장이 정하는 기관장 등이 관세청장에게 요청할 경우에도 리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관세청은 아울러 장난감 등 어린이용품, 불법 식용전환 물품 등 국민안전 직결 품목을 중심으로 통관 이후 유통이력관리 체제를 구축해 불법행위를 예방하고 사건사고가 발행할 경우 신속한 리콜 조치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밖에 소비자원과의 위해정보 연계시스템을 구축해 불법 유해물품 여부 조사 및 통관보류. 리콜 조치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푸드투데이 조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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